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아이들이 벌이는 대학살극
어느 날 전 세계의 8살 이하의 아동들이 모두 식물인간 상태가 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이후 어떤 신생아도 태어나지 않게 된다. 원인 파악은 되지 않은 채 혼수상태에 빠져든 아이들이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경련을 일으키는 공통점만이 확인된다. 그리고 10년이 흘러 많은 사람들이 이 기이한 현상에 익숙해질 무렵, 전 세계의 모든 아이들이 잠에서 깨어나 단체로 어른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클라이브 바커의 이름을 달고 나타난 영화라고 하면 많은 이들은 그만의 독특한 그로테스크 분위기를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클라이브 바커가 감독 대신 제작자로 참여한 <데드 바이러스>는 그의 특징이 드러나는 작품은 아니다. 이 작품은 1960년 영국에서 제작되고 1995년 존 카펜터에 의해 리메이크된 <저주 받은 도시>의 발전된 형태에 가깝다.
영화는 세계적인 불가사의 현상에 초점을 맞추다가 어느 순간부터 폭력이 넘쳐나는 대학살극의 형태를 띤다. 흡사 좀비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학살 장면에서는 B급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립된 사람들이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다룬다. 밤 사이 도시의 거의 모든 어른들을 전멸시킨 아이들이 생존자를 찾아 사냥하는 내용은 종말론적인 영화의 기본 흐름과 연계되며, 영화 중반까지 훌륭한 공포감을 조성한다.
고어 효과를 대신하는 전통적인 공포 조성 장치들(그림자, 음향, 뒤쪽에 서있는 살인자, 살인자와 도망자 사이의 숨 막히는 추격전 등등)은 비교적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한계를 뛰어 넘으며, 최근 영화들에서 보지 못한 좋은 공포 분위기를 전달한다.
하지만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중반 이후 영화의 결말을 짓기 위해 삽입한 종교적인 색체와 희생, 사랑이라는 설정이 모든 걸 망친다는 것이다. 모든 문제가 순식간에, 그것도 한 두 사람에 의해 해결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발생한다. 도대체가 이 영화의 각본가와 감독은 영화의 주인공이 예수 그리스도라도 되는 줄 생각한 것일까? 왜 굳이 억지 결말을 지어 훌륭하게 조성된 공포와 긴장감을 단숨에 날리는 실수를 저지른 것일까? 차라리 피가 철철 흘러넘치고 사지가 절단되는 고어 영화였다면 그러한 허무맹랑한 결말이 어울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서스펜스를 중심으로 긴장과 공포감을 조성한 영화의 분위기를 단숨에 무너트리는 이러한 구성은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다.
자신의 첫 장편 영화로 클라이브 바커의 도움을 얻은 할 메이슨버그는 공포 연출에 있어 나름의 감각이 있음을 보여준다. 제작자로 나선 클라이브 바커의 영향력은 거의 눈에 띄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그만의 그로테스크한 색채가 느껴지는 몇몇 장면도 삽입돼 있다. 영화의 가장 큰 문제인 시나리오는 감독 할 메이슨버그와 신예 각본가 틸 민턴이 맡았는데, 만약 감독이 차기작을 만든다면 필히 경력 있는 각본가와 작업하길 권하고 싶다. 영화의 초중반 분위기가 너무너무 아쉬운 영화로, 마무리만 잘했으면 굉장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 이 영화 <데드 바이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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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읽어보니 <저주 받은 마을>이 떠오릅니다..
클라이브 바커만의 그로테스크한 색채가 느껴지는 몇몇 장면 때문에라도 꼭 보고싶네요..
DVD가 집에 굴러다니는데도
IMDb 평점이 고약해서 안보고 있었는데
볼까 말까 갑자기 갈등 생기네요..^^;;
클리브 바커 이름이 들어가길래 사전정보 없이 바로 영화를 봤는데.. 역시나 뜬금없는
결말이.. ㅜㅜ
더 훌륭한 공포영화들도 볼게 쌓였는데 좀 효율적으로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