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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 <모녀귀> <이프>로 유명한 이종호 작가의 호러 & 판타지 <귀신전>은 7월 21일 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 출간 되었습니다. 익스트림무비에서는 작가분과 출판사와의 협의를 거쳐 독점 연재로 공개됩니다. 절대로 퍼가시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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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귀사리
제2장 액막이 (1)
제2장 액막이 (2)
제2장 액막이 (3)
제2장 액막이 (4)
제2장 액막이 (5)
제2장 액막이 (6)
제2장 액막이 (7)
제2장 액막이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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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액막이


일단 마음을 연 남자는 생각보다 협조적이었다. 그도 내심으로는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던 듯했다. 선일은 본격적으로 집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선일이 제일 먼저 살핀 곳은 대문이었다. 악귀가 곧바로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누군가가 대문을 열어주었다는 것, 사고가 일어난 날, 대문 앞에 번번이 거울이 엎어져 있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짚이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일이 대문 앞에 위치를 잡고 물었다.

“거울이 엎어져 있던 곳이 여긴가요?”

여자가 대답했다.

“예, 거기 맞아요. 대체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사고가 나던 그믐밤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거기에 거울이 엎어져 있었어요.”

선일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땅을 팔 만한 도구가 있나요?”

선일의 말에 여자가 얼른 삽을 건넸다. 수정은 그런 선일의 행동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선일은 삽으로 대문 앞의 땅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얼마 후 선일이 허리를 굽혀 뭔가를 집어 들었다. 그의 손에 들린 건 표면이 매끄러운 넓적한 돌이었다. 신기하게도 돌은 노란빛을 띠고 있었고 표면에는 붉은색의 글씨까지 적혀 있었다. 선일이 수정에게 돌을 건네며 물었다.

“이게 뭔지 알겠어?”

돌을 살펴보던 수정이 말했다.

“무슨 그림 같기도 하고 글자 같기도 한데. 색이 너무 바래서 정확히 잘 모르겠어요. 대체 무슨 돌이에요?”
“부적이야.”
“예?”

수정이 놀라 선일을 쳐다봤다.

“돌멩이가 무슨 부적이에요?”
“본래 부적의 개념은 고대벽화에서 유래된 거야. 원시시대의 사람들이 암벽화에 상징적인 그림을 그려서 주술적인 의미를 담은 게 사실은 초창기 부적의 형태였다고 할 수 있지. 여기 봐, 색이 많이 지워지긴 했지만 바탕이 노란색이지? 글씨 색은 붉은색이고. 붉은색도 그냥 붉은색이 아냐. 이 글자는 1)경면주사(鏡面朱砂)로 쓴 거야. 글씨가 지워져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금귀부(禁鬼符)가 아닐까 싶은데.”
“금귀부요?”
“일체의 사귀, 요귀, 잡귀들이 집에 근접을 못하게 하는 부적이지. 영이 스스로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건 바로 이 돌 부적 때문이었어. 그리고 사고가 있던 다음 날 아침에 매번 거울이 엎어져 있었던 건 대문을 열어준 누군가가 이 부적의 기운을 일시적으로 없애 영이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고. 부적의 기운은 거울을 통과하지 못하거든.”

수정이 놀랍다는 표정을 짓고는 선일의 옆으로 다가와 낮게 속삭였다.

“부적의 기운을 없애려고 누군가 거울을 가져다 엎어놓았다면 영이 아닌 사람의 짓이란 말인가요?”
“맞아. 식구 중 누군가가 영에게 빙의된 거야.”

수정이 놀라 물었다.

“그럼 누가……?”
“아직은 몰라. 지금은 식구 중에 빙의된 것 같은 흔적은 없는 것 같으니까. 빙의된 사람의 몸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나거든. 물론 나만 맡을 수 있는 냄새지. 아마도 영이 집 안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시간이 되면 나타나 몸을 빌리는 것 같아. 자, 이번에는 차 작가 차례야. 죽은 삼촌들 방을 살펴보자고.”


8

선일과 수정, 진희 세 사람은 죽은 진희 삼촌들의 방에 들어섰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수정은 날카로운 눈으로 방의 구석구석을 살폈다. 죽은 삼촌들이 마지막 순간 공포에 사로잡혀 사념이나 이미지를 남겼을 만한 물건이나 장소를 찾기 위해서였다. 진희는 생전에 삼촌들이 즐겨 쓰던 물건들을 수정에게 알려주었다. 수정은 진희가 건넨 물건들 외에도 이불 등을 만져보며 정신을 집중시켰지만 어느 것에도 이거다 싶을 정도의 강렬한 사념은 남아 있지 않았다.

수정이 물건들을 살피는 동안 선일은 영의 기운을 감지하기 위해 방 한가운데서 가부좌(跏趺坐)를 틀고 수인(手印)을 맺었다. 그는 좌선을 하듯 양손을 위로 하여 겹친 다음 아랫배에 당겨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가볍게 마주하고 손 전체를 원형으로 만드는 자세를 취했다. 수정은 정신을 집중하던 선일이 수인을 풀기를 기다렸다가 물었다.

“느껴지는 게 있어요?”
“전혀. 너무 깨끗해. 차 작가는?”
“저두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아직 영이 나타나지 않았어. 아마도 음의 기운이 가장 강해지는 때를 기다리는 거겠지. 일단 두 가지 가능성이 있어. 이 집과 관련된 누군가가 원한 때문에 저승으로 들지 못하고 원한령이 되었을 경우. 그게 아니라면 지박령(地縛靈)이나 이승을 떠돌던 부유령(浮遊靈)이 집이 뿜어내는 음기를 따라 안으로 들어왔다가 그대로 눌러앉아 계속 사람을 죽이며 오랜 시간 음의 기운을 축적해 악귀로 변했거나.”
“사람을 그렇게 많이 죽였다면 좋은 곳으로 천도하긴 어렵겠네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고개를 끄덕이던 수정이 구석에 있던 앉은뱅이책상으로 다가갔다. 그녀가 집어든 건 도수가 꽤 높아 보이는 뿔테안경이었다. 그녀가 진희를 보고 물었다.

“이거 삼촌 거니?”
“네, 큰삼촌 거예요.”
“자다가 죽었다는데 안경에 사념이 남아 있을 리가 없잖아? 시간 없어. 벌써 열한 시야! 건너편 할머니 방도 살펴봐야지.”

수정이 안경에 손을 대고 정신을 집중하는 걸 보고 선일이 일어나며 한 말이었다. 그런데 진희가 뜻밖의 말을 했다.

“아니에요. 그날 아침에 큰삼촌은 안경을 끼고 있었어요!”

순간 막 방을 나가려던 선일이 놀란 얼굴로 진희를 돌아보곤 다시 수정을 바라봤다. 눈을 감고 있던 수정의 양미간이 좁아지며 표정이 급변했다. 선일은 긴장한 얼굴로 엉거주춤 다시 자리에 앉았다.

“뭐가 보이는 거야?”

수정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몸까지 파르르 떨었다. 수정은 무슨 말인가를 하려고 애를 썼는데 놀랍게도 소리가 밖으로 새나오지 않았다. 수정의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 사이코메트리를 행할 때 능력자가 자기의사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건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때 진희가 먼저 소리쳤다.

“아줌마가 아픈 거 같아요.”
“차 작가, 왜 그래?”

선일이 황급히 수정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지만 그녀는 이미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상태였다. 급기야 수정이 꺽꺽거리며 숨을 못 쉬는 것처럼 괴롭게 몸을 뒤틀기 시작했다.

“이봐, 차 작가! 정신 차려!”


다음 이야기
제2장 액막이 (10)


주1) 경면주사는 일명 단사, 진사라고도 하며 수은과 유황의 화합물로서 ‘황화 제2수은’이다. 수은은 한의학에서 음기가 극도로 응축된 물질로 분류하고 유황은 양기가 극도로 응축된 물질로 분류한다. 따라서 ‘황화 제2수은’은 이러한 극양과 극음의 두 물질이 합하여 신비로운 음양변화를 낳게 하는 물질이라고 본 것 같다. 옛 도가(道家)에서는 장생불사하는 환약의 재료로 생각해 경면주사를 많이 이용했으나 수은중독이라는 무서운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일러스트: 이자정)

Posted by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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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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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우~ 한편 한편 기다리는게 너무 힘드네요 ㅎ

  2. 망부석 2008/08/15 21:23

    차 작가가 죽는 건 아니겠죠? 귀신에게 빙의됐던 건 엄마일까요, 아빠일까요? 소설을 읽으면서 쉴 수 없는 이유는 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기 때문인데, 귀신전은 어쩔 수 없이 쉬어가야 하는 게 아쉽네요~ 서점에 책을 찾으러 갔다가, 재고는 분명히 있다는데 책방주인이 못찾아서;;;;; 그냥 돌아왔네요ㅎㅎ 저희 가족들이 공포소설을 싫어하는데... 숨어서 읽어야 할까봐요ㅋㅋ

  3. 이번에도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단순 빙의와 객귀, 원귀에 얽힌 일은 아닌 듯 하네요.
    돌 부적이면... 요즘에는 하시는 분이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ㅎㅎ

  4. 이종호 2008/08/16 13:20

    waiting/ 연재의 재미가 또 기다리는 맛이죠^^
    망부석/ 늘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숨어서 읽는 공포소설은 특별히 재미가 있을 것 같군요. ㅎㅎㅎ
    지심/ 네, 단순한 귀신은 아닙니다.

  5. 우리의 차작가 큰일나는건 아니겠죠. 워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