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블 데드>(1981)
영화에 있어서 ‘호러’ 장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그렇다면 과연 장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두 간단하게 대답할 수 없다. 사실 장르 이론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영화이론의 한 분야이고, 시대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니 시간을 두고 하나씩 생각해보기로 하자.
일단 영화연구를 하는 데 있어서 역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영화가 이른바 발명되었던 시기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어떤 역사적인 계기와 배경이 있었는지 알 필요가 있다. 우리가 호러라고 말하는 영화장르의 역사도 에디슨 혹은 멜리에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니 그 이전의 다른 공포소설이나 연극이 그 기원에 있었다. 이것 역시 시간을 두고 살펴볼 생각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는 호러 장르에 대한 몇 가지 아이디어들을 정리해보도록 하자. 일반적으로 호러영화로 지칭되는 영화들은 괴물 혹은 귀신이 나오거나, 슬래셔 무비 혹은 고어라고 불리는 사지절단 영화이거나, 또 이런 영화가 변형된 형태라고 보이는 스플래터 무비 등의 하위 장르까지 통칭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아예 다른 장르처럼 호러를 규정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또 어떤 이는 만약 다른 장르처럼 호러를 규정할 수 없다면,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영화를 호러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런 주장에 반론을 하는 다른 학자들은, 그렇다면 관객들이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 영화들은 어떻게 하냐고 불만을 표시한다. <디 아이>(2008)
결국 장르에 대한 규정 역시 시대적인 변화를 겪는다. 모든 영화를 아우르는 또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장르에 대한 정의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사실 실현되기 어렵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구체적인 시간적 배경 속에서 그리고 구체적인 영화들을 통해서 호러라는 장르에 접근할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남은 숙제이지만, 지금 대략적인 스케치를 해보자면, 호러는 대개 정상성과 비정상성의 대비, 혹은 인간에게 가해지는 억압의 표출(억압된 것의 귀환),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공포의 표현, 문명과 야만의 대결 등으로 그 특징을 말할 수 있다. 이것은 이제 상식적인 내용이 되었지만, 역사적으로 그런 인식이 어떻게 생성되었는가는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호러에 대한 연구가 여전히 주변적인 위치에 있지만, 외국 그러니까 서구에서는 그렇지 않다. 호러는 어찌되었든 주류 문화의 전복적 가치를 담지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이론의 영역에서 호러영화의 연구는 주변적인 위치에 있을 수가 없다. 이것은 포르노그래피에 대한 연구가 단순한 장르적 차원을 넘어 그 사회의 도덕적 가치 혹은 경계를 보여주는 가능성과 비교될 수 있다. 호러 역시 마찬가지이다. 호러는 더 나아가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공포와 불안이 무엇인가를 드러낸다. 이 때문에 호러에 대한 연구는 다른 장르에 대한 연구보다도 더 근본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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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장르에 대한 개인적인 논점이 몇가지 있는데
1. 플래툰 같은 전쟁영화도 호러장르인가?
2. 고어영화는 기본적으로 호러장르인가?
3. 무서운 영화 시리즈는 호러영화인가?
장르팬 여러분들의 다양한 답변을 기다립니다^^
저는 말씀하신 플래툰을 보면서 너무 무서워했기 때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호러라고 생각을 합니다
고어영화는 원래부터가 호러 장르였고.. 무서운 영화 시리즈 역시 패러디물이긴 하지만 호러라고 생각합니다. 무서운 영화 이전에도 난도질 영화들의 클리셰를 가지고 코믹하게 만든 영화들이 80년에도 나왔었는데..
보시기 나름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예전에 양들의 침묵을 가지고 이게 호러영화에 포함이 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 토론도 있었는데.. 과거와 달리 호러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들이 워낙 넓어지다보니...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중에게 가까이 접근하는 미이라 시리즈나 블레이드 시리즈 같은 것들도 호러영화인데.. 일반 관객들은 이걸 호러로 보기 보다는 액션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더군요. 아.. 터미네이터 1편이 개봉되었을때.. 이건 호러다라고 얘기가 많았습니다. 워낙 무서웠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호러로 분류하는 곳들이 많았구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호러영화에 대해서 얘기를 한적이 있었는데... 절대로 주류 영화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못을 박더군요. 이에 대해서 자세하게 풀어서 얘기를 하진 않았는데. 점점 대중과 가까이 되는 것은 호러 본연의 색깔이 약해지기 때문에 한 얘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저는 호러가 대중에게 더 가가이 다가섰으면 싶지만.. 또 한 편으론 경계가 무너지는 것에 안타까울때도 있고 그렇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