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고 심심하거덩...
주성치 낚시에 요령껏 피하길
혹시라도 <소림소녀>를 보는 이유로 희극지왕 '주성치'라는 이름이 적지 않은 영향을 차지한다면 재고를 해볼 필요가 있다. 영화 홍보에 주성치의 이름은 크게 사용이 되고 있지만, 정작 본 영화에서 그의 흔적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야기는 오랜 시간 소림사에서 무술을 연마한 소녀 린(시바사키 코우)이 고향 일본으로 돌아가면서 시작이 된다. 린이 어린 나이에 소림사로 와서 무술을 연마한 것은 큰 포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소림 무술의 우수성을 널리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 하나 고향으로 돌아온 린은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친다. 소림 무술 도장은 어느덧 문을 닫아버렸고, 사부는 중국집을 운영하면서 근근이 살아간다. 세상은 변했지만 린은 포기를 하지 않고 소림 무술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한다.
<소림소녀>의 배경은 주성치가 빠진 <소림축구> 그 후의 이야기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경기에 우승을 하고 멤버들이 크게 성공을 한 모습이었는데,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에 관한 배경 설명은 시치미 뚝 떼는 것으로 대충 넘어가며, 단지 묘기 행진의 그 축구팀은 해체가 되었고, 팀원 가운데 두 명이 일본으로 이주했다는 설정을 끼고 있다. 근데 조연 배우가 겹치는 것 외에 딱히 <소림축구>와의 연결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주성치가 나오지 않는 것은 미리 알고 보지만, 영화 내내 그의 빈자리가 이렇게 클지는 예상 못했던 일이다.
<소림소녀>를 짧게 요약을 하자면 무개성, 무개념의 영화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소림 무술을 연마한 소녀가 그 능력을 스포츠에 이용한다는 아이디어만 괜찮을 뿐, 그 나머지는 수준 이하다. 린의 무술 능력은 갈피를 못 잡는다. 때론 소림사 유학에서 땡땡이만 쳤나 싶을 정도로 조잡한데, 또 다른 상황에서는 엄청난 무술 실력을 과시한다. 그럼 린을 연기한 시바사키 코우의 카리스마를 기대해봄직도 하지만, 놀랍게도 그녀는 거의 미스 캐스팅에 가깝다. 늘 개성이 강하고 톡톡 튀는 인상이었던 시바사키 코우는 웬일인지 <소림소녀>에서는 맥을 못 춘다. 캐릭터 묘사도 약하지만, 무술 연기가 지나칠 정도로 뻣뻣해서 흥이 나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영화의 태도다. <소림소녀>는 관객에게 뭘 보여주고 싶어 하는지를 종잡을 수가 없다. 어정쩡한 코미디를 조금 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간질간질한 청춘물로 덧칠을 한다. 그리곤 황당무계한 쿵푸 액션으로 마무리를 해버린다. 설마 이런 잡다한 것들을 뒤죽박죽 엮으면서 <소림축구>의 영광을 다시 재현을 하고 싶었던 거라면 어마어마한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소림축구>는 오버에 오버를 거듭했지만, 그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드라마와 볼거리, 분명한 색깔의 캐릭터가 있었다. 심지어 조연 캐릭터 하나하나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반면 <소림소녀>는 관객에게 어필할만한 무기가 없다. 같은 배우가 같은 캐릭터를 연기함에도 <소림축구>와 어쩌면 그렇게 다를 수가 있는 건지 미스터리한 일이다. <소림소녀>의 홍보에 유난히 주성치를 앞세우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단순히 그의 지명도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화가 이렇게 지루하고 심심하니 뭔가 하나라도 관객에게 어필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차라리 라스트의 오버 액션을 줄곧 해왔다면 지금처럼 맥 빠진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다. <소림소녀>는 어설프게 홍콩영화를 흉내를 내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모범적으로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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