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다큐 혹은 심령공포?
싱가포르에서 개봉한 서극의 신작 <실종>(深海尋人, The Missing)을 보았다. 서극이 제작, 연출, 시나리오를 담당한 이번 영화에서는 매우 다양한 장르들이 펼쳐진다. 일단 시작은 해양다큐멘터리이다. 맑은 바다 속에서 사진을 찍으며, 사라진 도시의 유적을 탐험하는 잠수부들을 담고 있는 화면은 매우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런데 이 영화의 처음 부분을 보다보면 과연 이것이 무협영화를 찍던 서극의 영화인가라는 의문에 잠시 빠지게 된다. 어쨌든 그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시간이 좀 지나고 난 후, 주인공을 맡고 있는 안젤리카 리의 애인이 잠수 중에 사망하고, 그의 장례식에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 그렇다면 이 영화는 그 죽음의 비밀을 밝히는, 일종의 스릴러 영화가 될 것인가? 좀 더 지켜보기로 하자.
안젤리카 리의 직업은 정신과의사이다. 양가휘도 잠깐 이 영화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도 정신과 의사로 병원의 원장이다. 안젤리카 리는 애인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밝히고 싶어 한다. 그녀도 같이 바다로 탐사를 갔었는데, 사고 이후 그녀는 기억을 잃어버렸다. 아, 그렇다면 여기서 이 영화를 기억상실증 환자가 나오는, 우리가 지겹게 많이 보았던 소재의 영화로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녀는 약물을 투입하고 최면을 걸어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려 내려고 하지만 그것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장첸이 등장한다. 그는 안젤리카 리에게 와서 죽은 애인이 사고로 죽은 후 귀신이 되어 나타난다고 하소연을 한다. 안젤리카 리는 장첸과 함께 그의 아파트에 가서 귀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본격적인 호러 장르로 변화한다. 홍콩은 귀신이 자주 출몰하는 도시이다. 홍콩의 낡고 좁은 아파트들은 귀신이 나오기 딱 적당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그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이 영화에 나오는 귀신의 형상은 좀 독특하다. 안젤리카 리의 애인 귀신은 검은 옷을 입었는데 마치 다스 베이더처럼 보인다. 그 귀신은 사람의 몸과 접촉을 하면 종이가 타버리듯 불이 붙는다. 이것은 귀신을 일종의 에너지로 보는 시각에서 기인한다. 사람의 몸과 접촉하면 그 에너지가 소진되는 것이다. 장첸을 따라서 안젤리카 리도 귀신을 보기 시작한다. 일단 귀신을 보게 되자 홍콩을 떠도는 귀신들은 모두 그녀의 집으로 찾아온다. 이 부분은 귀신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충분히 무서운 장면들이 이어진다.
귀신들은 대개 억울한 사연을 안고 있기 마련이다. 이 영화에서는 상해 출신의 젊은 여성이 일본의 바다에서 빠져 죽었고, 그 원귀가 홍콩으로 돌아온다. 그 원귀는 이사벨라 롱이 연기하는 여성, 그러니까 안젤리카 리 애인의 여동생에게 들어가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인다. 안젤리카 리는 상해까지 가서 그 원귀의 한을 풀어준다. 여기까지 보면 전통적인 아시아 호러적인 드라마가 펼쳐진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렇게 단순하게 끝나지 않는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을 맡고 있는 안젤리카 리는 기억상실증에 걸려 있고 약물까지 투여해서 기억을 되살리려고 한다. 이런 소재의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반전이라면 반전이 이 영화에서도 들어가 있다. 그것은 대충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를 볼 기회를 가질 관객들을 위해 그게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기로 한다.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멜로 장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영화는 애절한 사랑이야기인 것이다. 중간에 귀신이 나오는 부분은 전혀 다른 영화처럼 보인다. 결국 이 영화는 해양다큐멘터리, 스릴러, 호러, 멜로 등이 결합되어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영화는 아주 지루하지는 않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한다. 영화의 중심이 너무 흩어져 있어서 어디에 집중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영화가 되고 말았다. 서극은 무협영화나 액션영화를 찍던 시절과는 결별을 하고, 좀 더 새로운 영화세계로 들어가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그 시도가 성공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과연 서극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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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고 중심없는 연출력은 장르가 바뀌어도 어디 안 간다는 거군요 ㅋ
글쎄, 이 영화는 좀 그렇습니다....
옛날 영화들은 정말 좋았었는데...
요즘은 왜이럴까요...
서극의 시대가 끝이 난걸까요...
여전히 서극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니 좀 더 지켜보는 게 좋을 듯 싶네요...
순류역류를 보면서... 역시 서극은 죽지않았어!라고 외쳤는데...
그 뒤로도 또 "..."스런 행보를 하고 있군요...
하아... 옛 서극이 너무나 그립사옵니다...
<순류역류>는 정말 대단했죠. 그가 그런 영화를 다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서극 정말 좋아하는 감독인데..
요즘은 영화들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순류역류는 정말 최고였는데...
ㅠ.ㅠ
저도 안타깝습니다...
서극의 영화가 갈길을 잃었다는 실종인줄 알고 들어왔다가..
제목이 실종인줄 알고 보다가..
결국엔 서극이 갈길을 잃어서 실종된걸로 끝이 나는군요..
그러게요. 이번 영화 제목이 의미심장하죠?
생각외로 훌륭한 작품에서 뭥미까지 참 종잡을 수 없는 분 같습니다. ㅎㅎ
진짜 몰라서 물어보는 건데 '뭥미'가 무슨 뜻이죠?
한글 위키백과에 나오길...
오타에 의한 신조어의 예
오타에 의한 인터넷 신조어는 의외로 많다.
뭥미 - '뭐임'의 오타.[1]
....라고 하네요..^^;;
아 그렇군요. 고마워요...
보통 '이뭥미'로 쓰이는데 "이게 뭐임?" 이죠.
"이게 도대체 뭐냐 -_-"" 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보시면 거의 정확할 거에요.(이모티콘 표정 그대로)
아~~ 울 서극 형님은 그냥 칼이 난무하고 총알이 빗발치면서
느와르의 그 끈적끈적함이 묻어나는 바바리가 최곤데. ㅎㅎㅎㅎ
서극하면 바바리보다는 촉산이 먼저 생각나는 1인..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