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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의 무아지경

닐 마샬의 <둠스데이>를 보러 가기 전에 싱가포르 일간지에 실린 글을 읽었다. ‘스트레이츠 타임스’라는 신문에 Tay Yek Keak이란 사람이 영화에 대한 글을 매주 기고하고 있다. 대단히 진지한 영화평은 아니고 그저 가볍게 영화를 보고 감상을 적는 수준의 글이다. 이 친구는 <둠스데이>를 보고 <28일 후>, <호스텔>, <킹 아더>, <매드 맥스> 그리고 섹스피스톨즈의 펑크 락 콘서트를 섞어놓은 듯한 영화라고 썼다. 이 말은 아마도 익스트림무비 방문자들에게는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저 영화들을 리믹스하면 어떤 스타일의 영화가 나올 수 있을까? 닐 마샬은 거기다 <디센트>를 만들었던 감독이 아닌가?

영화는 기대 이상이었다. 정말이다. 영화의 설정은 <28일 후>와 비슷하다. 영국에 ‘리퍼‘라는 이름의 바이러스가 퍼진다. 이 바이러스는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존재하지 않는다. 영국 정부는 스코틀랜드 주변에 장벽을 설치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을 넘어오지 못하게 한다. 넘어오려는 환자들에게는 무참히 사격을 가한다. 그런데 감독이 영국 출신이라는 것을 고려한다고 해도, 왜 이런 설정을 가진 영화들의 배경은 영국일까? 대니 보일도 영국 감독이었다. 그렇다면 영국 감독들은 왜 이런 이야기에 집착하는 것일까? 잉글랜드와 아일랜드 그리고 스코틀랜드는 역사적으로 민감한 관계에 있다. 이번에는 스코틀랜드가 격리되는 지역이다. 정치적으로 해석을 하면 많은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뭐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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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간이 지나 2035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치료제는 없다. 그래서 영국 정부는 특공대를 글래스고 지방에 파견하기로 한다. 그 책임자는 에든 싱클레어 소령(로나 미트라)이다. 이 여성 전사의 이미지에서 많은 이들이 <언더 월드>의 케이트 베킨세일을 떠올렸다. 그런데 로나 미트라는 케이트 베킨세일보다 더 터프하다. 또 <레지던트 이블>의 밀라 요보비치보다 더 사실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격리된 지역에는 좀비가 살고 있지 않다. 이 영화는 좀비 영화가 아니다. 단지 감염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할 뿐이다. 그런데 또 하나의 논란거리를 이 영화는 제공한다. 그 글래스고의 사람들은 매우 폭력적인 집단을 구성하고 있는데, 외모는 꼭 아메리카 인디언인 모호크 족처럼 보이고 일부는 마오리족처럼 보이기도 한다. 왜 꼭 그들의 외모가 그런 것인지 영화는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그들은 영국에 건너온 특공대를 공격한 후, 거대한 콘서트를 연다. 그 때의 분위기는 <스트레인지 데이즈> 같다.

싱클레어 소령은 포로로 잡혔다가 천신만고 끝에 탈출해 중세의 성으로 간다. 그곳은 마치 <엑스칼리버>에서 보았던 그 중세의 성이 재현되어 있다. 또 중세처럼 성 안의 사람들은 살아간다. 이것은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영화의 구성처럼 보인다. 여기서도 여전사 싱클레어 소령은 갑옷으로 중무장한 상대를 쓰러뜨리고 성을 탈출한다. 그리고 동굴 같은 창고에서 스피드카를 찾아내 도망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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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닐 마샬이 조지 밀러의 <매드 맥스>에 오마주를 바치는 자동차 추격 장면이 펼쳐진다. 이 추격 장면은 <둠스데이>를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장면이 아닐까 싶다. <매드 맥스 2>에서나 보았었던 그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 추격 장면을 이 영화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이 장면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극장에서 확인하는 수밖에.

이 영화의 내용은 내 생각으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이 영화는 진정한 의미의 ‘포스트모던 시네마‘이다. 수많은 영화들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짜깁기 수준을 넘어선다. 당신이 아드레날린을 끊임없이 분출시키는 액션 영화의 팬이라면 분명 이 영화에 만족할 것이다. 또 고어 영화의 열혈팬이라면 역시 이 영화에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근래에 이렇게 ’갈 데까지 가보는’ 영화는 만나기 쉽지 않다. 닐 마샬 은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꼭 극장에서 이 영화를 확인해야 한다. 꼭.



Posted by Ryu Sang 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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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타미노커 2008/04/30 12:15

    <디센트>를 좋아하는 관계로 상당히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과연 국내 개봉이 될런지 궁금해지네요...
    <디센트>도 작년에야 개봉해서 볼 수 있었으니 말이죠...
    여름까지는 꼭 개봉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 정영욱 2008/04/30 13:00

      6월 19일 개봉 예정으로 잡혀 있습니다 ...
      이번엔 괜히 다른 작품들에 치여서 개봉연기되는 불상사가 없기를 바래야죠 ....;;

    • Ryu Sang Wook 2008/04/30 13:28

      <디센트>보다는 흥행적 요소가 훨씬 많기 때문에 개봉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기다리시는 관객들이 많다는 것이 알려지면 개봉 순서에 밀리는 일은 없겠지요.

  2. 미국에선 평이 상당히 안좋았는데... 여기서 호평을 보니 기운이 나네요. 기대합니다.

    여주인공 인상이 상당히 낯이 익어서 필모를 찾아보니... 세상에 폴 버호벤의 [할로우 맨]에서 투명인간이 된 케빈 베이컨에게 겁탈 당하는 희생자 역이었군요.

    • Ryu Sang Wook 2008/04/30 13:27

      아마도 잘난 척하는 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거나 외면할 것이 분명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심각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데에는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영화가 꼭 그래야만 하는 법이 어디 있겠습니까. 여주인공 로나 미트라는 주연급으로 나온 영화는 <스킨워커스>가 처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액션고어영화의 팬이시라면 기대하셔도 좋을 듯 싶네요.

  3. 엄청난 기대작입니다
    빨리 보고 싶네요 ㅠ.ㅠ

  4. 와우... 2008/04/30 17:02

    기대0순위의 영화인데..
    리뷰가 올라오다니!!! 감동입니다 ㅠ.ㅠ
    제 취향의 영화라서 흥분이 다 되네요..
    해외 기대 신작들 많이 소개해주세요..!!

    • Ryu Sang Wook 2008/05/06 07:23

      이 영화는 상업영화라는 틀 안에서 고어적 요소를 극대화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무한 액션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야말로 최강 스피드로 질주하는 영화를 만나기는 근래에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개봉하면 이 영화를 꼭 극장에서 보시기 바라겠습니다.

  5. 6월 19일!!!!!
    우왕ㅋㅋ굿ㅋ
    디센트처럼 지각개봉만 해도 좋으련만...

    • Ryu Sang Wook 2008/05/06 07:24

      6월 19일은 너무 늦은 것 같군요. 이 영화가 초조하게 기다릴 만한 기쁨을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6. 제보남 2008/05/06 10:42

    와.. 딱 내 스타일의 영화...
    독솔져랑 디센트 둘다 흥미진진진했는데..
    이것 역시도 감독에 대한 신뢰감으로 기대중입니다..
    평을 보고 나니.. 흥분이 ㅠ.ㅠ

    • Ryu Sang Wook 2008/05/09 18:18

      닐 마샬은 '익스트림무비' 진영의 대표적인 감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 싶네요...

  7. 방문자 2008/05/06 21:24

    오옷.. 멋진 영화!!
    개봉까지 한다니 정말 좋군요..
    익스트림영화란 이런것이다.. 보여줄듯하군요..

  8. 지옥인간 2008/05/06 23:10

    <28일 후>, <호스텔>, <킹 아더>, <매드맥스> 그리고 섹스피스톨즈의 펑크 락 콘서트를 섞어 놓은 듯한 영화라..엄청나게 기대됩니다..^^

    • Ryu Sang Wook 2008/05/09 18:17

      이 영화를 보시면 그 외에도 더 많은 영화가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 그것도 재미있는 영화체험이 될 것입니다.

  9. ('' ) 스틸컷을 보고 짬뽕이라고 생각했는데, 의도된 짬뽕이었군요 ^^

    • Ryu Sang Wook 2008/05/09 18:16

      단순한 짬뽕영화 이상이라고 확신합니다. 개봉하면 꼭 보세요...

  10. 보고싶다 ㅠ.ㅠ 2008/05/08 23:10

    정말 보고싶다 ㅠ.ㅠ
    리뷰가 완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는군요..!

    • Ryu Sang Wook 2008/05/09 18:15

      고어액션영화에 취향이 맞으시면 꼭 극장에서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많은 친구들에게도 권유하셔서 계속 이런 장르의 영화가 개봉할 수 있도록 하면 더 좋겠네요.

  11. Ryu Sang Wook 2008/05/10 18:30

    안녕하세요, 류상욱입니다. 이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If you're hungry, have a piece of your friend." 고어영화에나 나올 수 있는 명대사가 아닌가 싶네요. 어느 장면에 이 대사가 나오는지 꼭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12. yjlee2700 2008/05/14 15:29

    기대 하고 봤는데 ..막상보니 실망 스럽던데;;
    첨에는 기대감을 주고 가면 갈수록 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좀 실망

  13. 바람계곡 2008/06/03 10:49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 솔직이 인디아나보다 재미있게 본것같아요
    예전 매드맥스2의 그 차량 추격씬은 더이상 나올수 없을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둠스데이에서 다시보게될줄은...입이 쩌억 벌어질 만큼 소름이 끼치더라구요
    영화보는내개 심장이 두근거려서 이거 원...근데 걱정되는 것이 이거 청소년 관람가 인가요? 아니면 다행이지만...그렇다면 이영화 반토막이 나겠네요...아직 안보신 분들
    이영화 강추합니다

  14. 간간히 느끼는거지만 익스트림 무비도 돈받고 영화홍보하는 게시물을 정말 많이 쓰더군요.
    몸집이 커지면 커질수록 경제적인 논리에 민감해지는게 당연한거긴 하지만,
    익스트림 리뷰는 이제 더이상 신뢰하지 못하겠네요...
    예전부터 여러번 느꼈지만 이번 영화리뷰도 돈냄새가 물씬 풍기네요.

    • Skywalker。 2008/06/03 23:20

    • 머니맨 2008/06/03 23:34

      응.. 내가 영화 홍보하라고 1억 보냈어요..
      피디박스 주소 걸어놨네.. 이놈 ㅋㅋ

    • 익명인 2008/06/03 23:37

      난 2억

    • Ryu Sang Wook 2008/06/03 23:38

      저는 지금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는데요. 국내 수입사나 홍보사와 알고 지내지 않습니다. 저한테도 누가 돈을 줄테니 글 좀 잘 써달라고 하면 좋겠습니다만, 그것도 나름대로 영업을 잘 해야할텐데 저한테는 그런 재주가 없어서요. 쯧쯧....

  15. 돈냄새래 2008/06/03 23:29

    위에 돈냄새 난다는 인간 바보니..
    맨날 오는 놈이 그런것도 모르니 ㅋㅋ
    여기 칭찬 영화보다 까는 영화가 절대적으로 많은거..
    칭찬 영화들 안들어오는것들 투성인데.. 그것도 돈 받고 쓰는건가
    안티면 지능적으로 글을 써야 먹히지 병신 ㅋㅋㅋ

  16. 위에도 썼지만 평론가들의 악담은 뒤로한채, 익스트림 리뷰의 기대를 가슴에 안고 오늘 시사회로 봤는데... 실망스런 작품이더군요. 감독이 해보고 싶은게 너무 많았던것 같습니다. 수많은 영화들에서의 설정을 따온 것은 사실이지만, 뭐하나 제대로 정수를 꿰뚫는게 없는것 같았습니다. 그냥 질주질주 뿐이더군요.

    미장센이나 배우들은 멋졌고, 소재나 분위기도 제 취향이었지만 영화는 지루하기까지 했습니다.

    • Ryu Sang Wook 2008/06/10 22:17

      제가 이 영화에서 재미있게 본 것은 바로 말씀하신 그 '질주질주'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이 영화가 대단한 주제의식이나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니죠. 닐 마샬은 그런 영화를 만드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을 것입니다. 많은 평론가들이 이 영화를 좋지 않게 평한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라고 봅니다. 그러나 어쨌든 그 굉장한 질주의 속도와 하드고어상업영화라고 말할 정도의 그 시도는 제게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영화에 취향이 있으신데도 지루하셨다니 아쉽네요. 그리고 다른 사람의 리뷰가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네요.....

  17. 한 한달전쯤 본영화...

  18. 둠스데이!! 2008/06/11 19:19

    저는 영화 최고였습니다!!!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 크윽.. 이런게 바로 액션 영화라는 생각이..
    근데.. jade라는 분은 둠스데이 못까서 안달이 난듯한.. 저기서도 그렇고
    디피에서도 그렇고... ㅋㅋ
    지루하다니.. 이런 영화가 지루하다면 님에게는 맞는 영화가 없을듯..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