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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이종격투의 원조

사실 전혀 관계없는 창작자가 만든 피조물들을 한 작품 속에서 만나게 한다는 설정은 좀 유치하기도 할 뿐더러 원창작자의 노고를 날로 먹겠다는 도둑놈 심뽀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것은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프레디 vs. 제이슨>등에서 볼 수 있듯이 소재거리가 고갈된 현대 공포 영화(뿐만 아닌 모든 장르 영화)의 필연적인 트렌드이기도 하다. 문학의 역사에서도 괴도 루팡과 셜록 홈즈가 자웅을 겨루었던 모리스 르블랑의 소설 등에서 이러한 사례를 볼 수 있을 정도니 40년 전에 할리우드에서 최초로 ‘프랑켄슈타인’과 ‘늑대인간’을 한 작품에서 대결시켰다 해도 사실 크게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제목과는 달리 ‘늑대인간’은 ‘프랑켄슈타인’(정확하게는 몬스터?)을 이렇게 만나게 된다. 야심한 시각에 2인조 도굴꾼이 납골당을 찾아온다. 좀도둑질이나 하려던 그들은 그만 4년 전에 죽었다가 늑대인간이 된 로렌스(론 채니 주니어)를 깨우고 도망친다. 늑대인간으로 변한 로렌스는 그를 잡으려는 마을 사람들에게 쫓기다가 지하 벙커로 떨어지게 되는데 그곳에서 그 역시 오랫동안 냉동되어 있던 ‘몬스터’를 깨우게 된다.

그는 몬스터를 통해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발명한 기계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박사의 손녀를 수소문해 그 기계를 자신의 치료를 위해 사용하려 한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일이 진행될 리는 만무하다. 실험은 잘못되어 오히려 몬스터의 힘만 증폭시키게 되고 이에 당황한 늑대인간은 갑자기 의협심을 발휘, 인간을 구하기 위해 몬스터와 한판 대결을 펼친다. 한편 마을 주민 중 한 명은 몬스터를 죽이기 위해 마을의 댐을 폭파시키려 하니 점입가경, 이건 가히 블록버스터급 상황 전개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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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프랑켄슈타인> 영화의 바람직한 속편 리스트에 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급조한 시나리오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늑대인간 역을 맡은 론 채니 주니어와 몬스터 역을 맡은 벨라 루고시의 성의 없는 연기 탓으로 돌리고 싶다. 둘 다 괴물 역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의 베테랑 배우들임에도(특히 론 채니 주니어는 ‘늑대 인간’을 비롯해, 프랑켄슈타인의 몬스터, 뱀파이어, 미이라 등 웬만한 괴물들은 모두 섭렵한 ‘연기파’ 배우가 아니던가.) 혼자 오버하는 늑대인간과 강시처럼 부동자세만 취하고 있는 몬스터를 보고 있노라면 실소를 참을 수 없다. 이에 반해 일반 배우들의 연기나 촬영, 음악, 특수 효과 등은 꽤 신경 쓴 듯이 보이며 그 결과물도 나쁘지 않다.

어쨌든 할리우드에서 최초로 싹을 틔운 이 몬스터 대결 구도의 영화는 나중에 일본에서 <킹콩 vs. 고지라>를 필두로 한 괴수물 영화로 화려하게 부활하게 된다. 물론 재미만 있다면야 WWE를 감상하는 기분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응원하며 영화를 감상하면 되겠지만 창작자의 상상력이 아니라 사업자의 기획력에서 나온 이런 작품들의 한계는 분명해 보인다.

Posted by 이웃집 살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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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본래 토호에서도 고지라 대 프랑켄슈타인을 만들려다 다른 기획으로 바뀐 걸 생각하면 저런 영화들의 영향력이 무시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