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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의 흐름을 주도한다

여름이면 공포영화들이 줄지어 개봉하는 것이 관례처럼 된 지 오래지만 <바디>, <카르마>, <카핀>으로 이어지는 올해의 목록들은 좀 특이하다. 이 공포영화들의 원산지는 일본이나 할리우드가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태국이다. 올해 여름에 개봉할 예정인 한국 공포영화가 <외톨이> 한 편인 것에 비하면 태국의 공포영화의 성장은 놀랄만한 일이다. 물론 2002년부터 태국 공포영화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팡 형제의 <디 아이>가 돌풍을 몰고 오며 할리우드에서도 리메이크되었고, <셔터>도 ‘무섭다’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흥행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에도 <샴> 등 태국 공포영화는 간간히 찾아왔고, 팡 형제는 할리우드에서 <메신저>를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동남아에서 공포영화를 만드는 곳은 태국만이 아니다. 한국에 공식적으로 수입되지 않을 뿐이지,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만들어지는 공포영화들도 많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들에서는 대개 예술성 위주로만 영화를 고르기 때문에, 동남아시아의 공포영화나 오락영화를 국내에서 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인터넷에서는 동남아시아 공포영화들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원혼과 흉가, 살인극 다양한 소재의 동남아 공포영화가 이미 우리 곁에 있는 것이다.

국내에선 볼 수 없지만, 동남아 지역에서 송출되는 위성채널 시네마 원에서는 50, 60년대에 만들어진 동남아 공포영화들도 많이 방영된다. 동남아 공포영화는 전통적인 귀신 이야기부터 악마, 좀비, 흡혈귀까지 공포영화의 다양한 하위 장르를 섭렵해 왔다. 동남아시아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영화들을 꾸준히 생산해왔던 것이다. 다만 우리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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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중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동남아시아의 영화중에서, 공포영화가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공포 자체가 보편적인 감정이기 때문이다. 태국이 주도하는 동남아시아의 공포영화는 ‘동양인’이라는 동질감 덕분에 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일본의 공포영화가 무서웠던 것은, 산 채로도 귀신이 될 수 있는 인간의 ‘원한’을 극도로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의 공포영화들은 불교의 영향력이 강한 덕에 윤회와 업보 그리고 자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팡 형제의 <디 아이>는 각막 이식 수술을 받은 여인이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게 되는 과정을 통해서, 숙명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인간과 귀신이 공존하는 세계, 샤머니즘이 여전히 존재하고 압도적인 자연의 신이 실재하는 세계를 그려낸다.

다소 촌스럽기도 하지만, 태국 공포영화는 인간의 내부와 외부에 공존하는 공포의 실체를 정면으로 그려내며 묵직하게 다가온다. 전통적인 귀신 이야기건, 고어이건, 심리극이건, 태국의 공포영화는 이미 한국 공포영화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싱가포르에서는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공포영화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유가 무엇이든, 많은 사람들이 익숙하게 공포영화를 즐긴다는 것이다. 70년대까지 한국에서도 공포영화가 큰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동남아에서 공포영화는 꽤 인기장르다. 또한 동남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은 결코 후진국이 아니다. 경제 규모는 한국보다 작지만,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의 국가경쟁력은 오히려 높다. 또한 태국의 CF제작과 연출력은 세계 정상급이다. 태국의 영화가 세계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뛰어난 영상 연출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동일한 문화권을 지닌 동남아시아의 영화 제작환경은 결코 한국에 뒤진다고 할 수 없다. 동남아시아의 영화들은 이미 한국영화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특히 공포를 비롯한 장르영화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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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ken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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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데드맨 2008/06/09 11:36

    동남아시아는 뭔가 공포영화소재가 널린듯싶네요
    주위에 미신 도 많고 뭔가 느낌자체도 공포적인 요소가 참 많은지역인듯..

    따지고보면 주위에 전설이나 미신이 많고 그래서인지 공포영화소재가 널린것 같습니다

  2. 남규리 주연, 한국호러 '고사' 무시하남여?^^ 이 영화도 올 여름 개봉예정인 걸로 아는데. 별로 기대는 안되지만 그래도 기대해봅니다.

  3. 아, <바디>는 정말이지 너무 실망해서리. T^T
    CG 실험장 같은 느낌이었달까?

  4. 글 잘 읽었습니다. 평소 태국 공포영화가 궁금했는데 깔끔하게 정리해주셨네요.
    그런데 글을 읽고 나니 몇 가지 의문이 생겨서 적어봅니다.

    1. 글 중간에 "태국의 공포영화는 이미 한국 공포영화의 수준을 뛰어넘었다"라고 쓰셨는데 이 부분은 저두 많이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우리나라의 최근 공포영화 중에서는 <소름>과 <장화, 홍련>을 빼면 그리 압도적인 완성도를 자랑하는 영화는 없었다고 생각되거든요.
    그건 그렇고, 그런데 글 말미에 "~바짝 쫓고 있다"라고 쓰신 부분은 앞에서 내린 단정과 배치되지 않나요?

    2. 역시 글 말미에 "~결코 한국에 뒤진다고 할 수 '있다'."는 '없다'의 오타겠죠?

    3. 아참, 팽 브라더스는 홍콩 출신이고 <디 아이>도 홍콩 영화 아니였나요? 그럼 수고하세요.

    • 3번 의문점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인데..
      팡 브라더스의 첫 성공작인 방콕 데인저러스가
      태국영화이기도 했고
      팡 브라더스가 태국영화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디 아이의 제작 국가 중
      싱가포르가 포함돼 있으니
      동남아 영화로 구분한 게 아닌가 싶네요.

    • makeneko 2008/06/09 22:28

      1. 공포영화는 주춤하고 있는 한국영화를 이미 넘어섰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영화산업 전체로 본다면 여전히 한국이 앞서있다고 볼 수 있겠죠. 그래서 태국 영화가 바짝 좇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2. 오타입니다. 수정하겠습니다.
      3. 팽 브러더스는 홍콩 출신이지만, 태국으로 이주해서 영화를 만들기도 하는 등의 활동을 했더군요. 태국영화와도 관련이 있고, 제작국에 싱가포르도 있고 하니 전체적으로 동남아 영화의 범주에 넣어도 될 거라고 봅니다. 요즘 합작영화에는 영화의 국적이 점점 희미해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5. 아놔 남규리 고사 지못미 ㅠ.ㅠ

  6. 촌부리 2008/06/13 18:06

    태국영화의 주류는 공포물입니다. 태국영화관에서 일년내내 상영되고 있는 장르 또한 공포물이고요. 태국영화의 주류인 공포영화는 아무래도 불교라는 종교의 영향이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태국의 공포영화는 발전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제 주위의 태국사람들은 "디 아이" 가 태국영화라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