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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적 관점에서 본 귀신의 존재

호러영화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하려면, 너무 많은 작업들을 해야 한다. 일단 장르론 일반에 대해서 살펴보아야 할 것이고, 영화장르로서 호러의 특징들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호러의 역사와 최근 경향 또한 지역적 개념과 결합된 ‘아시안 호러’와 같은 용어의 정당성을 밝혀야 하리라. 나는 계속 이런 문제들을 물고 늘어질 생각이다. 이것이 몇 년이 걸리더라도. 여기서 문제는 ‘주제의 오락가락함’이 될 것 같다. 아마도 그 원인은 나의 공부가 이미 완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혹시라도 이 연재를 읽는 분들은 이해를 해주기 바란다.

이번 글은 뜬금없이 ‘귀신鬼神’을 다뤄보려고 한다. 그 이유는 내가 역사비평사에서 출간된 <귀신론>이란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고야스 노부쿠니라는 일본의 유학자가 쓴 책인데, 유교의 관점에서 귀신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솔직히 나는 공자나 맹자, 주자와 같은 중국의 유학자들에 대해서 거의 아는 것이 없다. 하물며 퇴계나 율곡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유교에서 특히 주자가 ‘귀신론’을 설파했고, 이것이 유학에서도 중요한 연구 분야라고 한다. 이것은 관심을 끌만한 주제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수많은 ‘아시안 호러Asian horror‘라고 지칭되는 영화들에서 귀신들을 보았다. 그 이름이 사다코이든 가야코이든 그 귀신은 한국, 일본, 홍콩, 태국 등지에서 출몰한다. 그렇지만 그 귀신들이 나오는 영화들에 대한 논의에서 근본적으로 ’귀신‘이란 존재 자체에 대한 언급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당연히 귀신은 나와야 하는 것이라서 그런가? 도대체 귀신은 왜 그렇게 끊임없이 이승에 나타나는 것일까? 아니 귀신은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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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귀신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귀신론의 주제라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일단 저자는 “귀신이란 인간세계와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맺어온 신령적인 존재”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유교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 귀신이란 “성인聖人이 만든 ‘예’, 즉 제사의 체계에 따라 비로소 성립하게 된 존재”라고 한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이 책의 저자는 미 셸 푸코의 ‘담론‘에 관한 이론을 인용한다. 즉 인간들이 말로써 다시 말해 담론의 형태로 귀신을 논해야 귀신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귀신은 인간의 담론 안에서만 존재한다는 말이다. 정말 그럴까? 사실 귀신이란 존재를 죽은 이의 혼령이라고 볼 때,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이 그 존재를 필요로 한다. 저자의 말처럼, “국가는 호국영령을 필요”로 한다. 그 호국영령들이 있어야 국민들을 국가 이데올로기로 통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일본 수상이 국제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유교의 논리는 ‘이기론理氣論’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음양의 조화이고, 인간의 생사는 기의 모임과 흩어짐이다. 귀신 역시 마찬가지다. 주자는 “귀신은 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움츠리고 펴며 오고 가는 것屈伸往來은 기”라고도 말한 바 있다. 이것은 현재의 귀신이 등장하는 호러영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장첸이 나왔던 대만 호러 <실크>가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귀신은 이 영화에서는 파동이 다른 에너지의 흐름이었다. 인간이 귀신을 볼 수 없는 것은 서로 파동이 다른 에너지의 흐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귀신을 보는 인간은 어떻게 된 것일까? 각각의 파동이 동일한 흐름에 놓인 것일까? 이것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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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는 모이고 흩어진다. 그에 비해 리理는 주자에 의하면 사람이 마땅히 그러해야 할 바所合當然의 것이다. 리는 기에 머무른다. 그런데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는 흩어진다. 그렇다면 제사는 왜 지내는 것일까? 흩어져버린 조상의 기는 다시 모일 수 없지 않은가? 유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결국에는 다 흩어지지만, 아직 다 흩어지지 않은 것이 있어서, 제사를 지낼 때 감응하여 오는 이치가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좀 궁색한 설명으로 보인다. 어쨌든 유교에서는 기의 생성은 항상 새로운 것의 생성이다. 한번 흩어진 기가 다시 응취하여 다른 생을 가져다주는 일은 없다. 이것은 불교를 이단으로 보는 유교의 관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고 있는 아시안 호러 영화들은 대부분 불교적 원리에 기반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까? 그 영화 속의 귀신들은 어찌되었든 살았을 때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팡 브러더스의 <디 아이 2>에서는 죽은 조상의 귀신들이 새로 태어나는 아이에게 들어가려고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아이가 나오는 산모의 질 속으로 귀신이 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은 과연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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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기가 다하지 않았는데 비명횡사를 하게 되면 원귀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이것 역시 유교에서 귀신을 자연철학적으로 해석하는 한 경향을 보여준다. 모든 것은 자연의 도리인 것이다. 기가 다하지 못한 상태에서 죽어 원귀가 되는 것은 자연의 한 도리이다. 이렇게 귀신과 관련된 것을 자연의 도리로 규정한다고 해도, 원귀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모든 게 조화의 자취이지만, 그 조화를 파악할 수 없는 현상도 분명이 존재한다. 알 수 없지만 그것마저 조화의 자취라고 할 수밖에 없다. 알든 모르든 어쨌든 원귀는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우리 자신의 언어로 규정하고 싶어 하지만,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 “귀신은 언어가 포착하고자 하는 저편에서 다양한 형태를 취하며 머물고 있는 것이다.” 구로사와 기요시의 <절규>를 생각해보자. 그 영화 속 여자 귀신은 빨간 드레스를 입고 말도 하며 수퍼맨처럼 하늘을 날라 다닌다.

결국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귀신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라고. 송대 유가의 귀신론적 담론의 지평 안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샤머니즘이나 불교가 아닌 송대 유가에서조차 귀신은 머무르고 있다. 그러니 아시아 전역에서, 이제 서구에서도 귀신이 출몰한다. <주온>의 가야코는 태평양을 거뜬히 건너간다. 이제 귀신은 명실상부하게 인종과 지역의 초월한 존재가 된 것이다. 그것이 원래 귀신의 본질일 것이 분명하다. 더 이상 귀신이 있는가 혹은 없는가에 대한 논쟁은 무의미해 보인다. 귀신은 “천지조화의 오묘한 작용“이다. 그러니 우리는 귀신이 등장하는 호러영화를 통해서 그 천지조화의 오묘한 작용을 본다. 즉, 다른 어떤 영화장르보다도 호러는 삶과 죽음의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려 한다. 그래서 호러는 결코 주변적이거나 하위의 장르가 될 수 없다. 

Posted by Ryu Sang 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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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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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고보면 저사람들도 이쁜 배우인데.. ^^

  2. 아키라군 2008/07/12 17:02

    쿠쿠 그러게요..^^*

  3. 그래도 당신곁에,,, 2008/07/12 18:08

    아님 당신 뒤나 아님 앞에 귀신이 존재 할지도 몰라요,,,내 눈에는 귀신이 보여요,,,
    그 귀신은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나랑 애기 하려 와요....

    무섭죠.....>!!!!식스 센스의 애기 있데...

  4. 귀신이 은유하는 바는 과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대한 유령.. 과거의 유형, 형태를 다시 재생하는 것과같은..

  5. 카리아나 2008/07/12 21:51

    참 이상해요. 참 궁금해요. 왜 귀신은 다 무섭게 생겼어요? 그냥 평범하게 생기면 안됨? 좀 예쁘게, 천연덕스럽게, 착하게.. 생기면 안될까.. 다 원한이 있어서 생긴것이라 그렇나요? 아무리 그래도 예외는 있는 법인데. 왜 귀신은.. 다 나쁠까?

  6. 귀신의존재 2008/07/13 01:44

    전설의 고향을 봐서 그런지
    혼자 어두운 골목이나 야산같은데
    다니다보면 처녀귀신 이미지가 자꾸 상상이 되어서 무서워지는..
    아무래도 관객을 무섭게 해야 하는 영화이니..
    귀신은 무섭게 그려져야겠죠..
    울나라 귀신들 보면 착한 귀신들도 있던데..
    전설의 고향이나 옛날 귀신 나오는 호러들 보면...

  7. 귀신의 존재는, 그 체제가 그 당시 억압하고 있는 집단들, 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동양의 귀신들은 대체로 여자, 그것도 한 서린 여자들이죠. <디 아이2>에서 자궁 속으로 들어가려고 대기중인 귀신들을 얘기하셨는데, 전 <디 아이2>는 안 봤지만 그거 여자들의 매우 공포스러운 악몽이거든요. 혹시나 자궁 속으로 무언가(벌레든 뭐든) 들어오면 어떡하나... <이레이져 헤드>의 한 장면도 저는 그런 공포로 보고 있고요.

  8. 액시움 2008/07/13 10:56

    "나는 귀신을 믿지 않아. 전쟁에서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러면 세상이 온통 귀신으로 가득할걸."
    지난 6월 25일에 어느 참전용사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셨죠. 물론 저 말씀의 주제는 전쟁의 참혹함이지만;; 세상에는 공포 영화의 귀신들보다 훨씬 더 억울하고 비참하게 죽은 사람들이 수백수천만 명이나 있으니;; 쩝.

  9. 저는 귀신의 존재 자체를 믿지 않습니다.
    귀신은 그것이 있다고 믿고 있거나 무의식적으로 의식하고 있는 사람에게만 보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흉가에 몇명의 사람들을 초청해서 공포체험을 한다고 속였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 몇몇은 실제로 귀신을 보았다고 말했으며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죠.
    그리고 귀신을 본 사람들은 모두 어떻게든 귀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10. 지옥인간 2008/07/22 17:47

    호러장르는 파고들수록 난해해지는군요..잘 읽었구요, 다음 연재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