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2008)
리뷰/액션 / 어드벤쳐 2008/05/21 11:30자기 복제의 게으른 영화
그러나 인디의 아우라는 살아있다
성궤와 성배에 이어, 이번 인디아나 존스 영화의 테마로 등장하는 것은 마야의 크리스탈 해골입니다. 그렇다고 미첼 헤지스가 이미 발견한 크리스탈 해골이 그대로 다시 등장하는 건 아닙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크리스탈 해골은 옥슬리 교수라는 영국의 고고학자가 새로 발견한 것이죠. 때는 냉전이 한창인 1957년, 이미 60대의 노인네인 인디아나 존스는 수정 해골의 힘을 이용해 세계를 정복하려는 사악한 소련군과 싸웁니다.
이 아이디어가 인디아나 존스의 세계의 세계관과 어울릴까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고고학과 관련된 신비주의 괴담들로 장식되어 있긴 하지만, 인디아나 존스의 세계는 비교적 유태/기독교 세계관에 충실하죠. 하지만 제카리아 시친과 에리히 폰 데이켄의 영향 아래 놓여 있는 이 SF풍의 이야기는 전편과 나란히 놓고 보면 좀 튑니다. 특히 결말은 엉뚱한 스필버그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전 데이빗 코프의 각본도 그렇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0여년 동안 기다린 결과 치고는 실망스러워요. 일단 액션이 적고 설명이 너무 많지요. 마리온이 다시 등장한 건 좋지만, 머트나 맥, 옥슬리 교수와 같은 새 캐릭터들은 그렇게 잘 살아있지 않습니다. 케이트 블란쳇이 즐겁게 연기하긴 하지만, 이리나 스팔코의 캐릭터도 벨록이나 엘사 같은 매력은 없고요.
코프의 각본에 바탕을 둔 스필버그의 액션 신도 이전만큼 감동적이지는 못합니다. 몇몇 흥겨운 장면들이 연출되긴 하지만 그의 실력이 최대한으로 발휘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요. 솔직히 정글 속 자동차 추격전은 그냥 자기 패러디처럼 보입니다. 전에는 너무나도 영화적으로 보였던 부비트랩으로 가득 찬 고대 유적이 이제는 비디오 게임의 세트처럼 보이는 것도 아쉽고. 누굴 탓하겠습니까? 1차적 책임은 루카스 자신에게 있잖아요.
그러나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관객들에게 단순한 평가를 하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아마 시리즈와 인디아나 존스라는 캐릭터의 아우라 때문이겠죠.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여전히 인디아나 존스가 세계 정복을 기도하는 악당들과 싸우는 걸 보는 게 좋습니다. 그와 마리온이 재회하는 걸 보는 것도 좋고, 이미 고인이 되었으면서도 마커스 브로디가 태평스럽게 등장해 액션 장면에 끼어드는 걸 보는 것도 좋아요.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수십 년 동안 알고 지내왔던 커플의 뒤늦은 결혼식과 같은 영화입니다. 이미 그들에 대해 알만큼 알고 결혼식은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들이 결혼하는 건 좋은 일이고 그들이 결혼식에 우리를 초대해 준 건 그냥 고맙단 말이에요.
기타등등
'빨갱이 축출'에 열을 올리는 매카시 시절 미국 묘사는 남 이야기 같지 않더군요.
2008/05/20 - [개봉작 / 예정작] -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2008) by Lo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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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님이 단 댓글은 영화의 스포일러에 해당하기 때문에 부득이 하게 지웠습니다.
영화를 아직 안보신 분들을 위해
가급적 결말에 대한 언급은 피해주시기 바랍니다.
저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네요.
저도 인디아나존스라는 작품의 느낌과 다른, 뭔가 다른 작품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뭐 볼만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3편같은 기대감을 가지면 100% 실망할 작품이지만... 그래도 역시 인디는 인디더군요.
80년대판 인디애나를 2008년 기술로 보는 느낌...의 영화랄까나요...
근데, 데이빗 코엡...아닌가요? ㅡㅡa
그나저나... 프랭크 다라본트가... 최종승자일지도;;;;;
(대체 이 사람 각본의 어디가 맘에 안들었던 걸까나요)
왜 차단이..
혹시 댓글 차단 말씀이신가요?
j4life님 댓글 중 최근 삭제된 건
시드니 폴락 관련 포스팅에서 인데
근래 스팸 댓글이 기승을 부려서 설정해놓은
필터링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 댓글 삭제가 의도된 것이 아니라면
복원하도록 하겠습니다.
60년전 스트리 라인
70년전 코미디
80년전 배우들
90년전 컴퓨터 그래픽
이 정도가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의 리뷰에 적당할거 싶군요.
정말 보면서 눈물 젖은 팝콘을 먹게 만든 이 영화 저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