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들의 낮과 밤
<비스티 보이즈>는 청담동 밤업소에서 소위 '호스트'로 일하는 두 젊은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다들 멀끔하게 생겼고 꽤 그럴싸한 라이프 스타일을 누리고 있지만 직업은 직업이고 그 부작용 역시 꽤 심각합니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둘은 빚을 갚기 위해 뛰어다니거나 역시 비슷한 직종에 종사 중인 여자와 만나 연애를 하기도 하는데, 사실 영화는 일관성 있는 드라마에 그렇게 집중하는 편은 아닙니다. 일부분이죠. 그들이 아무리 고민하고 갈등하고 아파해도 영화는 늘 일정 속도로 움직이며 그들에 대한 감정이입을 삼갑니다. 영화는 드라마보다 그들의 생활사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아 보이며 그 때문에 마치 청담동을 누비는 야행성 동물들을 그린 야생 다큐멘터리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우린 이 영화를 보면서 야생 다큐멘터리가 제공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행동학적 정보들을 얻습니다. 나레이터가 없어서 정보 정리에 조금 애를 먹긴 하지만요.
윤계상과 하정우가 연기하는 호스트들은 딱한 종자들입니다. 호스트라는 직업에 종사하는 남자들이 다 저 수준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표본으로 선택된 이 두 사람은 상종해서는 안 될 부류입니다. 특히 여자들은요. 고로 이 영화는 아주 직선적인 교훈극으로도 먹힙니다. 저런 애들과 놀지 말아요. 언젠가 돈을 뜯기거나 스토킹을 당하게 될 지 모르니까.
영화엔 다른 의미도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글쟁이들이 자주 쓰는 '욕망', '자본', '권력'이라는 익숙한 단어들을 동원해야 합니다. 조합은 뻔하지만 그건 세상이 그만큼 단순하기 때문이죠. 이들은 자본의 풀 안에서 욕망에 따라 권력의 규칙에 따라 움직입니다. 이런 식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잘 살 수는 있죠. 하지만 이들이 그 규칙에 제대로 적응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점은 그들이 '남성'이며 자신의 직업에도 불구하고 남성성과 거기에서 유발되는 다양한 부수물들을 버리지 못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 폐해가 자기네보다 남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문제가 더 크죠. 끔찍한 민폐 캐릭터들입니다.
짜증나는 작자들이지만 연기는 좋습니다. 그래서 더 애정이 안 가는 것이기도 하지만요. 하정우와 윤계상은 자기네들의 캐릭터들을 연기하면서 불필요한 애교 따위는 부리지 않고 동정 유발도 삼갑니다. 윤종빈은 될 수 있는 한 이들 뒤에 숨어 자신의 에고를 감추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투명하다는 건 아닙니다. 테크닉적으로는 안정되어 있고 종종 어이가 없을 정도로 태평스럽게 기교를 과시하는 장면들도 많아요. 특히 도입부와 후반부에는요.
기타등등
어렸을 때 전 어른들이 환기도 제대로 안 되는 어두컴컴한 방에서 엄청나게 비싸게 매겨진 술을 마시며 니나노 하는 걸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몰랐습니다. 지금은요? 여전히 모르겠어요. 그게 재미있나요? 돈값을 하나요?
2008/04/28 - [최신개봉작 / 예정작] - 비스티 보이즈 (2008) by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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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의 몸을 아끼지 않는 화끈한 러브신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뭐 그닥 기대는...호스트라는 직업도 궁금하고 볼만하겠네요..^ ^
이거 18세죠? 못 보러 갈 것 같은데. 음..윤계상씨 연기 어떤가요? 제일 신경쓰이는 부분입니다. 쉼없이 새로운 작품들 찍으면서 여러 역할 계속 바꿔가며 하고 있는데, 이번 것은 또 어떨지 모르겠네요. 걱정됩니다. 아무튼 잘 해줬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
남자라서 그런지 소재도 그렇고 영화 자체는 별로 안 끌리는데... 리뷰를 보니 불현듯
어두운 방에서 비싸게 매겨진 술을 밤새 니나노 하며 친구들과 마시고나서 친구들과 그날 밤 다시는 그런 곳 가지 말자고 손 잡고 밤새도록 울면서 기도하고~
어쩌고 라며 낄낄 대던 고등학교 때 '윤리 선생' 갑자기 생각나는군요.
티티엘로 보는데 잼있을라나...
윤계상은 그닥이지만..
하정우땜에 갈려구요.추격자에서 제대로 꽂힘...
연쇄살인마가 호스트로 돌아올 줄은..... ㄱ-;;;
하정우씨 좀 엄지를 먹어주시고.....
근데 신문광고에서도 안 나와서 묻는 건데 이거 도대체 관람등급이 뭔가요 ㄱ-;
관람 등급이 청소년 관람 불가일거라고 신문에 떴던데요.
확정은 아니지만요.
남자라서 별로 땡기는 소재가 아닌관계로
극장가서 볼일은 없겠지만
멋진 리뷰는 잘 읽었습니다.
도망자 하정우 연기와 윤진서는 볼만하겠네요^^ㅋ
재밌더라구요.....돈값은 모르겠지만...
호스트의 삶이 역겨워서 영화가 보기 싫었었다??? 학생 때 운동권이 아니었을까 혹은 적어도 지금 민노당 지지자가 아닐까 싶은데... 잘난 척 하지 마십시오. 인간은 원래 약하고 악하고 지저분한 존재이고 그런 인간들의 삶에 현미경을 대고 관찰하는 영화입니다. 아무런 이해도 공감도 없이 심지어 연민도 그냥 역겨웠다면 님이 세상을 보는 눈이 얼마나 좁고 얕은지를 알 수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