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이 느껴지는 '공공의 적'
<강철중: 공공의 적 1-1>은 크게 재미있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공공의 적>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먼저 <강철중>을 보았다면 좀 달랐을 것 같다. <강철중>이란 영화 하나만 생각해 본다면, 그리 나쁘지는 않다. 장진의 엇나가는 코미디는 여전히 기발하고, 강우석의 막나가는 강철중 캐릭터도 흥미롭다. 하지만 <강철중>은 <공공의 적>의 속편이라는 위치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안정된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대신, 관객이 싫증을 느끼지 않도록 조금씩 변모한 모습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원작을 크게 배신하지 않고.
<공공의 적 2>가 실패한 이유는, 강철중의 캐릭터가 검사역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막가파식 검사라는 설정은 좋지만, 그러다보니 1편에서 보여준 강철중의 매력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아무리 검사 같지 않은 검사라고 해도, 검사는 검사의 방식으로 악당을 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강철중이 검사가 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 다만 악당이 워낙 거물이기 때문에, 권력의 한 구석에 도사리고 있는 ‘공공의 적’이기 때문에 형사가 아니라 검사가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강철중>은 <공공의 적2>의 실패를 받아들이고, 원래의 강철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철중이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 적’이 문제다. 겉으로 보기에 이원술은 잘나가는 중소기업인 거성 그룹의 회장이지만 실제로는 기업형 조폭이다. 건설 사업이나 이권에 개입하여 돈을 뜯어내고, 청부 폭력도 한다. 요즘 조폭들이 그렇듯이 고등학교 일진들을 조직의 하부로 끌어들이기도 한다. 한마디로 이원술은, 기업가로 위장한 조폭이다. 아주 나쁜 놈이고.
그런데 <강철중>을 보다 보면 이원술이 그렇게 밉지가 않다. 어린 고등학생들을 끌어들여 칼을 쥐어주고 싸우게 하는 나쁜 놈이지만, 알고 보면 그도 나름 열심히 살아보려 애쓰는 보통 사람이다. 주말에는 아들과 함께 주말농장에 가는 자상한 아빠이고, 집에 소홀하다며 혼내는 아내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나약한 남편이다. 다른 조폭 두목과 당당하게 일대 일로 맞선 후에, 차로 돌아와 벌벌 떠는 이원술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딘가 연민의 정이 일어난다. 공감도 된다. 저 인간도 살아보려고 이 짓 저 짓 하다 보니 결국 저러고 사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마저 든다.
이원술이 좋은 놈이란 말은 아니다. 이원술은 분명히 나쁜 짓을 하고 있고, 치사한 조폭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소심하기도 하고 나약한 면도 있는,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 남자다. <공공의 적>에서 이성재가 연기한 규환은 다르다. 규환에게는 연민이나 공감이 생겨나지 않는다. 규환은 정말 나쁜 놈이다. 누가 보아도, 어떻게 생각해도 정말 나쁜 놈이다. 그래서 강철중은 후배 경찰에게 말한다. 사람이, 사람이 그러면 안 되는 것이라고. 그건 정말 안 되는 거라고. 기분 나쁘다고 택시 기사를 때려죽이고, 돈 때문에 부모를 살육하는 건 정말 인간 말종이나 하는 짓이다. 더 기분 나쁜 건, 그런 인간이 우리 사회의 상층에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규환과 원술은 다른 유형의 인간이다. 누가 보아도 공공의 적인,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소름 끼치는 규환과 밖에서는 폭력을 일삼는 조폭이지만 집에서는 따뜻한 가장이 되는 원술은 다르다. 적어도 원술에게는, 개과천선하면 꽤 좋은 인간이 될 것 같은 가능성이 엿보인다. <공공의 적>이 재미있고 통쾌했던 것은, 정말 사악한 악당을 가차 없이 공격하는 강철중의 단순함 때문이었다. 강철중도 나름 못된 경찰이다. 뇌물도 받고, 주변 사람을 괴롭히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강철중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인간으로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악당을 무지막지하게 때려눕힌다. 그렇게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강철중의 단순하면서도 선악 구분이 확실한 분노가 <공공의 적>의 매력이었다.
<공공의 적> 1편(2002) 중에서
한국 시리즈물들의 문제
<강철중>을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왜 한국에서는 시리즈물을 잘 못 만들까, 였다. <투캅스>는 캐릭터를 거의 그대로 가져간 2편까지는 좋았지만, 3편에서는 그야말로 재난이었다. <조폭마누라>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있다.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한 영화는 그런대로 좋았지만, 주인공을 바꾸거나 무대를 완전히 바꾼 경우에는 예외 없이 실패했다는 것이다. <투캅스 3>에서는 파트너를 남녀관계로 바꾸었고, <조폭 마누라 2>에서는 조폭 마누라가 난데없이 중국집 배달원으로 전락하고, <상사부일체>에서는 무대가 학교가 아니라 직장으로 바뀌어버린다.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인데, 한국 시리즈 영화는 어째서인지 ‘캐릭터’ 자체에 변화를 주면서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경우가 많다.
<리쎌 웨폰 4>가 미국에서 개봉할 때 평론가들은 좋은 평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도 공통적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있었다.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지만, 여전히 재미있다는 것. <리쎌 웨폰>은 시리즈 내내 변하는 것이 거의 없다. 멜 깁슨의 캐릭터가 우울한 악동에서 점차 밝아지는 정도다. 그건 세월의 변화와 맞물리는 것으로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나머지는 항상 똑같다. 튼튼한 캐릭터 하나로, 오로지 기본기에만 충실하게 밀어 붙인다. 그러면 충분히 재미있고, 관객들도 만족한다. 시리즈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은, 그 캐릭터에 반했다는 것이니까. <리쎌 웨폰 4>는 그 해 여름 가장 의외의 히트작이 되었고, 북미 흥행 1억 달러 고지도 넘었다.
<리쎌 웨폰 4>(1998)
관련 리뷰
2008/06/03 - [개봉작 / 예정작] - 강철중 : 공공의 적 1-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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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공공의 적 1-1 : 강철중
Tracked from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 2008/07/09 12:05 삭제설경구가 나오면 [공공의적]이 되고, 정재영이 나오면 [아는 여자]가 되어버리는 것만 같은 이 오묘한 섞임을 뭐라고 정의해야 하나. 구성은 강우석이되, 대사는 장진인 것 같은 그 느낌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강철중]은 두 가지 재료가 섞여있으되, 완전히 동화되기보다는 각각의 맛만 내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순간순간은 재미있으되(웃기는 많이 웃었다), 전반적으로는 산만한, 아니 그보다는 나른한 작품이라고 해야겠다. 시리즈 영화를 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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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강형사, 실망이야...그리고 갓파 쿠라는 귀여운 녀석...
Tracked from 까칠맨의 버럭질! 2008/07/09 12:34 삭제- 강철중에 대한 기대 - 이게 뭐지? -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 - 한국 영화의 한계인가? - 강철중은 여기서 끝... - 추천영화 : 갓파 "쿠"의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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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역시 강철중은 형사가 제맛이다....강철중 1-1
Tracked from LivE is...'s HoliCwoRld 2008/07/09 21:39 삭제* 글을 반말로 적은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죄송합니다...* 형사 강철중이 돌아왔다. 사실 강철중이란 영화 자체가 나올 줄은 기대도 안 했다. 공공의 적2가 너무나도 허접해 보였기 때문이고 1편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강철중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그래서 강우석 감독이 직접 나선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강우석 감독이기 때문에 볼 수 밖에 없었다. 왜냐면 공공의 적은 강우석 감독의 영화니까... 영화의 스토리야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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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공공의 적 1-1 : 강철중
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2008/07/09 22:26 삭제→공식홈페이지 -감독과 각본과 배우가 다들 이름값만큼의 결과물은 뽑아낸 것 같아서 꽤 만족스러운 영화. 쌍욕이 난무하고 주먹이 오가면서도 이상하게 살벌하다기보다는 웃겨 죽겠는 장진 스타일의 대사 주고받기라던가, 개싸움과 칼부림을 마다하지 않고 몸을 던지는 배우들의 열연이라던가, 뼈빠지게 고생하면서도 과잉수사라고 딴지나 걸리고 은행에선 대출도 안되고 게다가 예전에 감방에 집어넣었던 녀석들은 어느새 출소해서 자기보다 더 잘 사는 모습까지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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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한거 그대로 쓰셨어요. (제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오신듯!)
이번에 개봉한 강철중... 전 재미없었거든요. 극장에서 다들 웃는데, 그다지 웃기지도 않고.. 악당보다 조금 덜 나쁜 강철중이라 매력적이었는데, 이번엔 완전 정의파가 되어버리고 악당도 개인 혼자가 아니라, 조직원들이 너무 많아서 산만했고요.
1탄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기대치가 굉장히 높았나봐요. 검사로 바뀐 강철중은 안봤었거든요. 인간말종인 악당을 잡는 나쁜 경찰 강철중이었으면 좋았을텐데, 하고 아쉬웠답니다.
(제 주변인들은 반응이 반반이에요. 재밌다는 사람과 재미없다는 사람)
뭔가 착각을 1편에서도 이성재는 집에서 아들을 목마에 태우고 엄마랑 아빠랑 누가 더 좋아라고 하며 아내에게 뽀뽀를 시키는등 단란한 모습이 연출됩니다. 그리고, 직장 상사앞에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수줍어 하는 모습..아버지를 죽이기 전까지 간곡하게 돈을 빼지 말것을 부탁하고 자애원은 나중에 나시 살수 잇다는 하는 멘트등,, 아주 글러먹은 놈은 아니고 돈맛을 성격이 어긋났다고 보여집니다... 이원술과 비슷한 캐릭입니다...
이성재는 아 정말 사악한 놈이 위선적인 행동을 하는구나라는 느낌이 들던데요...그런 장면보면서 아주 글러먹은 놈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은 전혀 안들던데요...
글쎄요.. 전 재미있게 봤는데...
강우석감독은 1편의 강철중을 만들면서 독특한 경찰주인공의 케릭터를 만들었죠..
경찰답지않은 건들거리는 경찰...
그런강철중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1-1에선 조금 틀린모습을 보여주고싶었기에..
강철중을 조금더 서민적인 인간미 넘치는 사람으로 만들었죠..
거기다 차이를 두고보다보니 깡패도 깡패같지 않은 깡패이지만 서민같은 깡패를 만든것
같습니다... 게다가 장진식 코메디라는게 심각한 장면에서 웃기고 웃긴장면에서 심각한
변칙코메디를 하다보니.. 케릭터의 성격도 조금 특이한게 있었던것같더라구요..
전 그런걸 인정하고 보니 재미있던데요...
뭐 일설에 의하면 모체대 졸업식에는 한쪽줄은 조폭 한쪽줄은 경찰이 죽서서 졸업을 축하
한다더군요.. 그둘사이에서 졸업생들은 선택을 하게되는 미래를 볼수잇다고 하던데요..
실제로 봐도 강력반 경찰분들 중에는 조폭보다 더 조폭스럽게 생기신분들도 있더라구요..
조폭은 깔끔해서 조폭같지도 않고.. 그런 아이러니같은 상황을 강우석감독은 이번편에서
바랬던것같던데.. 하여튼 이런저런 기본 사항을 이해하고 그속에서의 재미를 찾다 보니
재미있던데요...
한 번 가정을 해 봅시다.
어떤 남자가 있습니다. 그 남자는 이웃에게도 못된 행동을 하고, 자기 가족에게도 못된 행동을 합니다. 누가 보더라도 나쁜 놈이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나쁜 놈이니까요.
다른 남자가 있습니다. 그 남자는 이웃에게는 아주 악질적인 행동을 하고 얄밉게 굴지만, 자기 가족에게는 아주 잘합니다. 자기 집 담벼락 옆에 차라도 잠지 주차할라치면, 욕을 해 대고는 몰래 차 바퀴에 구멍을 내 놓습니다. 그리고는, 자기 차는 버젓이 다른 집 벽에 주차를 합니다. 주차하지 말라고 한 마디라도 할라치면, 죽일듯이 욕을 해 대고 해꼬지를 하죠. 나쁜 놈이죠. 그리고, 얄미운 놈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은 모른 채, 자기와 관계된 사람들의 안위만 생각하는 놈이 더 나쁘고 얄미운 놈이라고 말이죠.
정말 나쁜 놈은 누가 보아도 정이 가지 않게 나쁜 놈이 아니라, 어디로 보나 그저 그런 보통사람같은데 속을 들여다 보면 정말 나쁜 놈이 아닐까요?
실제로, "공공의 적 1"에서 등장한 누가 보더라도 죽이고 싶은 나쁜 놈이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나쁘고 얄미운 놈은 우리 주변에 흔하디 흔하게 널려 있습니다.
감독은 그런 걸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너무나 이기적이게 나쁜 놈들...
이 사회에 만연해 있는...
그건 나쁜데다가...얄밉기까지 하니까요.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실제로 조규환 같은 죽일 놈들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꼬리를 내린 듯한 강철중이 마음에 안 들더라구요. 게다가 악역 캐릭터까지 조금 순화된 느낌이니 갈등도 안 살고.
가만 생각해보면 공사를 제대로 분간할 수 없는 강철중의 분노가 좋았던거 같아요. 정의의 사자가 아니라.
너무 착해졌어요 -_-;
1편에서 마약도 팔려고 하고... 완전 막장 형사 같은 모습이 좋았는데
딸애가 나오고 이런 모습은 좀 -_-;;
결정적으로 강철중이 자꾸 변화하는게 마음에 안드네요
2편에서 검사했다가.. 안통하니 다시 꼴통 형사로 돌아오는건 대체 -_+
기존의 인지도 이용해먹으려는 수작인거죠...2편의 경우는 주인공 이름이 강철중인 것 말고는 공공의 적과 뭔 관계인건지...이번엔 역으로 다시 경찰로 돌아왔다는 이슈만들어 다시 한번 울궈먹는거죠...
저도 사실 악역에 대해서는 조금 불만이었습니다. 좀 더 매정하고 잔인한 인물이길 바랬는데 말이죠.
강우석영화는 이제 점점 기대가 안되는군요.
밑천이 보인달까..
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T_T
제작하시는 분들의 괜한 욕심이나, 제 멋대로의 변형 말고, 진정한 시리즈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외국에는 유명한 시리즈 영화가 꽤 되는데, 우리나라는 왜 착실한 시리즈 영화를 만들기보다는 맘대로 막 설정 바꾸고 엉망으로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공공의 적도 그래요,
왜 2편을 검사 강철중으로 설정을 맘대로 바꾸냐고요!
영화 속 강철중 형사를 현실 속 인물인 것처럼 가정하고, 그대로 이어가는 속편을 만들어서 강철중 형사의 인생 역정을 보여줘야 맞는 거죠.
정말 답답합니다!
우리나라 영화 만드시는 분들께서 영화 속 캐릭터를 존중하고 키워나가는 태도를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