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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인디아나 존스

19년만이다. 89년 어두컴컴한 극장 좌석의 하나를 차지하고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의 엔딩을 보면서 우울했던 기억이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 영화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가 고작 3편에서 끝난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007 시리즈처럼 하고 싶었다는 얘기는 역시 헛소리에 불과했다며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내 인생 최고의 영화는 아니지만, 최고의 어드벤처 영화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위대한 오락영화라는 찬사가 전혀 아깝지 않은 영화다. 그런 영화의 마지막을 보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다행히 19년의 시간이 흐른 2008년 5월 20일, 오늘 오후 2시 용산 CGV에서 시리즈 4번째 영화인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왕국의 해골> 기자 시사회가 열린다. 19년 전과 달라진 것은 없다. 인디가 나이를 먹었듯이 나 역시도 나이를 먹었고, 여전히 그를 보기 위해서 평소와 달리 바쁘게 움직일 것이다. 그리고 과거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의 한 사람으로 두근두근 애를 태우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잠이나 제대로 올지 모르겠다.

이틀 전 <인디아나 존스> 3부작을 복습도 하고, 오랜 추억을 되새기고자 1편부터 순서대로 다시 감상을 했다.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이놈의 영화는 여전히 재미로 충만했다. 색다른 발견은 이어서 영화를 보게 되니, 액션의 스피드가 굉장한 속도로 발전을 했음이 눈에 띄게 드러났다. <레이더스>의 자동차 추격 장면, <인디아나 존스>의 갱도 안에서 롤러코스터 그 자체인 쾌속 질주, <최후의 성전>은 또 어떤가! 베니스의 물살을 가르며 벌어지는 보트 추격전과 탁월한 기마술로 독일군 탱크를 놀리며 요리조리 피해 다니면서 벌이는 대결은 몇 번을 봐도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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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작을 보면서 궁금한 것은 젊은 관객들에게 과연 <인디아나 존스>가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건지의 여부다. 요즘 관객들은 빠르다 못해 전광석화 같은 영화에 너무나 익숙하다. 007 영화가 새롭게 변신을 하고, <본 얼티메이텀>에 열광하는 세대가 아니던가. 그리고 비슷한 어드벤처 영화로는 <미이라> 시리즈의 퓨전식 어드벤처 영화가 더 익숙한 것이 요즘 관객이다. 보다 큰 스케일과 화려한 특수효과에 힘입은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끊임없이 토해내는 최근 영화들을 떠올리면, <인디아나 존스>는 젊은 관객들에게 특별한 영화가 아닐 수도 있다.

오늘 오후 2시면 영화의 전모를 확인을 하겠지만 <크리스탈 왕국의 해골>은 예고편만 보더라도 클래식의 느낌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크게 감동을 먹었다. 오래전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열광했던 그 느낌 그대로다. 나이를 먹었지만 너무나 익숙한 해리슨 포드의 얼굴, 음악만 들어도 가슴이 벌렁되는 존 윌리엄스의 메인 테마, 그리고 살짝 이름만 걸쳐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브랜드. 영화는 초고속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적어도 <인디아나 존스>와 관련한 것들은 그 시절 그대로의 느낌으로 와 닿는다. 중년 남자의 로망을 실현한 인디아나 존스. 그의 복귀가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졌는지, 혹은 뒤늦은 타이밍이 될지, 영화가 줄 수 있는 즐거움만큼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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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인디아나 존스>와 관련한 추억이 하나 있다. 운이 좋게도 나는 이 시리즈를 순서대로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 시리즈 가운데 <레이더스>를 가장 좋아했는데, 85년 동시상영관에서 다시 영화를 볼 때 두들겨 맞은 적이 있었다. 당시 <레이더스>와 동시상영이었던 영화는 소년의 우상이었던 실비아 크리스텔 주연의 에로틱 스파이 영화 <마타 하리>. 그녀의 음란함에(장교가 열쇠 구멍을 통해 그녀의 자위를 훔쳐보는 장면이 지금도 선명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다) 넋을 잃고 흥분 모드에 빠져 있을 때, 별안간 누군가가 내 머리를 강타했다. 뒤에 앉아있던 아저씨였다. 항의조로 “아저씨 왜요..?”라고 하니...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란 뻔한 대사와 함께 몇 대 더 맞았다.

당시만 해도 사회 분위기는 동방예의지국 그 자체. 욕 좀 먹고 몇 대 맞는다고 해서 감히 어른에게 대들 수 없는 분위기란 게 있었다. 듣기 싫은 소리 좀 한다고 70대 할머니에게 곧장 스트레이트와 훅을 날리는 요즘 같은 막장 시대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그땐 정말 그랬다. 맞고도 그냥 투덜거리면서 “<레이더스> 보러 왔는데.. 왜요...”라는 순진한 변명밖에 할 수 있었다.

관련자료
인디아나 존스 돌아보기 (1) - '레이더스'
인디아나 존스 돌아보기 (2) - '인디아나 존스'
인디아나 존스 돌아보기 (3) -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

Posted by 다크맨

익스트림무비 추천 도서

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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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인디아나 존스 게임 총정리

    Tracked from 오래 가는 블로그 2008/05/20 10:43  삭제

    인디아나 존스 4: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개봉에 즈음하여 그 동안 등장했던 인디아나 존스 관련 게임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어드밴처 명작 최후의 성전을 비롯하여 참으로 많은 게임들이 나왔는데, 그 중에는 명작도 있고 괴작도 있네요. 영화의 개봉에 앞서 인디아나 존스의 지난 발걸음을 돌이켜 보는 차원에서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 1. Raiders of the Lost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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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 마지막 글 재밌네요..
    요즘은 뭐 함부로 때리기도 하지만, 무서워서 함부로 '못' 때리는 시대이기도 하지요;;;
    뭐..그건 그렇고...좋으시겠네요...우리나라 1% 시군요...
    보시고 빠른 소감 부탁드립니다..

    • 요즘은 때리면 큰일나겠죠 ^^; 어릴때 집 앞에 바로 극장이 있어서 여러 혜택이 많았습니다. 아침 밥 먹고 쪼르르 길 건너서 극장 안에서 놀곤 했기 때문에.. 이제 영화 보러 출발을 ㅠ.ㅠ

  2. 하하하.
    앞으로도 재미있는 추억을 종종 소개해주시길

    • 극장과 관련한 추억이 굉장히 많습니다. 찌그러진 주전자로 맞은 적도 있었는데.. 흐흐.. 영화 보러 가서 왠 폭행을 그렇게 많이 당했으려나요 ㅠ.ㅠ

  3. 벌써 19년이라니... 저는 극장에서 본 건 3편 뿐이지만, 나머지는 비디오로 수십번 본 거 같아요. 극장에서의 에피소드는 정말 요새 같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인 듯. ㅋ

    • 70년대 후반, 80년 초반만 해도 동시상영관에서는 별 일이 다 있었습니다. 나중에 하나씩 소개를 하는 것도 괜찮을거 같네요. 트래백으로 남기신 인디 게임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게임도 좋아해서.. 인디4 아틀란티스 경우는 정말 고생하면서 엔딩을 봤던.. ㅠ ㅠ

  4. 으하하하 2008/05/20 10:50

    마지막 추억 얘기 정말 ㅠ.ㅠ

  5. 워니... 2008/05/20 16:07

    마지막 이야기...왠지 시네마천국의 토토가 생각나네요 ^^

    • 옛날 동시상영관 극장에선 재미있는 일들이 워낙 많아서요.. 시네마천국 보면서 70년대 중,후반에 극장에서 있었던 추억을 많이 떠올렸었는데 ㅎㅎ

  6. 자유인 2008/05/20 19:03

    이미 보고 오신 줄 알았습니다;;;;

    그나저나... 라튼 토메이토 평점은... 신선도 80에... 평점은 7.0이더군요...

    기대치가 높아서인가...

    다행히 젤 믿고 있는 에버트 형님은 썸업을 날려주신 듯 하니...

    아무튼... 이러니 저러니 해도 꼭 봐야할 영화지요~

    • 영화 보고 왔습니다...
      완전 기존 팬들을 위한 영화더군요..
      젊은 관객들에게는 어떻게 어필이 될진 모르겠습니다
      좀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거 같구요..

  7. 지옥인간 2008/05/20 20:45

    전 초딩6때 "후라이트 나이트" 보러갔는데 옆에 있던 어떤 누나가 오징어를 주던 기억이.. 미성년자 관람 불가인데 어떻게 들어왔나 싶었나 봐요..

  8. 감칠맛나는 글입니다
    추억에서 김밥 할머니 얘기로의 연결이 멋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