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소재, 산만한 이야기
비무장지대 내 최전방 경계초소에서 소대원 21명 중 19명이 몰살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생존자는 단 두 명. 한 명은 피투성이가 된 채 도끼를 휘둘러대다 총에 맞았고 다른 한 명은 역시 반쯤 정신이 나간 채로 발전실에 숨어있다가 발각되었죠. 막 아내를 잃은 노수사관의 지휘 아래 수사가 진행되지만 그들 역시 모두 산사태로 고립되어 버립니다.
<GP506>은 일종의 메리 셀레스트 물입니다. <극락도 살인사건>과 출발이 비슷해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별 문제가 없어보였던 최전방 경계초소에서 갑자기 엄청난 대학살 사건이 일어났다"는 실화 반 괴담 반이 섞여 있는 해답없는 질문입니다. 여기에 자기 나름대로의 대답을 덧붙이는 것이 영화가 하는 일이죠. "도대체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저지른 걸까?"
영화의 해답은?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스포일러를 누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영화 중반이면 다 밝혀지고 초반에도 눈치채기 그렇게 어렵지는 않지만, 그래도 누설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입을 막아놓으면 제가 할 말이 별로 없다는 것이지만요.
그래도 이 점은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GP506>은 단점이 많은 영화지만 의욕 부족으로 욕을 먹을 영화는 절대로 아닙니다. 영화는 오히려 의욕과 아이디어가 넘쳐나요. 아무리 적게 잡아도 세 개 이상의 장르를 커버하고 있고 주제도 묵직하고 할 말도 많으며 형식 실험도 잔뜩 하고 있죠. 사실 이런 과잉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시간은 부족하고 솔직히 힘도 달려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문제점은 형식적 복잡성입니다. 영화는 중반 이후까지 다양한 플래시백을 이용한 서술 트릭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게 불필요하게 복잡합니다. 영화적으로 재미있는 몇몇 아이디어가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복잡할 필요는 없었어요. 어차피 중반이면 다 밝혀지는 미스터리이니 괜히 이야기를 꼬는 대신 복선을 깔고 장르 설정을 단단히 하는 게 더 중요하지요.
장르를 다루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운과 회상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추리물 장르도 문제지만, 가장 심각한 건 사건의 진상에 직접 닿아있는 세 번째 장르예요. 설정은 재미있죠. 하지만 장르를 너무 쉽게 봤어요.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는 티가 역력하죠. 구체적인 디테일을 모두 드러낼 필요는 없지만, 척 봐도 스토리 전개를 위해 디자인된 게 분명한 설정을 통풍하고 캐릭터들의 최종 행동의 바탕이 되어줄 보다 치밀한 논리를 전개하는 건 필수적이에요. 조금 더 노력했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대사 문제도 지적하고 싶군요. <알포인트> 때도 그랬고 <코마> 때도 그랬지만, 공수창의 작품들은 대사에 문제가 많아요. 이 세계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말을 하는지에 대한 지식은 있죠. 하지만 주고받는 리듬이 나쁘고 종종 대사가 거의 고루하기까지 한 연극식 관습에 빠져요. 그 때문에 충분한 현실성이 느껴지지 않고 배우들의 연기에도 방해가 됩니다.
아쉬워요. 굉장히 재미있었을 수도 있는 영화였으니까. 지금도 재미가 없지는 않아요. 여전히 덜컹거리고 삐걱거리지만 미스터리는 흥미롭고 서스펜스는 강렬하니까요.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분노와 안타까움도 쉽게 무시할 수 없죠. 하지만 이것들이 묶여 하나의 근사한 영화로 완성되려면 만드는 사람들이 이야기의 재료를 보다 능숙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하지요. (08/03/25)
기타등등
시사회에서는 영화 홍보 스티커가 붙어 있는 초코파이를 나누어주더군요.
관련 리뷰
2008/03/26 - [최신개봉작 / 예정작] - GP506 (2008) by makeneko
2008/04/01 - [최신개봉작 / 예정작] - GP506 (2008) by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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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영화'GP506' 무료 시사회 이벤트
Tracked from 스타로그 2008/03/26 18:41 삭제시사회 티켓 받으러 가기 : http://www.kbstalent.co.kr/event/event_view.asp?idx=25 역사상 가장 거대한 의혹!<?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GP506 메인홈페이지 통해 충격현장 대공개!! 당신도 수색대에 참가하겠는가? 최전방 경계초소 GP506. 그 곳에서 벌어진 전소대원 의문의 몰살사건을 다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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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 보이던데...
별로인가 보네요.. 전형적인 한국영화식...
소재는 좋은데.. 너무 많은걸 하려고 하다가..
아무것도 못해내는...
추격자 처럼 곁가지를 다 잘라버리고 하나만 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이네요...
너무 많은걸 보이려다 한가지도 제대로 못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추격자에선 그반대로 대충보일건 다잘라버리고 한가지만 보이죠...
이 영화도 그랬었다면.. 참 훌륭하 영화가 되었을 텐데요.. 그래도 이영화 꼭 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