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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쿨하지 못한 퀴어 영화

<잘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에서 가장 좋은 부분은 헤더 그레이엄과 토머스 캐버나가 같이 춤을 추는 오프닝입니다. 진저와 프레드 수준은 아니지만 두 사람이 춤과 서로의 존재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분명히 느껴지기 때문에 보기가 참 좋죠.

하지만 이들이 연기하는 그레이와 샘은 연인이 아닙니다. 남매죠. 영화에서는 이들을 커플인 척 묘사하다가 초반에 반전처럼 이들의 관계를 폭로합니다. 대부분 영화 내용을 알고 왔을 테니 속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요.

이들 사이에 찰리라는 여자가 끼어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자연스럽게 삼각관계가 형성되는데, 어떤 구도일까요? 로맨틱 코미디에서 근친상간은 곤란하니 남은 건 뻔하죠. 그레이와 샘이 모두 찰리에게 빠져 버린 겁니다. 샘은 별 문제가 없지만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도 잘 몰랐던 그레이에게는 고민이 크죠. 찰리가 샘과 결혼까지 해버렸으니 고민은 더 심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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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의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가볍게 다루고 코미디를 어떻게 넣을 줄만 알면요. 근데, 영화는 이 소재를 너무 무겁게 다룹니다. 적당히 남매가 한 여자를 두고 싸우는 코미디로 만들었다면 재미있었을 소재로 그만 커밍아웃의 고민을 다룬 심각한 영화로 만들어버린 거예요.

뭐, 그레이와 같은 '쿨한 뉴요커 세계의 사람들에게도 성정체성 고민은 심각할 수 있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레이의 갈등은 전혀 와닿지 않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죠. 첫째, 메시지가 너무 노골적이예요. 둘째, 노골적인 메시지를 담아내는 수법이 딱 쌍팔년도식이에요. 시작부터 뻔한 이야기를 이처럼 염치없을 정도로 촌스럽게 담아내면 어쩌라고요.

네, 세상은 여전히 동성애자들에게 불공평하고 커밍아웃하고 편하게 살기는 힘들죠. 알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런 진부함은 용서하기 힘듭니다. 무엇보다 메시지 전달 효과가 심하게 떨어지기 때문이죠. 시대가 바뀌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도 바뀌어야 하는 겁니다. 할리우드 주류 퀴어 영화의 감각이 여전히 이 정도라면 실망스러워요. (08/03/14)

기타등등

<윌 & 그레이스>에서 같은 소재로 훨씬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든 적이 있었죠. 그 때는 윌과 그레이스가 성정체성이 모호한 한 남자를 좋아한다는 내용이었지만.

관련 리뷰
2008/03/15 잘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 - Gray Matters (2006) by ibuti

Posted by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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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유가 딱 나오네 2008/03/17 13:00

    쿨하지 못한영화이니 애인이 없는거겠지
    영화에선 다르겠지만.. -,.-
    예고편봐도 썩 땡기진 않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