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공포영화의 주역이 되다
좀비 영화가 오늘날 이토록 대중에게 가깝게 접근을 해나갈 줄은 생각도 못했던 일이다. 좀비는 공포영화 세계에서도 하위 장르에 속하는 마니아 성격이 지나치게 강했던 캐릭터이다. 헌데 21세기로 진입하면서 어느새 가장 친숙한 공포영화의 주인공으로 둔갑했다. 영원한 강자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리가 이 세계에서도 적용이 된 셈이다. 흡혈귀와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늑대인간과 같은 고전적 공포영화 캐릭터들은 이제 좀비의 시중을 들어야 할 정도로 그들의 입지는 수직 상승했다.
초기 좀비 영화들은 부두교의 주술을 이용한 되살아난 시체들이 압도적이었고, 조지 로메로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 나오면서 부두교를 탈피한 모던 좀비의 확고한 기틀을 마련했다. 좀비에게 공격을 당하면 전염이 되고, 인육을 즐겨 먹으며 가까운 이들이 자신을 공격하는 행위들이 장르의 클리셰로 정착했다. 현대의 좀비 영화들은 모두 <살아있는...>에 영향을 받았다. 불안한 사회적 징후를 담으면서 순수한 공포와 불길한 분위기로 점철된 과거 좀비 영화들은 시대적 변화에 놀랍도록 유연하게 적응을 해나가며 소재를 확장하고, 또 다른 장르의 결합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모색했다.
20세기와 21세기 좀비 영화를 뚜렷하게 구분 지을 수 있는 계기는 폴 앤더슨의 <레지던트 이블>에서 시작된다. 그 전까지 좀비 영화를 보는 관객층은 장르 팬들이(그 가운데 고어 영화의 신봉자들) 중심이었지만, 이 영화를 기점으로 그 벽이 허물어졌다. 웨스 크레이븐의 <스크림>이 난도질 영화의 '대중화 선언'을 꾀했듯이 <레지던트 이블>은 더럽고 추악하기 짝이 없는 폭탄 외모의 좀비들을 기꺼이 대중의 영역에 편입시켰다.
<레지던트 이블 3>(2007)
<레지던트 이블>이 공개되면서 좀비 영화는 뚜렷한 캐릭터의 변화를 꾀한다. 이전의 일방적인 좀비의 압승과 달리 <28일 후...> <28주 후> <새벽의 저주>와 같은 영화들에선 살아남은 사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좀비와 맞서면서 액션의 색깔을 강하게 가져갔다. 이런 현상은 과도한 폭력을 담고 있는 액션 영화 팬들의 주목을 끄는데 효과적으로 기능한다. 좀비를 상대할 때 인간이 사용하는 무기들이 점점 중화기로 변화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좀비가 재빠르게 뛰어다니는 것을 21세기 좀비 영화의 특징이라는 오류를 범하지 말자. <28일후...>가 나오기 30년도 전에 이미 좀비는 고속으로 달리고 있었고, 스페인 좀비 영화 <무덤의 사자들>에서는 심지어 말을 타고 질주를 하는 좀비를 등장시켰다. 눈썰미가 좋다면 로메로의 <살아있는...>에서 흐느적대던 좀비가 물어뜯는 액션을 취할 때 스피드가 갑작스레 올라갔음을 알아챘을 것이다. 즉 좀비 그 자체로 보면 과거와 비교해 뚜렷한 변화를 찾기 힘들다. 좀비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특성들은 로메로가 일치감치 확립을 시켰던 것들이다. 단지 액션과 공포를 결합한 퓨전 스타일이 쏟아져 나왔고, 보다 대중적인 접근을 위한 코믹과 멜로를 결합하는 등의 시도들이 꾸준히 이어졌다.
<내 친구 파이도>(2006)
좀비 영화들은 시대적 변화에 놀랍도록 빠르게 대처한다. 오늘날 좀비가 가장 대중적인 공포영화 캐릭터로 각광을 받는 것은, 좀비들의 영리함과 재빠른 적응 능력 덕분이다. 물론 <[REC]>와 같은 순수한 공포를 추구하는 좀비 영화들도 꾸준하게 제작, 소개가 된다. 이제 공포, 액션, 코믹, 멜로, 전쟁, 판타지에 이르기까지 좀비의 이빨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이것이 21세기 좀비들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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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 유행하던 횡스크롤 아케이드 게임과 가장 유사한 영화 장르 같습니다.
그때의 게임들을 보면 길을 가다가 무기나 체력회복 아이템을 얻기도 하고 몹과 몸이 닿으면 바로 죽는 시스템이 많았죠. 좀비 영화를 보면 그때의 게임들이 생각납니다.
따지고보면 게임 바이오해저드(레지던트 이블)가
호러 영화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해야할지..^^;
무적의 좀비가 바이오해저드에서 가장 약한 몹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