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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이 다카시의 영화 <꽃과 뱀>과 <가학의 성>이 개봉된다. 기획전이라고 말은 붙었지만, 그냥 영화 두 편을 상영하는 것뿐이다. 이 두 편을 대표작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게다가 <꽃과 뱀>은 사실 <꽃과 뱀 2>다. 상당히 부족하다는 기분이 들면서도 이 영화들의 상영이 반가운 이유는, 이시이 다카시라는 감독의 존재가 각별하기 때문이다. 이시이 다카시는 특이한 이력을 거쳐 독특한 영화를 만들어 온 감독이다.

이시이 다카시는 만화가로 먼저 유명해졌다. 니카츠 로망포르노의 연출부에 들어갔지만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혼자 돈을 벌 수 있는 만화계로 전업했다. 자기파괴적이고 죽음의 징조가 선연한 인물들의 폭력적인 관계는 이시이 다카시를 컬트 작가로 만들었다. 이시이 다카시의 만화는 사회의 질서와 안녕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지는 도발적인 작품들이었다.

이시이 다카시가 만화가로 활동을 하던 70년대는 에로틱한 만화잡지가 붐을 이루었지만, 검열 역시 심했다. 당시 이시이 다카시의 만화가 실린 잡지가 정간을 당하면, 복간할 때 다시 싣고 정간되는 일이 되풀이되었다. 때로는 재판정에 서기도 했다. 그런 치열한 싸움의 과정에서 만화잡지에게 힘을 준 것은 에로틱하고 폭력적인 만화 역시 기존 사회의 권위에 저항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젊은 지식인들의 호응이었다. 실제로 이런 잡지를 통해서, 이후 재능 있는 만화가들이 성장하기도 했다. 로망 포르노와 핑크 영화가 재능있는 신예 감독을 대거 배출했던 것처럼.

폭력과 섹스를 통한 인간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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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이 다카시 감독

만화가로 잘 나가던 이시이 다카시는 니카츠 로망 포르노에 원작과 각본을 제공하기 시작한다. 이시이 다카시 원작의 <천사의 내장>이 시리즈로 만들어지고, 다나카 노보루, 소마이 신지, 나카하라 준, 다키다 요지로 등 유명한 감독들과도 함께 작업한다. 그리고 88년 니카츠 로망 포르노가 막을 내리기 직전 이시이 다카시는 <천사의 내장: 붉은 현기증>으로 감독데뷔를 한다. 그의 영화는 만화와 마찬가지로 에로틱하고 폭력적이다. 묵시록적인 암울한 분위기가 화면 전체를 장악한다.

하지만 이시이 다카시가 그리는 것은 폭력과 섹스를 통한 인간이다. “내 영화는 포르노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남녀의 관계이고 의사소통일 뿐이다. 그리고 일본의 남과 여 사이에 존재하는 희망 없는 간극에 관한 이야기다. 그것을 묘사하기 위하여 나는 섹스를 사용한다. 섹스는 현대적 관계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이시이 다카시는 일본적이라고 평가되는, 대단히 잔혹한 폭력과 새디즘적인 성관계를 주로 묘사한다. 만화처럼 그의 영화 역시 다수가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다. 그가 창조한 여성 캐릭터 나미는 악몽 같은 관계에 연루되어 자살하거나 살해당하거나, 강간당한다. 그의 만화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대체로 남자들의 폭력에 희생당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다.

여성학대라는 비판도 받지만, 의외로 그의 만화 깊숙이에는 그녀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내 영화에서 너무 잔인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폭력, 마약, 섹스는 현실의 부분이다. 나는 여성이 어떻게 남성의 폭력에 노출되는가를 묘사한다. 나는 그 속에서 구원을 찾는 것이다.” 이시이 다카시는 지나치게 비관적이어서 귀엽고 산뜻한 것이 주류인 요즘 일본의 대중문화와도 어울리지 않는다.

분노와 절망의 질주 <고닌>

저예산영화를 주로 만들었던 이시이 다카시의 영화는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93년작 <누드의 밤>은 동경 선댄스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았고, 92년의 <죽어도 좋아>는 이태리 토리노영화제와 그리스 테살로니키영화제에서 수상했다. 대표작이라고 불러도 좋을 <고닌>은 일본과 해외에서 절찬을 받았다. <고닌>은 제목 그대로 5명의 남자가 질주하는 영화다. 그것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일체 없는 상황에서 전력으로 질주해야만 한다. 밤의 파칭코 센타. 그곳에서 평범한 샐러리맨과 사회에 불만이 많은 청년이 만나고, 다시 디스코텍에서 야쿠자와 싸우는 청년을 만나고, 이렇게 5명의 남자가 모여 야쿠자의 돈을 강탈할 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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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닌>(1995)

일본의 영화 전문지 키네마순보는 <고닌>을 “기승전결의 구조를 따르지 않고 전(轉)과 파(破)가 있을 뿐이다. 상황은 매순간 빠르게 변해나가고, 남자들은 상황을 돌파한다. 그 사이에 기승(起承)의 에피소드가 연결되는 것이다.”라고 평가한다. <고닌>은 정신없이, 지독하게 질주한다. 5명이 만나고 나면, 한순간도 쉬지 않고 그들의 분노와 절망 속으로 치달린다.

이시이 다카시의 영화에는 관념이란 게 없다. 그의 영화는 철저히, 육체성에 지배된다. 몸이 맡기는 대로, 라는 말은 <고닌>에 딱 들어맞는다. 그 육체, 그 물질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시이 다카시의 영화는 그저 '엽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시이 다카시는 엽기적인 감독이 아니다. 그의 영화는 무정부주의가 아니라, 억압에 대한 처절한 저항이고 반응이다.

해외영화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이시이 다카시지만 비슷한 스타일의, 그러면서도 더욱 엽기적이고 도발적인 미이케 다카시가 등장하면서 조금씩 잊혀져 갔다. 마침 <고닌 2> <프리즈 미> 등도 범작에 그쳤다. 그러나 이시이 다카시는 이미 자신의 작품세계를 확고하게 완성한 작가였다. 1997년 제작사인 팜프파탈을 만들고 여성 액션물인 <검은 천사>를 발표한다. 그리고 2003년 일본 SM소설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단오니로쿠의 원작을 각색한 <꽃과 뱀>이 단관에서 개봉되어 슬리퍼 히트를 기록한다. 이시이 다카시의 초기 작품들이 예술성을 지향했다면, <검은 천사> 이후의 작품들은 보다 관능적이고 보다 폭력적인 에로티시즘의 세계를 향하고 있다.

기왕이면 <꽃과 뱀> 1편이 개봉했다면, 이시이 다카시의 세계를 보다 잘 알 수 있었을 것이다. 2편은 사실 범작이다.(<가학의 성>은 시사가 없어 보질 못 했다.) 물론 이 두 편의 영화만으로 이시이 다카시의 작품세계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가 그리는 에로티시즘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를 감지할 순 있을 것이다. 이시이 다카시의 초기 걸작들 역시 국내에서 만나게 되기를 염원한다.

Posted by maken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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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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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1편이 아니였군여.....아쉽네요~

    달랑 2편인것도 그렇네요~

    그나저나 상영은 어디서 얼마정도 하는건가요?

    단관에서 교차 상영하려는건가요??

  2. 3월 27일 명보극장 개봉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그날 하루만 하는 모양이고요.

  3. 넘하네 2008/03/20 10:34

    이런 영화들도 꾸준히 상영을 해야 되는거 아닌가요
    이러니 문화 후진국이란 얘기를 듣지..

  4. 보고싶어도 2008/03/20 13:19

    이런 영화는 지방에서는 하지 않겠죠
    진짜 옛날이 영화 보기는 더 좋았던거 같습니다
    소극장이랑 재개봉관이 오래 상영을 해주었는데..
    지방인 서러워서 살겠나... ㅠ.ㅠ

  5. 고닌을 옛날에 자막 없는 비디오로 봤는데
    대단히 강렬한 영화였습니다.
    요즘 보면 또 어떨지 모르겠네요.

  6. 꼭 보고 싶네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7. 이런 감독도 있었네요
    꽃과 뱀이란 영화가 보고 싶네요..
    고닌도... 근데 어디서 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