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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매력을 상실한 액션 판타지

<캐스피언 왕자>는 C.S. 루이스의 판타지 시리즈 <나니아 연대기>의 두 번째 작품이죠. <마지막 전투> 이전에 쓰여진 <마법사의 조카>와 <말과 소년>이 연대기 순으로 보면 앞에 위치하지만 그냥 작품 발표된 순서대로 읽는 게 낫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페번시 남매는 1년 만에 나니아로 돌아가 멸망한 (그동안 나니아에서는 1300년이 흘렀습니다) 나니아를 다시 구하기 위해 싸웁니다. 영화의 타이틀 롤인 캐스피언 왕자는 나니아를 멸망시킨 텔마르인의 적통 왕자인데, 왕위를 노리는 삼촌 미라즈에게 쫓겨 나니아로 탈출하게 되지요. 고로 멸망한 나니아를 부활시키고 평화를 되찾기 위해서는 미라즈를 밀어내고 착한 왕자인 캐스피언을 텔마르의 왕으로 세워야 합니다.

제가 <나니아 연대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여러분도 아실 겁니다. 하지만 영화와 소설을 비교하라고 한다면 원작인 소설 쪽이 낫습니다. 영화를 보시려면 먼저 소설을 읽어보세요. 그 편이 이야기를 온전하게 즐기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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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앤드루 애덤슨은 자꾸 <나니아 연대기> 영화를 스테로이드를 잔뜩 주입시킨 액션 영화로 만들려 합니다. 이 영화는 전투 장면이 너무 많아요. 원작에서는 서너 줄로 간단하게 기술한 장면들을 몇십 분짜리 스펙터클로 부풀리지요. 참 많이 죽고 또 잔인하기도 합니다. 도대체 말하는 동물들이 나오는 아기자기한 동화책을 왜 이런 식으로 각색하는 건지. 전투 장면이 지나치게 무겁기 때문에 영화는 원작이 가진 동화적 매력의 대부분을 날려버립니다. 캐릭터들은 훨씬 뻣뻣하고 나니아는 그냥 피투성이 전쟁터일 뿐이죠.

그래도 산더미 같이 쌓인 시체들을 디디며 그럭저럭 기어오르던 영화의 스토리는 원작이 가진 한계에 부딪힙니다. <나니아 연대기>는 기본적으로 기독교 설교극이고 <캐스피언 왕자>도 예외는 아니란 말이죠.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나니아의 국민들이 흘린 피는 처음부터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었던 겁니다. 게으르고 나태한 왕인 아슬란을 믿고 아부만 하면 다 해결되었던 것이니까요.

장점. 특수효과는 언제나처럼 좋습니다. 전 조지 헨리를 예뻐하면서도 얘가 나이를 먹은 뒤엔 어떻게 변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는데, 지금도 예쁘더군요. 중간에 잠시 등장하는 하얀 마녀 틸다 스윈턴은 이 나태한 각색물에서 한 줄기 빛입니다.

기타등등

세 번째 작품인 <새벽 출정호의 항해>는 조금 더 나은 영화가 될 거라고 기대해봅니다. 앞의 두 편처럼 요란한 전쟁 장면으로 이야기를 망칠 가능성이 적은 책이니까요. 여전히 아슬란은 재수없고 노골적인 기독교 상징은 이야기의 재미를 까먹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거고요.

관련 리뷰
[개봉작 / 예정작] -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 - The Chronicles of Narnia: Prince Caspian (2008) by 다크맨

Posted by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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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 주소 :: http://extmovie.com/trackback/5203

  1. Subject: 나니아 연대기 7권 구성과 영화화에 대한 간단 정리

    Tracked from blog/Draco 2008/05/11 00:36  삭제

    Clive Staples Lewis(줄여서 CS 루이스)의 걸작 아동 환타지 나니아 연대기는 총 7권의 구성으로 되어 있다. 7권의 구성을 스토리 순서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출판년도는 2,4,5,6,3,1,7 순) 마법사의 조카 - 폴리와 디고리가 마법의 반지로 다른 세계로 여행하다 하얀 마녀를 나니아에 들이게 된 이야기. 나중에 나니아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씌어진 이야기라 이야기다. 사자와 마녀와 옷장 - 피터, 수잔, 에드먼드, 루시가...

  2. Subject: 엠파스 REVIEW에 올린 글, &lt;나니아 연대기 : 캐스피언 왕자&gt;

    Tracked from 내 삶의 스크린에서 2008/05/22 23:07  삭제

    &lt;나니아 연대기 : 캐스피언 왕자&gt;?&lt;나니아 연대기 : 캐스피언 왕자&gt;는 아는 사람은 아는^^ &lt;나니아 연대기&gt; 시리즈 2편이다. 2006년 초 전세계에서 개봉해서 나름의 호평을 받았던 소설 원작의 이 작품은 곧 이어 속편 제작에 들어갔고 이제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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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파티 2008/05/10 12:03

    재수없는 상징이라..
    그러는 당신도..

    • 음.... 2008/05/10 15:01

      "아슬란은 재수없고 노골적인 기독교 상징은 이야기의 재미를 까먹지만"이니까 상징이 재수없다는 얘기는 아닐 텐데?

    • .... 2008/05/10 15:58

      아슬란이 재수없다는 말인 것 같은데 오해가..

  2. 나니아 2008/05/10 17:56

    전편보다 더 재미가 없다면 정말 별로겠군요;;;

    전편이 7억달러 번거 알고 정말 깜놀;;ㅋ

  3. 무식한 감상후기 글 2008/06/02 17:20

    기독교 소설이기에 당연 기독교 상징이 들어간 것이고, 아슬란을 게으르고 나태한 왕이라고 표현한 것은 진정한 의미를 알지못하는 무지에서 나온 언변인듯...
    글을 보아하니 각각의 장면들속 모습들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음..
    모르면 차라리 아무말 하지 않는 것이 자신의 무지를 나타내지 않는 현명한 방법인듯...

    원작 소설, 영화 둘다 봤는데 많이 각색한 부분들이 원작의 색을 많이 감소시키긴 했지만 둘다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듯...
    책은 오래전 아이들을 주대상으로 쓰여진 동화라는 점과 영화는 현대시대와 흥행이라는 제작자의 바램을 감안할때 그정도면 훌륭하다고 봄.
    적어도 핵심적 내용의 전개는 벗어나지 않았으니까...
    전편보다 원작을 살리지는 못했으나 영화는 재밌있었다고 봄.

    한가지 참 우낀건 기독교적 상징이 싫다면서 구지 기독교 변증학자가 쓴 기독교 동화책을 읽고, 그 책의 내용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보면서 재수없네, 망쳤네 하며 잘난척하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음..
    참 할일이 없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