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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고어영화

(본문에는 일부 잔혹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피의 미학 고어'로 다루어질 영화를 선택해보자. 아무래도 첫 연재 글이고 하니 그에 어울리는 영화를 골랐다. 고어영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허셀 고든 루이스의 1963년작 <피의 축제>이다. 요즘 기준에서 보자면 <피의 축제>에서 다루어지는 고어 장면들은 분명 심심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나 모든 일에는 기본기가 있어야 한다. <피의 축제>는 고어영화를 일약 상업영화의 총아로 끌어올린 장본인으로, 그 어떤 영화들보다 고어의 순수성이 빛나는 작품이다.

<피의 축제>는 드라이브인 씨어터를 통해서 빅히트를 기록했지만, 신체 훼손을 중심으로 내세운 영화적 특성 때문에 비평가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을 받았다. 공포영화를 바라보는 시선도 좋지 않은데 난도질을 앞세운 영화가 제대로 받아들여지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초기엔 비평할 가치도 없는 영화 대접을 받았던 <피의 축제>는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두면서, 고어영화의 총아로 떠올랐고, 80년대 프랑스에서 재조명을 하면서 영화적 가치를 다시금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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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본격적인 고어 장면 탐색으로 들어가 보자. 첫 번째 고어 장면은 갑작스럽게 일어난다. 영화가 시작되면 한 여성이 집으로 들어와 옷을 벗고 욕실로 향한다. 배경엔 긴장을 고조시키는 음악이 일정한 리듬에 의해 울리면서, 곧 어떤 사건이 일어날 수 있음을 예고하지만 이후 벌어질 살인을 짐작케 할 정도는 아니다. 살인은 순식간에 이루어지게 되는데, 당시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답게 간단한 카메라 조작을 통해서 신체 훼손의 직접적인 행위는 생략하는 방식을 택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자세하게 묘사를 해본다. 목욕을 하던 여성이 누군가를 본 듯 비명을 지르자, 화면 가득히 비호감의 남자가 칼을 들고 다가선다. 그의 눈빛은 자신이 행할 살인에 대한 환상으로 사로 잡혀 있고,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여성을 공격한다. 칼로 공격을 하는 것은 알겠지만, 남자의 몸이 카메라를 덮는 형태로 연출이 되고 있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남자의 몸이 떨어지는 순간, 들고 잇던 칼끝으로 흉물스러운 신체 일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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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첫 번째 고어 장면의 실체가 드러난다. 우리는 그 과정을 볼 수 없지만, 남자는 칼로 여자의 한 쪽 눈을 도려낸 것이다. 욕조에 머리를 기댄 채 쭉 뻗어있는 여성의 모습을 보면, 공격을 당한 눈 주변으로 붉은 물감을 푼 것처럼 보인다. 칼로 눈알을 도려낸 부위는 너무 깔끔하게 처리가 되어 리얼리티(요즘 기준에서 보자면)를 떨어트린다. 그리고 점점 흥분을 하는 남자의 표정이 클로즈업 되면서 음악도 한껏 고조되기 시작하면, 서서히 여성의 나신을 카메라가 담아낸다.

이윽고 남자는 다시 칼을 놀린다. 조금 전과 달리 남자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예측하기 쉽다. 그는 토막을 치듯이 칼을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내려치면서 부지런히 그 동작을 반복한다. 여성의 모습은 남자의 등에 가려져 있어 역시 훼손의 순간은 생략된다. 다음 장면이 이어지면 남자는 절단된 여성의 다리를 보자기에 집어넣고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절단된 다리의 끔찍한 모습을 과감하게 드러냄으로서 <피의 축제>가 어떤 영화인지를 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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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고어영화답게 오프닝 시퀀스를 끔찍한 살인으로 처리한 <피의 축제>는 갑작스럽게 시작을 했지만, 대단히 깔끔하게 마무리를 한다. 요즘 잔혹 영화들에 단련된 관객들을 만족시키기란 역부족이다. 그러나 <피의 축제>의 제작년도는 1963년! 무려 45년 전의 구닥다리 영화다. 당시 관객들이 이 첫 번째 살인 장면을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나 노골적으로 신체 훼손을 영화의 중심으로 내세운 고어영화가 없던 시기라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첫 번째 고어 장면은 이렇게 끝이 난다. 조금은 심심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첫 살인 장면에서 느껴지는 이상할 정도의 생동감과 엄숙한 분위기는 대단히 매력적이다. 그것은 고어의 표현에서 비롯되었기 보다는 살인을 행하는 남자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잔뜩 상기된 표정과 만족스러운 웃음, 한 순간 화면을 가득 메우는 광기 어린 시선 처리의 강렬함이 영화를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뇌리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마치 문신처럼 지우기가 쉽지 않은 특별한 경험이다.

Posted by 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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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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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킨스 2008/05/27 14:44

    와우 첫 연재글이 올라왔군요
    선리플 후감상 :-)

  2. 좋아요 2008/05/27 15:29

    피의축제..
    말로만 듣던 영화인데..
    너무 오래되서 보기가 좀 그랬었는데...

    토막난 사진이 리얼하게 보이는데
    영화로 보면 좀 그럴려나... ^^;

    • 워낙 오래된 영화이고 해서 스틸로 보는것과 실제 영화가 좀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같이 디테일하게 보여주고 그런건 아니라서요

  3. 허쉘고든루이스 2008/05/27 20:59

    불행하게도 이분 영화를 하나도 본적이 없었네요
    주로 80년대 나온 고어영화들만 봤거던요..
    중요 작품들 몇개 뽑아서 소개를 해주시면 좋을거 같아요

    • 요즘 보시기에는 많이 심심할거 같습니다. 액션 영화들도 워낙 자극이 심해졌기 때문에.. 2000매니악은 기회 되면 한번 보세요.. 리메이크도 나왔긴 한데.. 코믹하기도 하고.. 볼거리도 있고 괜찮습니다..

  4. 허셀 고든은 국내에서 제대로 다뤄진적이 없는것 같은데
    이번에 좋은 기회가 될거 같군요..
    열심히 읽겠습니다.. 자주 업데이트를... 부탁

    • 국내에선 공포영화 자체가 천덕꾸러기라서 여름용 아니면 다뤄지기 힘든 경향이 있습니다. 허쉘의 전체를 다루진 않겠지만.. 감독에 대한 이야기와 대표적인 작품에 대해서는 다뤄보겠습니다.. 자주 업데이트 ^^

  5. 지나가다 2008/05/28 11:38

    잘 읽었습니다. 기대보다 글이 좀 짧은 감이 있어서 아쉽네요.
    앞으로 연재를 기대하겠습니다.

    • 시작이고 해서 하나의 장면만을 다뤘는데.. 특성상 글을 길게 연재하지는 않을거 같네요.. 대신 자주 업데이트를 하는 것으로.. 다음번에 피의 축제 한번에 다 다루게 되니 지금보다는 보시기엔 좋을거 같습니다.

  6. ㅁㅁㅁㅁ 2008/05/28 17:12

    63년작 -.-..ㅎㅎ 지금이야 심심해도 당시 체감으론 왠지 관객들이 개거품을 물듯할 포스네용..

    • 굉장히 오래되 영화이죠.. 63년이면 뭐.. -_-; 요즘 90년대 잔혹했던 영화들을 다시 봐도.. 에게 이렇게 약했어.. 이런 느낌이니.. ^^;

  7. 지옥인간 2008/05/29 12:26

    아.. 이영화가 "허셀 고든 루이스"의 "피의 축제"란 영화였군요..
    토막난 스틸컷 보니 예전에 AFKN에서 할로윈데이면 방영해주던 공포영화 특별전?에서 감상했던 기억이 나요. 녹화시켜 둔 비디오테잎이 있는데 한 번 확인해 봐야겠어요..
    다음 업데이트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