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영화를 주류로 만든 장인의 솜씨
물론 스탠 윈스턴이 <괴물>(1982)의 전체적인 시각효과를 담당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 <괴물>에서 스탠 윈스턴의 공식 직함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스탠 윈스턴이 참여한 수많은 작품 중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괴물>이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괴물>을 통해서 스탠 윈스턴만이 아니라 감독 존 카펜터와 배우 커트 러셀을 발견했다. 그들은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감독과 배우 중의 하나다.
또한 비디오로 처음 <괴물>을 보았을 때의 충격이 있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기시감을 느꼈다. 그리고 초반이 넘어서면서 이유를 알았다. <괴물>은 초등학생 시절 읽었던 아이디어회관 SF문고 중에서 대단히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남극의 빙벽 아래에서 외계인의 시체를 발견하고 기지로 데리고 온다. 그런데 그가 깨어나면서 문제가 시작된다. 그냥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나 개의 몸속으로 들어가 완전히 형질을 바꾸어 버린다. 약간의 삽화도 들어 있었지만, <괴물>의 원작은 단지 글만으로도 시각적인 이미지가 대단히 선명한 작품이었다. 그렇게 인상적인 작품을 몇 년이 흐른 후에 ‘영상’으로 보게 된다는 사실이, 대단한 흥분을 자아냈다. 게다가 스탠 윈스턴이 참여한 ‘특수 효과’는 대단히 리얼하고, 파격적이었다.
<괴물>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들라면, 의사가 심장 마사지를 하는 장면이 단연 1위다. 한 남자가 쓰러져 심장이 멎어버린다. 의사가 맥을 짚고 인공호흡을 하다가 심장에 전기충격을 주려 한다. 가슴에 기구를 대고 누르는 순간, 가슴이 꺼지면서 갈비뼈가 날카로운 이빨로 변해 의사의 팔을 잡아버린다. 사람들이 의사를 구하려고 잡아당기자 그대로 두 팔이 떨어져나간다. 우왕좌왕하던 사람들이 이미 변신이 시작된 사람을 태워버리려 하자, 머리 부분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거미처럼 몇 개의 다리가 튀어나와 빠르게 움직인다. 결국 태워죽이기는 하지만, 이 장면을 보는 동안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소설로 읽었던 기억보다, 몇 배 이상의 아찔한 경험이었다.
이전에도 괴수가 나오거나 특수효과가 인상적인 영화들은 많이 보았다. 어린 시절에 본 <킹콩> <신밧드의 모험-호랑이 눈깔> <타워링> 등의 영화들은 짜릿했다. 하지만 그런 영화들이 뭔가 멋지고 황홀한 경험이었던 것에 비해, 존 카펜터의 <괴물>은 뭔가 다른 세계에 떨어지는 듯한 아찔함이었다. 번지점프를 하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보통의 스포츠에 길들여져 있다가, 우연히 맛 본 익스트림 스포츠의 극단적인 짜릿함에 빠져드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전에도 공포영화나 고어영화를 좋아했지만, <괴물> 이후에는 더욱 더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메이크업을 포함한 특수효과가 없었다면, <괴물>은 밋밋한 영화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존 카펜터의 연출력이야 언제나 탁월하지만 특수효과를 통해 만들어지는, 눈으로 보는 강렬한 이미지가 없다면 반감될 수 있다. 존 카펜터는 극렬한 이미지를 인상적으로 연출하는 능력이 있고, 스탠 윈스턴은 그런 감독의 능력을 우리가 눈으로 보는 그대로 ‘재현’하는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 지금도 기억에 선연한 그 장면들이 어색하거나 밋밋한 특수효과로 장식되어 있었다면 지금 <괴물>에 대한 기억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눈으로 보지 않아도 느낄 수는 있지만, 생생하게 눈으로 확인하게 만드는 것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
80년대 이후 SF와 판타지, 공포 등 장르영화들이 주류로 진입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스탠 윈스턴을 필두로 한 시각효과 전문가들의 탁월한 이미지 창조 능력에 있었던 것이다.
관련 특집
2008/06/22 - [기획 / 특집/칼럼] - 할리우드 영화의 거목 '스탠 윈스턴'
관련 리뷰
2007/09/16 - [리뷰/SF / 판타지] - 괴물 - The Thing (1982) by Smeagol
2007/03/03 - [리뷰/SF / 판타지] - 괴물 - The Thing (1982) by DJUNA
'기획 / 특집 >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홍콩의 옛 정취를 담은 두기봉의 '스패로우' (20) | 2008/06/27 |
|---|---|
| 미이케 다카시의 범작 '크로우즈 제로' (12) | 2008/06/26 |
| '소림축구'의 속편? '소림소녀' (35) | 2008/06/24 |
| 할리우드 영화의 거목 '스탠 윈스턴' (5) | 2008/06/22 |
| 스탠 윈스턴의 감독 데뷔작 '펌프킨헤드' (2) | 2008/06/22 |
| 스탠 윈스턴의 충격적인 특수효과 '괴물' (33) | 2008/06/22 |
| 아시아 수퍼히어로의 세계 (37) | 2008/06/21 |
| 슈퍼히어로의 시대적 변천사 (5) | 2008/06/19 |
| 서극 감독의 새로운 시도 '실종' (17) | 2008/06/18 |
| '둠스데이' 오마주 열전 (19) | 2008/06/17 |
| 수퍼 히어로는 존재한다 (23) | 2008/06/16 |
트랙백 주소 :: http://extmovie.com/trackback/5565
-
Subject: 괴물(The Thing) - 극한의 공포를 묘사한 수작 SF 호러물
Tracked from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2008/06/22 21:27 삭제신체 강탈자들 시리즈 번외편 1956년에 발표된 잭 피니의 원작 '신체 강탈자들'이 주는 공포의 근원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생명체에 의해 자아를 빼앗기고 본체는 파괴된채 자신과 동일한 또하나의 복제품이 또다른 오리지널이 되어 돌아다는다는 점이었다. 이같은 SF 공포물은 사실 잭 피니의 '신체 강탈자들' 이전부터 널리 사용되었던 소재였다. 단지 돈 시겔 감독의 영화가 널리 알려지고, 이것이 자주 리메이크 되면서 잭 피니의 작품이 상대적인 우위에..



댓글을 달아 주세요
어릴적에 최초로 본 비디오 영화였습니다.
처음에 개의 머리가 갈라지면서 나오는 괴물의 모습은 아직까지도 생생하네요.
그리고 심장에 전기충격 주는 장면은 정말 깜짝 놀랐었습니다. 아무튼 최고!!
전 만화가 고유성의 대본소 만화로 먼저 만났습니다. 처음엔 고유성 대단하다 했었는데...이 영화를 그대로 만화로 옮긴 것이더군요. 아무튼 충격이었습니다!
그당시 고유성씨의 기획인지 만화출판사의 기획인지는 모르겠지만 SF 만화 연작 시리즈가 나왔었죠. 물론 작가는 고유성씨입니다.
;
제가 좋아하던 SF 소설들이 꽤 많이 등장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중에는 아시모프의 강철도시까지 있었죠. 그것도 코믹 버전으로..
각설하고 이건 지금도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그러고 보니 레비아탄도 유사 설정 영화였죠.
ㅋ
저도 이영화 정말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디즈니 아역배우 출신 커트 러셀이 성인 배우로써 강한 이미지를 남겼었지요.
스틸컷만 봐도 끔찍(?) 하네요 ㅠㅠㅠ
머리가... 흑흑...
하지만 저런 기술이 있으니 우리가 영화를 좀 더 실감나고 재밌게 볼 수 있는거겠죠! ^^
오우!! 옛날 친구들과 비디오기계랑 비디오테이프랑 빌러서 TV 크기가 큰 친구
집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그때 모두 완전히 몰입해서 봤던 기억이,,,
아무튼 지금 까지 생각이 나니 새롭군요..
영화 마지막에 무슨 큰 괴물이 나왔던거 같은디 하여튼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만화도 있었죠 아마도 로봇킹 그리신분이 그리셨었던듯
이 영화 정정말말 강추입니다.스릴,재미,공포 삼박자를 겸비한 숨은 명작입니다.
존 카펜터 영화중에서 최고라고 평가하고싶네요.
그리고 커트 러셀의 싱그러운?(그래도 수염투성이) 모습도 이채롭구요.
꼭 한번 봐보세요.러닝타임동안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을겁니다
음......원래 이름이 "The thing " 인가 그러죠??????
씽이다....공포영화의 전설로 통하는....아는 분은 아는...최고의 걸작
헐리웃 상업영화 피조물 탄생의 으뜸인 위대한 창조자....스탠 윈스턴!!!
수많은 영화에서 그의 진가를 발휘하며 존경받았던 인물이었는데.....
아.........정말 믿을수가 없다....... 그가 죽다니.......;;
명복을 빕니다.........;;
더씽.
몰랐는데 덕분에 좋은 영화를 알게되었네요!
꼭 보겠습니다~
존 카펜터의 The Thing. 무려 26년전의 작품이라고는 믿을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죠.
특수효과도 괜찮고 한시도 긴장을 늦출수 없는 구성, 어쩌면 괴물보다 더 무서운 '서로를 믿을수 없다' 라는 심리적인 압박이 일품입니다.
게다가 기 영화 더씽(괴물)은 후속작인 게임 더씽(괴물)을 만들었습니다..(그 남극기지의 생존자는 찾는 다는 내용인 게임으로 팀으로 움직이며 팀들은 서로 의심은 하지만 누가 괴물인지는 확인을 못한다는...그래서 주사기로 확인을 하기도 합니다...)
우왕ㅋ...괴물...기억나는구나..
저도 '괴물' 과 '지옥인간' 이라는 영화를 어릴때 보고....
그 후로 공포, 호러, 고어의 세계로 빠져든 기억이 나네요...
ㅎㅎ..지금이야 손쉽게 구하지만, 그당시 무삭제 영화 구할려고 애쓰던 기억도...
이거 예전에 재밌게봤었죠.결정적인건 여자가 한명도 안나오는..
한국의 괴물과 헷갈리기도 하구요... DVD구형은 중간에 괴물이 사람던질때 마네킹던지는 티가 났는데 나중에 나온 dvd는 이걸 절묘하게 수정해서 없더군요...
고전명작중의 하나....
정확히는 여자가 아예 안나오지는 않아요...중간에 티비를 보는 씬이 있는데 거기서 여자 두명인가 세명이 에어로빅하는 장면이 나오지요... 짧지만요.. ㅎㅎㅎ 영화에 직접등장하는 인물은 아니지만요. 거기다가 초기에 국내출시된 호러 영화중 삭제가 가장 덜된 영화이기도 하고요
저 중학교때 본 비디오였죠...그이후로 존카펜더 광팬이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지금도 괴물과 호라이즘 이벤트는 제가 본 호러 영화중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에일리언의 모티브가 된 이작품 괴물....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커트 러셀이 외계인인지 아닌지를 알아내기 위해 구리선을 불에 달구어 준비한 피에 지지는 장면 그때 피가 확확 움직이며 묶여 있던 사람이 변하는 장면이 가장 놀랬고,... 충격이였던 기억이 납니다..
이 영화 명작중에 명작...최고중에 최고...
상당히 오래전에 만들어진 영화
저당시 특수효과치고 놀라운 기술이었다.
아마 그때당시 울나라에선 우뢰매가 한창 뜨던 시기였을듯
지금 이영화 어디서 볼수 있나요??
아무도........ 음악을 엔니오 모리꼬네가 담당했다는 말을 안하시는군여... ㅜㅜ
원제가 the thing 이었지요 아마?
옛날 영화 치고 요즘봐도 재밌답니다 ㅋㅋㅋ 걸작이에요
호러매니아들 사이에서 100대 작품에 드는 걸작이죠.
최고의 장면은
대원들을 모아놓고 커터칼로 엄지 손가락을 그어서 피를 받는 장면...
시쳇말로 후덜덜입니다.
어린 시절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는...
어릴적 비디오가게에서 "괴물있어요?" 물었더니 잘 모르길래. "the thing이요~" 가게 주인모녀 왈 "띵? 띵띵? 띵이래 꺄르르르..." 순간 제 머리가 띵~~~했었죠
이거 제 호러영화 다섯손가락안에 들어가는 영화인데..ㅎㅎ
엠엔캐스트에서 검색하면 피로 서로 의심하는 그런 과정이 나올겁니다..
제가 올렸음..ㅎㅎ
아 그리고 음악도 엔니오 모리꼬네가 담당했죠..
두둥...... 두둥......
긴장감이 장난 아님..
가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의 요수도시에 괴물을 오마쥬한 장면이 있죠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패컬티는 스토리라인이 거의 똑같습니다
패컬티에서 괴물의 혈액검사를 기가 막히게 바꿔논 걸 보면 참...^^
저도 정말 재밌게 봤었던 영화입니다. 정말 무서웠다는...어린 시절에..;;
이 작품 정말 사랑합니다.^^
존카펜터 쵝오의 작품,,
갠적으로 에이리언보다 더 높이 평가하고싶어요~
스탠윈스턴 당신도 여기에 참여했었군요 ㅠㅠ
괴물을 스탠 윈스턴의 영화라고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괴물의 인상적인 특수효과를 디자인하고 만들어낸 사람은 롭 보틴입니다. 로보캅, 토탈 리콜 등으로 유명한 사람이죠. 스탠 윈스턴은 후기에 보조로 참여했습니다. 스탠 윈스턴 추모 기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스탠 위스턴의 특수효과가 인상적인 영화 괴물'이라고 하는건 다소 과장된 표현이 아닌가 싶네요. 고인도 이작품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으실것 같습니다.
저도 친구놈이랑 같이 개머리 사람머리 보면서 야아 멋지네 낄낄낄 하다가 손가락 면도칼 쓰윽에선 후덜덜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http://kr.youtube.com/watch?v=TevQS4qgE_Q&feature=related
스틸컷에 나오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