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일깨운다
일본에는 갓파란 요괴가 있다. 강이나 늪에 살고 있는 갓파는 거북이 같은 등딱지를 짊어지고 있고, 머리 위에는 접시가 있다. 접시에 고인 물이 적어지거나 완전히 말라버리면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물의 요괴다. 일본 어딘가에는 갓파의 미이라라고 주장하는 물체도 있지만, 실제 갓파가 발견된 경우는 없다.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가 창조한 토토로처럼, 갓파란 요괴가 우리 주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묘한 기분이 든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 혹은 우리가 잃어버린 세계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고이치의 가족이 갓파를 만났을 때 그다지 낯설어하지 않았던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불가사의한 것, 초자연적인 것은 결코 괴이하거나 무서운 것이 아니라, 단지 우리가 모르는 무엇일 뿐이니까.
초등학교 6학년생인 고이치는 강가에서 큰 돌을 줍는다. 신기한 돌이라고 생각하며 집으로 가져와 물로 씻어내던 중. 100년 동안 돌 안에서 잠들어 있던 전설의 동물 갓파가 깨어난다. 고이치의 가족은 갓파에게 쿠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돌 속에 잠들어 있는 동안 다른 갓파가 모두 사라졌다는 것을 안 쿠는 상심하게 되고, 고이치는 갓파의 동료들이 살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난다.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포근하고 따뜻한 정서를 가진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의 시작은 어딘가 섬뜩한 분위기다. 100년 전, 늪에 살고 있던 갓파 쿠와 아버지는 인간을 찾아간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늪이 개발 때문에 사라진다는 말을 전해 듣고 호소하러 간 것이다. 하지만 갓파를 본 사무라이는 칼을 휘둘러 아버지 갓파를 죽여 버린다. 마침 그 순간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쿠 역시 죽었을 것이다. 지진 때문에 땅속에 묻혀버린 쿠는 100년 후에 야 고이치를 만나게 된다. 쿠에게 인간이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거짓말을 하는 존재이고 다른 동물과 요괴를 무자비하게 죽이는 존재다. 그랬던 쿠가 고이치의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의 존재와 마음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인간이란 복잡한 존재다. 완벽하게 사악하지도, 선하지도 않다. 갓파를 성심성의껏 돌보던 고이치였지만, 갓파 때문에 TV에 나오고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이 유명해진다는 마음에 우쭐해지기도 한다. 고이치가 키우던 개의 전 주인이 그랬던 것처럼, 인간이란 아주 쉽게 극단적으로 변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인간을 이해한다. 아니 이해해야만 한다. 지금 지구에서 문명을 이루고 살아가는 존재는 바로 인간이니까. 인간의 법칙으로 세상이 휘둘려지고 있으니까. 100년만에 나타난 갓파는, 그런 인간들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기 위한 존재다.
그러나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은 강압적으로 주제를 나열하지 않는다. 과거가 더 좋았다, 우리가 큰 무엇인가를 잃어버렸다는 투의 회고조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정말로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과거가 아니라 지금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말해준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다시 우리 눈앞에 나타난 갓파를 통해서 우리가 깨닫고 만들어 가야 할 미래인 것이다. 잃어버린 과거를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만들어갈 미래를 약속하는 것.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은 세련되고 화려한 요즘의 애니메이션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수채화풍으로 묘사된 자연이나 단순하게 처리된 인물의 모습은 과거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정겹다. 담담하게 그려진 그림은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의 따뜻하고 평화로운 정서를 은근하면서도 강렬하게 전달한다. 또한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은 일상의 작은 감정과 행동들을 지극히 리얼하게 그려낸다. 갓파를 수건 위에 올려놓고 온 가족이 지켜본다던가, 고이치와 갓파가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본 엄마가 아빠를 툭 친다던가 하는 생활의 세부를 정감있게 표현한다. 그런 작은 일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공감이 가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은 이 세상의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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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강형사, 실망이야...그리고 갓파 쿠라는 귀여운 녀석...
Tracked from 까칠맨의 버럭질! 2008/07/03 23:04 삭제- 강철중에 대한 기대 - 이게 뭐지? -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 - 한국 영화의 한계인가? - 강철중은 여기서 끝... - 추천영화 : 갓파 "쿠"의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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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심동의 생각
Tracked from shimdong79's me2DAY 2008/07/27 06:15 삭제오랫만에 일본애니메이션 한편 봤네욤. 일본은 원폭을 맞고 다시 살아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우리나라보다 더 환경오염에 민감한 듯. 그게 아니고 국민성이 뛰어나도 할 수는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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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심동의 생각
Tracked from shimdong79's me2DAY 2008/07/27 06:18 삭제오랫만에 일본애니메이션 한편 봤네욤. 일본은 원폭 맞고 다시 살아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우리나라보다 더 환경오염에 민감한 듯. 어쨌든 잔잔한 내용이 나쁘지는 않네욤. 그리고, 일반적인 단란한 가정을 이뤄서 살아가는 주인공이 참 부러워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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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넘은 나이에 애니 보고 감동 먹기는 처음이더군요. 어른을 위한 동화(인간이 싫어져)
디지탈에 지친 우리들을 위한 동화..
정말 재미있어.. 뭐랄까.. 편안해진다는 느낌?
난 특히 목소리가 너무 좋다.. 각 이미지의 목소리가 너무나 잘 맞아떨어져.. 추천한다.
예전에 읽은 창가의 토토를 다시보는듯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