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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 어두운 십대 코미디

<찰리 바틀렛>이 끝날 때까지 우리는 주인공 찰리 바틀렛의 아버지를 볼 수가 없습니다. 그 때문에 전 자꾸 그 아버지 캐릭터가 매튜 브로데릭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나 의심합니다. 그렇다면 유전을 핑계로 찰리 바틀렛의 캐릭터를 설명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한 마디로 이 친구는 말썽꾼입니다. 하지만 호르몬과 혈기에 휘말려 자폭하는 질 낮은 부류들과는 차원이 다르죠. 그는 머리가 좋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고 사람들을 조종할 줄 아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게다가 집안이 부자예요. 어디서 교복을 입고 비싼 사립학교에 다녀야 할 부류인데도 동네 공립학교에 전학오게 된 건 계속 학교에서 퇴학을 당했기 때문이죠.

왜 이 친구는 이러는 걸까요? 찰리는 그냥 주변 아이들의 사랑을 받고 싶을 뿐입니다. 영화 속에서 그는 이 나이에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냐고 외치죠. 물론 우리나라에서라면 '성적!'이라는 답변이 돌아왔겠지만, 다행히도 찰리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공부도 썩 잘하는 편이라, 남은 시간 동안 학교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이가 되기 위해 음모를 꾸밀 여유가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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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음모는 공립학교에 와서 처음으로 성공을 거둡니다. 그는 단골 정신병 의사한테서 받은 약을 파티용 마약으로 팔고 덤으로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줍니다. 순식간에 그는 왕따에서 아이들을 위한 정신과의사로, 정신과의사에서 학교 최고의 인기남으로 거듭납니다. 이 때문에 찰리는 학교 교장인 가드너 선생의 주목을 받는데, 그는 뻔뻔스럽게도 가드너의 딸 수잔과 데이트까지 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모델이 되었을 <페리스 뷸러의 휴일>처럼 단순명쾌한 코미디는 아닙니다. 영화의 톤과 영화가 그리는 세계는 <페리스 뷸러>보다 훨씬 복잡하고 조금은 더 어두워요. 찰리 바틀렛은 페리스 뷸러처럼 세상에 대한 완벽한 성공을 거두지는 않습니다. 그건 그가 뷸러보다 무능력해서가 아니라 그러는 와중에서 자신이 사는 세계가 완벽하지 않고 자신 역시 아무리 조숙하다 해도 어쩔 수 없는 17살의 소년에 불과하다는 걸 인식하기 때문이죠. <페리스 뷸러>에서라면 주인공 학생에게 처절하게 맞아 떨어져 나가는 졸렬한 소악당이었을 가드너 선생도 보다 복잡하고 깊이 있는 인물입니다. 몇몇 장면에서는 종종 그가 주인공처럼 보이기도 해요. 특히 찰리 바틀렛과 가드너 선생이 마지막에 한 판 붙는 장면을 보시죠.

그러나 이 영화가 그리는 세계는 여전히 존 휴즈의 80년대 틴에이저 영화들이 그렸던 세계와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현실세계의 무시무시함이 덜하고 깔끔하지요. 미국에서는 가끔 나오는 F로 시작되는 욕설과 아주 짧게 지나가는 상반신 누드 때문에 R등급을 먹었지만, <찰리 바틀렛>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건전하기 그지 없고 그리는 세계는 장르 코미디의 규칙 안에 안주하고 있습니다. 하긴 장르물이 현실의 모든 영역을 다 커버할 필요는 없는 거겠죠.

기타등등

수잔의 방에 개죽이 사진이 붙어 있다고요? 이런.

Posted by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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