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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여 아무 생각 없이 즐겨라
6,70년대 한국 액션에 보내는 러브레터

류승완의 인터넷 단편 <다찌마와 리>는 6,70년대 한국액션 영화들의 클리셰들을 총집합해 패러디한 코미디 영화였죠. 전 이 영화를 통해 한국액션 영화들을 접했다가 "네 놈에게 오동나무 코트를 입혀주마!"와 같은 대사들이 80년대까지 진지하게 쓰였다는 걸 알고 충격받은 사람들을 꽤 많이 알고 있습니다.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는 같은 주인공을 내세운 장편인데, 오리지널과는 역시 많이 다릅니다. 일단 1시간 39분이나 되는 영화이다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패러디만 할 수는 없지요. 자체진행되는 스토리도 필요하고 미스터리도 필요하고 로맨스도 필요하고 그런 겁니다. 결정적으로 장르가 좀 달라요. 영화는 6,70년대에 유행했던 동아첩보활극을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시대배경은 1942년. 우리의 다찌마와 리는 독립군의 기밀 정보가 담긴 황금불상을 되찾기 위해 파견된 스파이죠. 물론 그렇다고 만주 활극이나 무협과 같은 장르들이 안 섞여 있는 건 아니지만요.

영화는 오리지널 단편보다 더 '어려운' 영화입니다. 그렇게 복잡하거나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류승완의 장르 게임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당시 액션 영화들에 대한 지식이 꽤 있어야 합니다. 단편 영화는 당시 영화들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막연히 알기만 해도 충분히 웃고 즐길 수 있었지만, 장편 버전의 오마주와 패러디는 훨씬 꼼꼼하게 얽혀 있어요. 종종 특정 영화 장면의 구도나 아이디어를 그대로 재활용하기도 하고 퀴즈 내듯 중간중간에 옛날 영화들의 제목을 심기도 하니 (영화의 부제도 박노식이 감독하고 주연한 복수극 영화에서 따왔잖아요.) 이 영화의 가장 이상적인 팬들은 영상자료원에 박혀 옛날 한국영화들을 보며 낄낄거리는 재미를 아는 열혈 영화팬들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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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잡다하고 덜컹덜컹합니다. 처음부터 '완성도'를 염두에 둔 영화가 아니에요. 하고 싶은 건 질이나 효과 따지지 않고 그냥 하는 영화이고요. 한국 액션 영화 패러디나 영화 퀴즈 농담들도 많지만 거의 ZAZ 사단 식 초현실적 슬랩스틱이나 엄청 더러우면서 징그럽게 긴 화장실 농담, 민망할 정도로 썰렁해서 고의가 느껴지는 시시한 농담들이 마구 섞여 있습니다. 이 유치한 잡다함은 그냥 의심하지 않고 즐기는 게 가장 좋습니다. 못 즐기시겠다면 그거야 취향 탓이니 어쩔 수 없는 거고. 그런데 취향을 고려한다고 해도 10분 정도 더 짧았다면 좋았을 것 같긴 해요.

영화의 위치와 태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영화는 6,70년대 액션 영화 패러디예요. 하지만 그렇다고 작정하고 당시 영화 질을 그대로 재현한 영화를 만들 수는 없는 거죠. 아무리 영종도에서 만주 장면을 찍은, 용평 스키장에서 스위스 장면을 찍은 동네 영화라고 해도 영화는 훨씬 때깔이 좋고 고급입니다. CG도 많이 썼고 스타들도 많이 나오고 액션의 질도 좋지요. 종종 영화의 때깔과 상대적으로 우수한 테크닉은 농담에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공효진은 다른 영화에서는 아주 좋은 배우죠. 하지만 사실적인 연기에 익숙한 이 배우의 테크닉은 B급 막장 영화의 흉내인 이 영화에서는 장애물이 됩니다. 끝끝내 당시 대사 연기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하더라고요. 오히려 박시연이 공효진보다 훨씬 성공적입니다. 여자배우들 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사람은 처음부터 성우 대사로 일관한 황보라겠지만요.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는 영화광 소년이 선배들에게 바치는 애증섞인 러브레터입니다. 아마 올해 나온 한국영화들 중 가장 개인적인 작품일 거예요.

기타등등

일제와 싸우는 독립군 스파이들의 이야기이고 징고이즘의 흔적까지 느껴지는 '애국' 영화지만 정작 이들 중 제대로 된 한국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단 한 명도 없죠. 다찌마와 리, 금연자, 마리...

Posted by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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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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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엘린 2008/08/09 10:41

    류승완 감독 인터뷰장에서 다크님 뻘쭘하셨다더니만

    ㅋㅋㅋ 이번기사는 칭찬이네요....

    다찌마와리는 한국판 로드리게즈식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묻지마 영화 ㅋㅋ 잼날것같네요 ^^

  2. 메가쑈킹만화가 2008/08/09 15:53

    저기 이건 듀나님 글 같은데요.

    • io 2008/08/09 17:17

      본문,댓글과 관련없는 댓글이지만;;오늘 합정동에서 200번 버스 탔다가 앞좌석 등받이 뒷부분에 써있는 여러개의 낙서들 중에서 -메가쇼킹만화가 사랑해요, 소녀팬 -이라고 쓴 글 보았는데 소녀팬 이라는 부분에 유독 눈이 가더군요.
      출입구쪽 좌석이니 언제고 200번 타실 일 있으시면 유심히 보세요. ㅎㅎ

  3. 앗 기대작 2008/08/09 17:16

    잼날거 같은데요..
    예쩐에 인터넷용 다찌마와리 잼났었거던요... 빨리 보고 싶다 ㅠ.ㅠ

  4. 커뮤니티를 보니 다크맨님이 인터뷰를 하신 모양인데...
    빨리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5. 방랑자 2008/08/10 08:59

    한국판 B급영화인가요.....
    다크나이트보고 좀 우울한 참인데 웃으러 가야겠습니다;;;;
    (그 전에 닼나 재관람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