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약한 드라마, 지루한 액션
1990년에는 브루스 윌리스와 함께 <다이 하드 2>를 만들던 사람이 2006년엔 <커버넌트> 같은 영화를 만들고 있으니, 레니 할린도 많이 안 됐죠.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냥 할린이 할리우드에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한 것뿐이죠.
<커버넌트>는 딱 텔레비전 시리즈 파일럿 같은 영화입니다. 저예산으로 퀘벡의 시골 마을에서 무명의 배우들을 동원해 찍었지요. 가격도 싸요. 특히 특수효과는 저렴한 티가 납니다. 충분한 인원과 시간을 주지 않고 닦달만 한 게 그냥 보인단 말이에요. 그래도 적당한 비수기를 노려 한 번 1위를 하기도 했습니다만.
영화의 내용은 마법에 관한 것입니다.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유럽에서 건너와 입스위치라는 미국의 시골 마을에 정착했습니다. 초능력은 첫번째 장남에게만 유전되는데, 이걸 남용하면 노화가 빨리 진행되어 수명이 짧아지죠. 영화의 주인공은 초능력을 물려받은 남자애들 중 한 명. 영화가 진행되면 살인사건을 비롯한 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결국 주인공은 그와 대등하거나 조금 더 센 초능력을 가진 악당과 정면 대결을 벌이게 됩니다. 그러지 않으면 인질로 잡힌 여자친구가 죽거든요.
캐릭터들과 드라마에 대해 뭔가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이 영화에서는 그게 불가능합니다. 이 영화에는 제대로 된 드라마가 전혀 없어요. 모든 건 관객들에게 배경이 되는 세계의 설정을 설명하기 위한 핑계죠. 그것이 완전히 전달되면 영화는 의무를 다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파일럿인 거죠. 심지어 다음 이야기를 위해 결말까지 열어놓았는 걸요. 정말 파일럿이 아닌 게 맞나요?
액션도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싸움 장면에서 보여주는 능력이라는 건 와이어에 매달려 이리저리 날아다니다 물 덩어리처럼 생긴 3차원 오브젝트를 상대방에게 던지는 게 대부분이란 말이에요. 싸움의 결과도 간단한 덧셈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따분하죠. 차라리 그냥 주먹질 싸움을 보는 게 더 재미있겠어요.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캐스팅입니다. 잘 생긴 남자애들과 예쁜 여자애들이 적당히 섞여 있긴 한데, 이들에게는 배우의 개성을 찾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두 명밖에 안 되고 인종적으로도 차별화되는 여자애들은 구별이 가지만, 남자애들은 정말 한심해요. 특히 주인공 남자애와 악당 남자애는 너무 닮아서 구별이 안 갑니다. 얘들은 배우보다는 게이 포르노에 더 잘 어울려요. 구체적인 캐릭터보다 무개성적인 잘 빠진 몸매가 더 잘 눈에 들어오는 사람들입니다. 수영이나 샤워를 빙자해 벗는 장면도 많고. 뭐, 내용 대신 이런 것만 따로 즐기는 방법도 있겠군요.
기타등등
13일의 금요일이니 호러 영화를 보자고 고른 거였는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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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론 호러 맞아요. 만약 이걸 친구를 졸라서 친구 돈으로 같이 봤다면... 그 다음을 상상하기 두렵군요(웃음)
이 정도면 구타유발극이죠...
굉장히 신랄한 비평인데, 가슴에 팍 와 닿는군요
이거 극장에서 개봉하길 기다리다가 그냥 포기한 영화였는데 킬링타임용으로조차도 안되는 수준인가보죠?
제가 DVD로 본 영화군요.
글 쓴님의 이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DVD케이스 빨에 속아서 사고 후회했답니다.
이 영화 정말 미치는줄 알았어요
어쩌면 이렇게 재미없을수가 있얼가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