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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소재의 이탈리아 스릴러

에드위지 페네크로 사는 건 힘겨운 일입니다. 페네크처럼 섹시한 지중해 미인으로 태어나면 좋지 않냐고요? 하지만 꼬이는 남자들은 몽땅 변태, 사디스트, 치한, 스토커, 강간범, 연쇄살인마, 돈을 노리고 접근하는 악당들이고, 조금만 방심해도 눈 앞에 피투성이 시체가 떨어지고, 영화 내내 브루노 니콜라이의 약올리는 듯한 음악을 들으며 살인범과 강간범에게 쫓겨야 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죠.

이 모든 일들이 <피투성이 아이리스 사건>에서도 반복됩니다. 에드위지 페네크는 제니퍼 랜즈베리라는 영국인(하!) 모델인데, 룸메이트와 함께 싸게 나온 아파트로 이사오죠. 그 아파트가 싼 이유는? 어떤 젊은 여자가 거기서 살해되었거든요. 게다가 그 아파트에서 벌어진 두 번째 살인이었답니다. 제니퍼가 이사 온 바로 그 날부터 집에는 얼굴에 스타킹을 뒤집어 쓴 정체불명의 남자가 침실로 침입하고, 주변 사람들은 살해당하거나 살인범으로 몰립니다. 섹스 마니악인 전남편이 제니퍼와 주변 사람들을 스토킹하는 건 그냥 덤이고요.

이 모든 건 이탈리아 지알로 물에서 벌어진 변태스러운 연쇄살인 절반 정도에 책임이 있는 에르네스토 가스탈디의 범행입니다. 하지만 제가 전에도 말했죠? 다들 그가 졸속으로 쓴 각본의 어이없는 대사들과 설득력 없는 동기, 구멍난 플롯에 대해 불평하지만, 그건 다 편견입니다. 살인동기만 해도 가스탈디의 동기는 엘러리 퀸보다 특별히 못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추리 과정을 무시하고 찰나적인 자극에 집중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가 만든 이야기가 그렇게 심하게 앞뒤가 안 맞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그렇게 사실적으로 보이지 않을 뿐이죠. 하지만 지알로 장르가 사실적이면 그게 무슨 재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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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투성이 아이리스 사건>의 각본은 그가 쓴 것들 중 나은 부류에 속합니다. 지알로 장르의 고정 공식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배경인 현대식 아파트는 효율적으로 활용되었고 주변 캐릭터들의 작은 비밀들도 자잘한 재미를 안겨줍니다. 그리고 지알로 세계의 기준으로 보면 동기는 준수하죠. 오히려 안 먹히는 건 조지 힐튼이 연기하는 피 공포증이 있는 남자주인공인 듯 합니다. 차라리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다른 영화를 만들거나 처음부터 빼버렸다면 좋았을 걸 그랬어요. 최종결과물은 그렇게까지 균형이 잘 맞는 편은 아닙니다. 주인공 제니퍼가 끝까지 희생자로만 그려지는 것도 별로. 70년대 이탈리아 호러에서는 당연한 것일지 몰라도 꼭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렇게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비명만 지르고 있어야 하나요? 그건 에드위지 페네크의 이미지와도 잘 안 맞잖아요. 이 사람은 조금 더 세도 돼요.

아르젠토식 현란한 살인은 기대할 수 없고 사실 호러물의 자극도 강한 편은 아니지만, 줄리아노 카르니메오(이 영화에서는 앤소니 애스코트라는 영어 예명을 쓰고 있습니다)는 깔끔하게 이 살인이야기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전 피와 칼보다는 아파트 건물이라는 공간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어둠과 깊이를 통제하는 테크닉이 더 맘에 들더군요. 거기까지 가는 설정은 종종 억지처럼 보이지만 그거야 어쩔 수 없는 거고.

많은 비평가들이 이 작품의 여성혐오와 호모포비아에 대해 지적할 수 있을 겁니다. 타당하죠. 하지만 같은 텍스트를 반대로 읽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어요? 이런 것들이 살인자의 동기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면 말이죠. 그리고 전 암만 생각해도 가스탈디의 각본은 여성혐오적이라기보다는 남성혐오적인 것 같아요. 여자들은 그냥 살해당할 뿐이지만, 남자들은 죽더라도 그 전에 온갖 흉악한 꼴을 다 보여주어야 하잖아요. (08/07/04)

기타등등

영화의 원제는 'What Are Those Strange Drops of Blood Doing on Jennifer's Body?'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모양이군요.


Posted by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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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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