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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과 얼렁뚱땅이 너무 심해

<신기전>의 주인공은 엔지니어입니다. 명나라 군사들과 일당백으로 붙을 정도로 칼싸움을 잘하고 여자도 잘 꼬시는 엔지니어죠. 머릿 속에서 <딜버트> 농담들이 팝콘 터지듯 툭툭 튀어나옵니다. 뭐, 상관없습니다. 전 엔지니어 이야기를 좋아해요. 뭔가 부수는 것보다는 만드는 쪽이 더 좋습니다. <아이언 맨>에서도 좋았던 건 기계인간들의 레슬링이 아니라 토니 스타크가 동굴 안에서 잡동사니들을 조립해 강화복을 만드는 장면이었고요. 이런 이야기들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신기전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전 좀 난감했습니다. 이건 AK-47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과 비슷해요. 그런 제목을 달고 미하일 칼라시니코프의 전기영화를 만들 수는 있겠죠. 하지만 기술적인 면에서 무기가 끝내준다고 해도 그 무기를 발명한 사람의 이야기까지 재미있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일단 기계를 일차 소재로 삼은 사람들이 인간 드라마에 집중할 가능성도 높지 않고요.

영화는 핑계 두 개를 대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 기계의 발명 과정 자체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멋대로 이야기를 창작할 수 있다는 것이죠. 칼싸움도 잘하고 여자도 잘 꼬시는 엔지니어 주인공 설주와 여성 과학자 홍리가 그 결과물입니다. 둘째는 세종대왕 당시 조선과 명나라의 불평등한 관계를 그리면서 관객들의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신기전은 우리 민족의 우월함을 보여주는 증거물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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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 영화'로서 <신기전>은 내수용 영화입니다. 우리민족의 기술적 우월함을 보여주는 건 좋은데, 과장과 얼렁뚱땅이 너무 심하죠. 신기전이 설계도가 남은 가장 오래된 로켓화포라는 건 사실이겠죠. 하지만 이게 하늘에서 뚝 떨어진 발명품인 것도 아니고 실전에서 엄청난 결과를 냈던 것도 아닙니다. 영화는 막판에 신기전이 투입되는 전투장면을 넣는데, 이 역시 그렇게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설정 자체가 거의 스텔스 전투기로 테러리스트를 때려잡는 것처럼 설득력이 부족해요. 이 영화에서 그리는 외교문제는 결코 첨단무기의 살상능력 과시로 해결될 수 있는 종류가 아니거든요. 조선과 명의 관계를 그리는 방식도 거의 캐리커처 수준이라 오히려 관객들이 민망할 정도고요. 이런 식의 묘사는 오히려 남들에게 책잡힐 미끼만 마련해줄뿐이죠.

드라마로서도 영화는 그저 그렇습니다. 영화의 길이를 고려해보면 이야기의 페이스는 괜찮아요. 하지만 산만해요. 주인공이 칼싸움도 잘 하고 여자도 잘 꼬시는 걸 뭐랄 수는 없겠죠. 하지만 그 때문에 이야기가 사방팔방으로 흩어지는 건 문제죠. 무리해서 과학자인 여자 주인공을 하나 넣었는데, 그 설정이 꼭 50년대 미국 SF 영화같으니 역시 맥이 풀리고. 게다가 전 영화의 전투신이 영 불편하더군요. 칼과 창을 든 재래식 군인들을 첨단 미사일 무기로 대량학살하는 장면이 나오면 전 늘 재래식 군인 편을 들게 됩니다.

연기는 나쁩니다. 배우들이 나쁜 게 아니라, 사극체와 현대어의 사이를 멋대로 오가는 투박한 대사와 사실성 부족한 설정에 적응을 못하는 거죠. 사극 경험이 부족한 한은정의 경우는 거의 불쌍할 지경입니다. 하지만 정재영이나 안성기도 엄청 낫지는 않아요. 명나라 사신 몰래 쌍욕을 해대는 세종대왕의 모습을 보고 재미있어하는 관객들도 없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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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영화는 아니에요. 아무거나 잔뜩 섞어 독한 양념을 친 잡탕찌게와 같은 맛이 나는 영화죠. 하지만 좋은 영화라고 말하지는 못하겠어요. 전 여전히 신기전이 좋은 드라마의 소재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럴만한 재료가 아니에요. 신기전 복원 과정을 다룬 메이킹 다큐멘터리를 방영한다면 본 영화보다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기타등등

이경영이 나오더군요. 예전 같았다면 이렇게 마케팅에서 소외되지는 않겠죠.



Posted by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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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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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경영... 기타... 이명세 감독의 형사에 출연했었던 송영창 씨는 영구 퇴출되어야 마땅한 사람들인데... 충무로에 연기자들이 없는 건지. 여하튼, '신발' 스런 일이다. 난 개인적으로 송영창씨 연기 좋아하기는 하지만 - 씁쓸하다. 그 분들이 연기를 그것도 대중을 상대로 스크린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는 사실에서... 그냥 조용히 연극? 무대에서 그냥 조용히 소수를 상대로 반성하면서 평생 살면 안 되나? 쪼들린 생활 영위하는 것도 아닌데... 여하튼... 기분 더럽다. 이경영씨가 출연을 한다니... 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