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들 진짜 실감나네!
스페인산 좀비 영화 <[Rec]>는 올해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공포영화 가운데 한 편이었다. 일치감치 입소문을 타고(제작년도는 2007년이며 국내 개봉이 다소 늦은 편이다) 유명세를 떨친 <[Rec]>는 저예산의 핸디캡을 아이디어로 극복하면서, B급 장르영화의 미덕을 증명했다.
사실 냉정하게 따지자면 <[Rec]>에서는 새로운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소재와 스타일 면에서 기존의 것을 모방하면서 적절하게 변형한 것에 불과하다. 좀비 장르는 어느덧 공포영화에서 가장 대중적인 아이템이 되었고,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는 것 같은 현실적인 공포를 추구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기법은 <카니발 홀로코스트> <블레어 윗치> <클로버필드>를 통해서 익숙해진 것들이다. 하나 소재와 기법의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Rec]>를 채우는 내용물은 기대 이상으로 알차다.
이야기의 시작은 소방대원들의 하루를 취재하는 리얼 다큐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리포터 안젤라가 소방서를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소방대원들의 소소한 일상을 소개하던 안젤라는 얼마 후 사건현장으로 동행을 한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끔찍하다. 건물은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폐쇄가 되었고, 내부에서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감염이 되어 좀비로 변해 끔찍한 살육을 벌인다. 이 모든 극적인 사건들을 카메라맨 파블로와 함께 촬영하는 안젤라. 그들은 무사히 건물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Rec]>는 다른 무엇보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공간 활용 능력이 탁월하다. 세트가 아닌 진짜 소방서와 건물 내부에서만 촬영이 이루어졌는데, 좁은 복도를 뛰어다니는 좀비들이 실제보다 더 스피드하고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공간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Rec]>는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전력투구한다. 몇몇 장면들의 경우 작위적인 연출이 눈에 띄곤 하지만, 대부분의 극한 상황들의 묘사는 효과적으로 기능한다.
<[Rec]>는 극적 상황에 처한 인간들의 심리 드라마를 풀어내는 한편, 적절한 타이밍에 쇼크 효과를 성공적으로 배치하면서 관객을 두려움 속으로 몰아간다. 탈출구가 없는 건물 내부에서 좀비들과 대치하는 과정들은 서스펜스와 공포로 충만하다. 특히 페이크 다큐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라스트 시퀀스의 공포는 박력이 넘친다. 어둠 속에서 맞이하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좀비와의 대결은 손에 땀을 쥘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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