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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이 지나치면 배탈 납니다!

(본문에는 영화의 잠재적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폐쇄된 공간에 갇힌 병사들이라는 점은 같지만, 공수창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GP506>은 <알포인트>와 다른 길을 간다.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휴전선의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에게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처럼 근원적인 죄의식이 존재할 수 없다. 초자연적인 존재가 유발한 죄의식과 슬픔이 그들을 사로잡기는 힘든 것이다. 대신 <GP506>은 일상적인 미스터리의 구조를 택한다.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경계초소(GP)에서 부대원이 몰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한밤중에 군수사관 노원사(천호진)가 투입되어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 한다. 그런데 사라진 GP장 유중위는 참모총장의 아들이고, 부대원 몰살에 신경이 곤두선 군 상층부에서는 빨리 사건을 종결지으려고 한다. 노원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룻밤. 제한된 시간 안에 노원사는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

노원사가 일지 등을 조사하면서 과거를 훑어가는 시작은 나쁘지 않다. 부대원들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지를 세심하게 풀어간다. 마병장조가 수색을 나갔다가 실종 하루 만에 돌아온 후,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자해를 하는 병사가 있는가 하면, 마병장과 보초를 서던 병사는 계단에서 구른 후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 연이은 사건들은 적절하게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과거의 사건들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생존자 1명을 찾아내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병렬적으로 배치하는 구조도 안정적이다. 시나리오 작가로 날렸던 공수창 감독은 복잡한 인물들의 관계와 개성을 잘 잡아내고 있다. GP라는 특이한 공간을 잡아내는 연출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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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기까지다. 여러 가지 설정들을 풀어놓는 솜씨는 좋지만, 그것들을 엮어서 하나의 결말로 달려가야 하는 과정은 중구난방이다. 처음에는 귀신이 등장하다가, 바이러스가 나온다. 그런데 이 바이러스가 오리무중이다.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는 아예 밝혀지지도 않고, 어떤 정도의 바이러스인지도 애매하다. 얼굴과 몸을 기포가 덮어가다가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죽은 사람이 갑자기 살아나기도 한다. 단지 공격성을 높이는 건지, 좀비가 될 수도 있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러면서 <유주얼 서스펙트>의 트릭도 써먹는다. 살고 싶다고 외치다가, 모두를 위해서 우리가 죽어야 한다는 희생정신도 나온다. 이건 분명한 의욕과잉이다. 폐쇄된 공간에서 뭔가 사건이 벌어졌을 때 나올 수 있는 설정과 트릭의 대부분이 <GP506>에서 이상한 방식으로 등장한다.

하나만 잘 해도 이야기는 된다. 바이러스건, 귀신이건 상관없다. 철저하게 폐쇄된 공간인 경계초소에서 벌어지는 엽기적인 사건은, 어느 방향으로 끌어가도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GP506>은 굳이 어려운 길을 간다. 분단이라는 주제도 끌어넣어야겠고, 공포와 긴장감도 극대화시켜야겠고, 그들에게 뭔가 그럴싸한 의미도 부여해야겠고. 그 많은 것들을 모두 하려다보니, 결국 영화는 산으로 올라간다. 중반까지의 이야기는 그럴 듯 했다. 거기서 하나만 선택해서 밀고 나갔다면 좋았을 것이다. 왜 한국의 공포영화나 스릴러는 꼭 스릴과 감동, 코미디 등 모든 것을 다 끌어안으려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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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ken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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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트랙백 주소 :: http://extmovie.com/trackback/4900 관련글 쓰기

  1. Subject: 영화'GP506' 무료 시사회 이벤트

    Tracked from 스타로그 2008/03/26 18:42  삭제

    시사회 티켓 받으러 가기 : http://www.kbstalent.co.kr/event/event_view.asp?idx=25 역사상 가장 거대한 의혹!<?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GP506 메인홈페이지 통해 충격현장 대공개!! 당신도 수색대에 참가하겠는가? 최전방 경계초소 GP506. 그 곳에서 벌어진 전소대원 의문의 몰살사건을 다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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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이런. 스포일러 경고 정도는 달아줘도 좋지 않나요...

  2. 제가 보기엔 스포일러로 여겨지진 않는 듯합니다만...
    일단 달아두도록 하겠습니다.

  3. 어제 예고편 보면서 뭔가 확~ 느낌이 왔는데...
    어쨌든 직접 보고 판단해야겠습니다.
    알포인트도 괜찮게 봐서, 일단 믿음이 가요

  4. BeamKnight 2008/03/26 19:02

    장르영화는 장르특성상 가장 뚜렷이 내세워야 하는 부분을
    최우선으로 해서 찍었으면 좋겠습니다.

  5. 저는 알포인트 이상으로 재밌게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어서 그 점이 전 좋았는데 물론 보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 틀리니까요.. 충분히 매력적이고 공들인 흔적이 충분한 웰메이드 영화라는 건 누구나 공감하실겁니다..

  6. 티엘린 2008/03/27 09:55

    공수창감독의 알포인트 참 잘봐서 이번에도 기대를 하고있습니다... 흠... 감독의 내공이 조금은 딸렸던 것일까요? 아님 욕심이 과했었던가요.. 그래도 보고싶은 영화 상위에 있어서 ㅎㅎㅎ 기대가 됩니다.....

  7. 사단수색대 2008/04/03 14:32

    05년도에 사건이 있었던 530GP와 비슷하게 하셧나..
    실제로 사건이 난 사단이 맞고있는 GP들은 500~531사이에 번호를 GP에 붙여서 사용하는데..530GP에서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섬뜩하네여

  8. 스포일러의 내용상 설득력은 분명 떨어질거 같지만 그래도 봐야 직성이 풀릴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