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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강의 배트맨 영화

크리스토퍼 놀런의 <배트맨> 시리즈는 점점 현실세계에 가까워집니다. <배트맨 비긴즈>만 해도 고담시는 근미래 SF와 같은 비현실성을 유지하고 있었죠. 하지만 야외 장면 상당부분을 시카고에서 찍은 <다크 나이트>에서 고담시는 그냥 보통 미국 대도시입니다. 여전히 조직 범죄가 판을 치는 암울한 곳이지만 수퍼히어로물의 로맨스는 찾아볼 수도 없죠. 가면 쓰고 날아다니는 배트맨이 민망해 보일 지경입니다.

<다크 나이트>는 이상적인 수퍼히어로 영화가 아닙니다. 수퍼히어로 영화의 주인공들은 평범한 사람들에겐 불가능한 초능력과 자유를 이용해 세상의 문제점들을 바로잡는 사람들이죠. 하지만 놀런의 배트맨에겐 그런 자유나 능력이 없습니다. 아니, 사실은 있는데 그 자신이 그걸 활용하지 못하죠.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는 여전히 박쥐갑옷을 입은 햄릿입니다. 생각이 너무 많아요.

생각이 많을 법도 합니다. 하긴 진짜 세계의 문제점들은 수퍼히어로의 초능력이나 가제트로 해결되기 어렵죠. 배트맨이 해결하려는 조직범죄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건 결코 악당들을 잡아 경찰서로 끌고 간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죠. 조금 더 과격해져서 악당들을 총으로 쏴 죽인다고 해도 해결되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힘과 재주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점들이 꼭 나타나기 마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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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런의 조커는 배트맨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악당입니다. 그건 그가 초능력을 가지고 있어서도 아니고 남들보다 더 사악하기 때문도 아닙니다. 사실 전 그가 악당이긴 한 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는 악마가 아니라 카오스입니다. 예측불가능하고 인간의 감정이 결여되어 있으며 사연도, 동기도 없습니다. 그는 돈도 원하지 않아요. 그저 고담시의 질서가 붕괴되는 과정 자체가 즐거울 뿐이죠.

그 때문에 <다크 나이트>는 선과 악의 대결에서 벗어나 "어떻게 난폭한 카오스의 공격으로부터 질서를 되찾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9/11 이후 미국 사람들이 끊임없이 생각해봤을 법한 주제죠.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하고 처단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게 그렇습니까? 오히려 그런 과정이 더 큰 악과 혼돈을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영화는 나름대로 해결책을 제시하긴 합니다. 하지만 그건 극적인 해결책일 뿐, 문제에 대한 정답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극적인 해결책 역시 우리가 수퍼히어로 영화에서 기대하는 해피엔딩과는 거리가 멀지요. 영화가 우리에게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최악의 선택은 거부할 힘이 있는 것 같은 대중에 대한 막연한 기대 정도일 텐데, 여러분은 그게 믿음이 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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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면에서도 <다크 나이트>는 기존 수퍼히어로 영화와 다릅니다. 일단 액션의 비중이 굉장히 작아요. 놀런의 배트맨은 악당들을 때려잡는 시간보다 고뇌하고 갈등하는 시간이 훨씬 많습니다. 게다가 액션과 드라마가 별다른 완급조절없이 거의 등속도로 진행되지요. 영화를 보면 가끔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2시간 반의 러닝타임 동안 집중할 수 있다는 건 예상외로 페이스 조절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니 신기하죠. 잘 만든 영화지만 생각없이 모방하다간 큰 코 다칠 영화이기도 합니다.

캐스팅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리얼리즘 영화인 척 하는 수퍼히어로물이니 조금이라도 배우들이 삐딱하면 큰 일 나죠. 여기서 가장 아슬아슬한 역할을 수행한 건 조커 역의 히스 레저입니다. 처음부터 잭 니콜슨처럼 과장된 악당으로 나오면 편하겠지만, 여기서 그는 그 정도 자유를 갖고 있지 않거든요. 그가 어떻게 영화에서 보여진 길을 찾을 수 있었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놀런이 어떻게 히스 레저에게서 그런 얼굴의 가능성을 읽었는지도 모르겠고.

여전히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배트맨> 영화는 <배트맨 2>입니다. 이건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영화의 무게와 예술적 성취도를 놓고 생각해보면 <다크 나이트>를 지금까지 나온 가장 훌륭한 <배트맨> 영화로 놓을 수밖에 없군요. 영화에 대한 애정과는 상관없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존중받을 자격이 있어요.

기타등등

영화에서 유일하게 걸리는 건 레이첼 도스 역의 배우가 교체된 것이죠. 전 매기 질렌홀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배우의 연속성이 깨지자 몰입도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관련 리뷰

[개봉작 / 예정작] - 다크 나이트 - The Dark Knight (2008) by makeneko
[개봉작 / 예정작] - 다크 나이트 - The Dark Knight (2008) by Loomis

Posted by DJUNA

익스트림무비 추천 도서

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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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2008): 죠커의 게임 속으로 들어온 배트맨

    Tracked from 류동협의 맛있는 대중문화 2008/08/17 23:24  삭제

    범죄를 소탕하기 위한 배트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담시는 점점 위험해진다. 악당들 조차도 두려워 하는 죠커(히스 레져)의 등장으로 고담시는 위기에 빠진다. 고담시민은 배트맨 때문에 ...

  2. Subject: [웹툰]다크나이트-광기의 히스레저를 다시 볼수 없다니 안습

    Tracked from 만통쩜넷_블로그 2008/08/19 17:01  삭제

    다크 나이트 (2008) The Dark Knight 코믹을 이렇게 어둡게 만들고 다시 블럭버스터로 만들어낼수 있기에 헐리우드가 있겠지.그리고 크리스천 베일과 히스레져 이상으로놀라운 어둠의 기사를 만들어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게경의를 ....그리고 몇번을 생각해도 안타까운 멋진 배우 히스레져를 추모하며범죄의 도시 고담시에 잠든 죠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팀 버튼의 영화 때문이라도 상상력이 거세 된 배트맨은 달갑지가 않습니다..
    아직, '다크 나이트'를 접하지 못 했기 때문일지도요.

  2. 배트 포드의 첫 등장 장면 같은 건 그래도 예전 배트맨 생각나고
    꽤 멋집니다. 공중 활공 같은 것도 그렇고요.
    비긴즈에 실망하셨던 분들도 다크 나이트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하는
    경우 많던데... 암튼 직접 한번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3. 푸르매 2008/08/11 13:11

    저역시 배트맨2를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지만,
    다크나이트는 객관적으로 가장 훌륭한 배트맨영화라는데 부인할수는 없습니다

  4. 조커는 영화사에 길이남을 악당임에 틀림없습니다

  5. 암울한 분위기와 반전
    스토리와 액션의 적절한 조화로
    역대 최고의 평가를 받아도 당연한 작품임에는 분명하지만,
    더욱 심층적인 주제와 내용은 시리즈3편으로 넘어간듯한 인상을 주내요.

    "제국의 역습"이 "스타워즈"시리즈 역대 최고의 수작임에도 불구하고
    "제국의 역습"에서 미쳐 끝내지 못한 부분을 "제다이의 귀환"에서 마무리했는데,
    "다크 나이트"는 더욱 깊은 주제의식과 내용을
    다음3편에서 이어지는 것일까요!?...
    2편이 국내개봉된지 얼마 안되서 벌써3편에 기대되는 작품
    '다크 나이트"만큼 벌서 "속편"이 기대되는 작품은 없군요.

  6. "다크 나이트""아임 낫 데어"에서
    故"히스 레져"과 같이 연기한 "크리스천 베일"

    만약 "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의 "배트맨3"에서
    "조니 뎁"이 "리들러"역으로 출연되는 것이
    확정된다면 "퍼블릭 에너미"에 이어
    "크리스천 베일"은 "조니 뎁"과 같이 연기하는군요.


    예전"크리스천 베일"이 출연한 "태양의 제국"을
    극장에서 본 "감동의 물결"이후 근래 얼마 전
    "크리스천 베일"이 출연한 "다크 나이트"를 본
    "감동의 물결"로 "감회"가 새롭습니다.

    • ㅈㅈㅈ 2008/08/11 23:06

      비긴즈3 이 아니죠
      비긴즈는 이번 배트맨 시리즈의
      시작을 뜻하는 부재라고 봐야합니다.
      그냥 배트맨 3편인 거죠
      시작을 3번이나 합니까?

    • D 2008/08/12 08:04

      ㅋㅋㅋ

  7. ㅁㄴㅇ 2008/08/11 17:48

    다크나이트를 아카데미로...

    판타지 오탁후에 이어

    이번엔 코믹스 오탁후들이 오스카를 점령할 때인 듯...

  8. 확실히 잘 만든 영화더군요. 하지만 너무나도 리뷰들이 극찬이어서 큰 기대를 했지만 그 큰 기대감을 모두 충족시켜주지는 못 한 것 같습니다.

  9. 기다리던 듀나의 리뷰군요.

  10. 방랑자 2008/08/11 19:37

    djuna님의 리뷰가 마침내! 올라왔군요 ^^;;;;
    뭐, 이전 리뷰에 단 댓글에서 호평을 많이 한 적이 있으니 그건 안 하고...

    요즘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조커리더쉽을 읽어보시죠 ^^;;;;;;

    http://alric.egloos.com/682564

  11. 언제나 처럼 뭔가 있는척 내용없는 글이군요
    허접한 평과는 별개로 정말 잘빠진 영화죠
    액션은 차고 넘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멈추지 안고 달려가는 그 긴장감 정말 대단합니다
    그리고 IMAX 로 봐야만 하는 영화라는걸 꼭 기억하세요
    일반 스크린에서 본건 다크나이트가 아니라고 감히 말할수 있을정도로 다른 영화더군요

  12. 다른 것은 몰라도 수많은 리뷰들중 이 리뷰의 스틸샷이 가장 맘에 드네요. 별거 아닌거 같아도 저에겐 스틸샷만으로도 충분히 요약정리 및 되짚어 보기가 가능합니다. ㅎㅎ 나머지는 패스

  13. 개인적으로 Joker Begins 를 열렬히 원합니다.
    조커 중심으로 다크나이트 스냅사진들이 나왔을때(경찰제복 관련) 뭔가 은근히 조커의 암울한 출생비화부터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올줄 알았거든요. 암튼 조커 비긴즈 제대로 나오면 분위기 죽일듯. ㅎㅎ

    • D 2008/08/12 08:00

      조커는 배경이 드러나지 않아야 더 멋진 캐릭터입니다
      '조커 비긴즈'는 힘들고, 코믹스 '킬링 조크'에 만족해야할 것 같습니다^^

    • io 2008/08/16 16:07

      D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공감이 갑니다.
      배경이 드러나지 않아야 더욱 멋진 캐릭터라..... 근사한데요? ㅋ~

  14. 강렬한 인상을 주는 "다크 나이트"로
    과연 "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의 "배트맨3편"
    영화를 제작하는데 있어 "딜레마"를 가져온 듯

    전작을 답습한 "오락적 재미"를 능가하는 속편이 아닌
    전작을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속편을 만든 "크리스트퍼 놀란" 감독

    시리즈3부작에서 시리즈3편이 가장 처진 경우가 더 많은데,
    이제,1편과 2편을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3편이 제작되길 기대합니다.

    "본 시리즈3편"이나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3"처럼
    전작을 능가하는 3편이 있긴 있으나 성공한 3편도
    전작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더 많아요.

    벌써,시리즈3편이 기대되는 영화!!~

    • Kang 2008/08/12 22:40

      "JJJ"님은 좀 글 쓰시는게 유별나네요.

      매 글이 무슨 영화 광고 카피같고.. 꼭 누구를 언급할때 따옴표안의 이상한 강조구문도 독특하고.

    • JJJ 2008/08/12 22:57

      영화에 관심이 많고
      영화를 보지않도라도
      영화 "팜플렛"를 가져오고
      영화 잡지를 구입하지않는 이상은
      세분히 읽지못하더라도 핵심구문이라도
      자주 파악해서 그런가봐요.

      영화를 극장이나 DVD를 보기 전가지는
      가장 구체적인 "영화 예고편"외에는
      "스포일러"와 관련된 모든 매체를
      최대한 피하고 있습니다.

      그래도,"스포일러"를 접하더라도
      상당히 추상적인 글만 읽어요.

    • ㅈㅈㅈ 2008/08/16 15:08

      kang님 쓸데없는 딴지 같이 들리네요.

    • kkk 2008/08/16 16:05

      정작 영화는 안보시고 포털사이트 여기저기서 관련 글만 찾아서 발췌 편집하시는 듯 하구요 그동안 작성해오신 글들도 아스트랄한게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분 같네요. 비단 저만 느낀게 아닐겁니다

    • 조커 2008/08/16 19:20

      ㅋㅋ
      저는 첨에 따옴표가 많이있길레 익스트림무비 직원중
      한분인줄 알았음 ^^ 특이하삼~

    • 조꺼 2008/08/17 09:07

      머나먼 아스트랄

    • JJJ 2008/08/17 19:02

      자신의 생각이 어떠하든,영화 관련글을 얼마나 많이
      보든 간에,결국 영화를 직접 봐야 평가할 수 있습니다.

    • l 2008/08/17 20:49

      우선 큰따옴표와 작은따옴표를 구별하는 법과 제대로 사용하는 법부터 알아야할듯. 그리고 남발이란 말뜻도~

    • JJJ 2008/08/17 21:34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지않도록 다른 사람들도
      그만큼 구체적으로 드러내주고 미진한 점이 많이
      있으면 많이 보완해주세요.

    • 비밀댓글 입니다

  15. 박노협 2008/08/12 09:58

    멋진 영화...멋진 배우들...더 멋진...조커...진정한 어둠의 기사..배트맨..!!!!!

  16. 솔직히 아쉬웠던게

    시간을 좀더 늘려서 이야기를 막판에 서둘지 말고 더 안정감있게

    풀어갔으면

    메기 질렌할은 좀 에러 였슴

    또 그리 예쁜외모가 아니라

    백만장자가 저런여자에게 연정을 왜 품지 라는 생각도 좀 들고

    • D 2008/08/31 11:54

      152분에서 러닝 타임을 더 늘이면 '왕의 귀환'이 돼버렸겠죠
      '다크 나이트' 속편에 적용되면 딱 좋은 바람이네요^^
      '브루스 웨인'이 '레이첼 도스'를 사랑하는 이유는
      전편인 '배트맨 비긴즈'에서 드러나는 부분이라
      다크 나이트만 본 분이라면 이해가 안될 수도 있겠습니다
      ('매기 질렌홀', '스트레인저 댄 픽션' 때만해도 무지 섹시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