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포 Z급 좀비 영화
(스포일러가 있어요. 알아도 상관없는 내용이긴 하지만.)
모라 타우는 아마 아프리카 대륙의 어딘가에 있는 해변 마을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 내에서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아요. 하긴 아프리카라고 주장하는 세트 마을엔 몽땅 백인뿐이죠. 여기서 의미있는 정보들을 찾는 건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모라 타우라는 이름도 그냥 멋있으라고 즉석으로 지은 거겠죠.
좀비 영화입니다. 제목에도 나와있으니 당연한 거죠. 이 영화의 좀비들은 다이아몬드를 품고 침몰한 난파선의 선원들인데, 좀비가 되어서 다이아몬드를 수호하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를 노리고 온 수많은 사람들이 반 세기가 넘는 동안 꾸준히 좀비들에게 학살되어 인근 묘지에 매장되었지요. 인근 저택에 살면서 이 난파선을 지키는 사람은 피터스 부인이라는 할머니입니다. 이 할머니의 남편 피터스 선장이 좀비들의 우두머리지요.
피터스 부인은 다이아몬드를 파괴하면 좀비들의 저주가 풀릴 것이라고 믿습니다. 어떻게요? 왜요? 만드는 사람들도 거기에 대해 별 자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중간에 남자주인공 다이버의 입을 통해 그 논리의 허약함을 타파하려 하고 있으니까요. "저기요, 뉴욕으로 잽싸게 날아가서 다이아몬드를 팔면 어때요? 좀비들이 다이아몬드를 찾으러 5번가 보석상으로 쳐들어갈까요?" 물론 할머니에겐 그런 논리가 하나도 안 먹힙니다. 영화에서도 마찬가지고. 결말까지 말한다면, 할머니는 그냥 다이아몬드를 찾아서 난파선 옆의 바다에 뿌린답니다. 이것으로 좀비들의 저주는 풀려요. 그렇게 깊은 곳에 뿌리지도 않았으니 나중에 다시 꺼내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주인공들은 그런 생각 따윈 하지 않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상한 건 한둘이 아닙니다. 알고 봤더니 좀비들은 저택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은 납골당의 관 속에 사이좋게 누워 자고 있다가 밤마다 나온답니다. 몇 십 년 동안 거기 살고 있다면 좀비들이 어디서 숨어지내는지 모를 수가 없어요. 그렇다면 아무리 좀비들이 힘세고 무적이라고 해도 처분할 방법이 전혀 없지는 않았을 겁니다. 애꿎은 다이아몬드를 버릴 필요는 없었다고요. 아, 그러나 샘 카츠먼의 싸구려 영화에서 논리를 찾는다는 것은... 말을 말죠. 그 사람들도 몰랐던 건 아닙니다. 그냥 쫀쫀하게 따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거죠.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는 좀비들이 물 속에서 돌아다닌다는 것입니다. 말이 되지요. 좀비들과 다이버들의 사투를 그리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고 그림도 될 것 같지 않습니까? 한 번 상상해보세요. 물론 여러분이 상상한 장면은 실제 영화 장면보다 더 무섭습니다. 당시 싸구려 영화에서는 기술적 한계가 있어서 바다 장면은 진짜 바다 장면이 아닙니다. 일반 세트 안에서 물 속인 척 하고 찍은 거죠. 딱 <뽀뽀뽀>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시도한 것이 나중에 루치오 풀치의 '좀비 대 죠스' 같은 결과를 맺게 되고... 뭐,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런 식의 Z 무비의 특수효과가 너무 세련되면 재미가 없지요.
기타등등
이 영화의 각본가 버나드 고든은 자기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한 적이 별로 없지요. 매카시 시절 블랙리스트 희생자들 중 한 명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레이몬드 T. 마커스라는 가명으로 참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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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는 글을 무척 귀엽게 써요.
포스터의 비명지르는 여인네 뒤편에 손뻗는 남자가 좀비???
무지 허접하군요
포스터에 보이는 바다에 좀비들이 언급한 뽀뽀뽀식 물세트인가 보군요,.
시간많으면 한번 보고싶네요.
언제나 익스트림무비에 감탄하는 것 중 하나가 이미지를 어떻게 그렇게 잘찾으세요?
슬라이드가 항상 10개정도는 차있던데 검색해서 긁어오시는건지 보유dvd캡쳐인지 아무튼 감탄.
물속에서 움직이는 좀비라.. 허접 좀비영화 '악령의 늪(Zombie Lake)'이라는 영화가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