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커의 핏빛 세계를 재현하다
프리랜서 사진작가인 리온 카우프먼은 뉴욕의 밤거리를 쏘다니다가 우연히 여자를 괴롭히는 갱단과 마주칩니다. 재치있게 그들을 쫓아낸 그는 여자 한 명의 목숨을 구하고 좋은 사진까지 찍었다고 의기양양해하지만 그 여자는 다음 날 실종되고 말지요. 그 뒤에도 부근에서 먹잇감을 찾아 돌아다니던 리온은 늘 같은 시각에 같은 열차를 타는 수상쩍은 남자와 마주치게 되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와 지하철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추측은 맞았죠. 마호가니라는 이름의 그 말없는 남자는 정말로 밤마다 뉴욕 지하철에 들어와 운없는 승객들을 도살장에서 쓰는 은색 해머로 때려죽이는 연쇄살인마였으니 말이죠.
음, 클라이브 바커의 원작소설과 많이 달라 보이나요? 사실 바뀐 부분이 꽤 많습니다. 주인공은 사진작가이고 추리물의 형식이 강하고 연쇄살인은 폭로되지 않고 주인공의 여자친구와 친구가 꽤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 하지만 바커의 단편에는 한 편의 극장용 영화를 채울만한 재료가 없어요. 이 정도 각색은 당연한 겁니다.
그 각색이 마음에 드냐고요? 글쎄요. 전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의 각본이 아주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진작가라는 설정은 스토리 전개용으로는 좋지만 결말과는 그렇게 잘 맞아 떨어지는 않죠. 리온의 여자친구 마야는 너무나 형편없게 활용되어서 짜증이 팍팍 날 지경이고요. 이 사람을 활용한 몇몇 설정은 스토리 전개의 무리가 너무 심해서 전혀 믿음이 가지 않아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각본은 꼭 해야 할 것을 하고 있습니다. 클라이브 바커의 세계를 아주 충실하게 살려내고 있지요. 영화가 그리는 곳은 척 봐도 바커의 세계입니다. 피냄새가 진동하고 해체된 인간의 육체들이 굴러다니고 고통과 혐오가 멋스러운 쾌락이 되는 곳이죠. 이 세계를 꼭 좋아하실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바커의 이름을 단 영화라면 당연히 이런 걸 살려야 하는 겁니다. 자잘한 설정들은 바뀌었지만 원작 스토리의 기본 골격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도 장점이고요.
불필요한 잔재주가 가끔 눈에 뜨이고 가끔 특수효과가 의욕을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은 효율적인 호러 영화입니다. 영화는 충분히 잔인하고 피투성이이며 종종 상당히 독창적인 장면들도 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두 번째 살인 시퀀스의 클라이막스입니다만, 그것 이외에도 좋은 장면들은 많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비니 존스가 연기한 마호가니는 쉽게 잊을 수 없는 악당입니다.
기타등등
클라이브 바커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화랑 장면에 나옵니다.
관련 리뷰
2008/08/12 - [개봉작 / 예정작] -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 The Midnight Meat Train (2008) by maken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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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Tracked from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 2008/08/10 14:12 삭제40페이지 가량의 단편소설을 영화화하기가 어려웠던 것인지, 중요한 배역의 여주인공이 없다는 사실이 흥행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 생각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은 원작과는 사소한 부분에서 조금씩 다르다. 등장인물은 늘어났고, 마호가니와 주인공의 대결을 위해 들이는 시간도 늘어났다. 그러나 영화는 대체로 원작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 보인다. 도시의 실체라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목격한다는 이야기는 결국 원작의 핵심에 맞닿아 있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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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최소한 고사보다는 훨씬 나을 듯 싶군ㅇ.
올해 여름 유독 공포영화 기근이라 슬퍼하는 중.
<고사>는 보다 눈 버릴까봐 고사하는 중이고 ;;
그나마 이 영화 기다리고 있어요. ㅋㅋ ;;
시사회 놓친게 아쉬운 작품입니다.
원작을 좋아하는데 원작의 정수를 살려 잘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이 영화는 아주 잼있습니다. 소설 팬들도 만족스러울테고... 공포영화 팬들도 그렇고.. 고사랑은 비교 불가입니다... 하늘과 땅... -_-
근데 이거 개봉이 미뤄진건가요?
연기 되었습니다.. 21일인가로 연기된거 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