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현실을 반영한 무시무시한 학살극

조 단테는 원래 정치적 성향이 분명한 할리우드 리버럴이죠. 그런 그의 경향은 극장용 영화보다 텔레비전에서 더 노골적입니다. 미국이 두 번째 내전에 휘말린다는 근미래의 설정을 다룬 HBO 영화 <The Second Civil War>나 두 편의 <마스터즈 오브 호러> 에피소드들을 보세요. 그 중 <병사들의 귀환>은 그 정도가 지나쳐서 오히려 맥이 풀릴 지경이었죠.

다행히도 <마스터즈 오브 호러>의 2시즌을 위해 만든 <스크루플라이>는 <병사들의 귀환>처럼 하고 싶은 말을 편하게 하고 달아나는 에피소드가 아닙니다. 단테가 원작으로 삼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앨리스 셸든)의 동명 단편이 가진 힘이 워낙 세거든요.

<스크루플라이>의 설정은 전세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돌아 전세계 남자들이 여자들을 살해하는 살인마들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질병이 인류를 멸종시키기 위한 일종의 농약과 같다는 걸 알아낸 일단의 과학자들이 이 사태를 막으려 하지만 질병은 순식간에 전세계를 휩쓸고 여자들은 학살당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 설마 단테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원작의 결말을 그대로 택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요. 단테는 원작의 설정과 결말을 그대로 받아들였을뿐만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원작도 무섭긴 엄청 무섭지만 단테의 각색물은 그보다 더 무섭습니다. 일단 그는 원작의 종말론적 결말을 그대로 받아들였을뿐만 아니라 드라마를 구성하면서 그 과정을 원작보다 더 상세하게 보여줍니다. 이야기 전체를 하나의 잔인한 농담처럼 들려주는 원작과는 달리 그는 이 모든 것에 진지합니다.

그가 진지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실제로 세상이 그렇기 때문이죠. <스크루플라이>의 원작이 처음 나왔던 70년대 말만 해도 이 이야기는 우울한 페미니스트가 꿈꾼 다소 비관주의적인 악몽처럼 보였습니다. 당시엔 우리가 그래도 어느 정도 개선될 여지가 있는 종자들처럼 보였죠. 하지만 종교적 근본주의와 광신이 판을 치는 21세기 초에 다시 보면, 그 악몽은 이전처럼 막연하지 않습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는다면 우리의 문명은 덜 떨어진 생물학적 아집을 절대 진리로 착각하는 광신도들에 의해 박살나버릴지도 모른단 말입니다.

메시지가 무엇이건, <스크루플라이>는 무서운 영화입니다. 그건 이 영화가 다루는 폭력이 좀비나 뱀파이어와는 달리 지극히 현실적이기 때문입니다. SF의 설정은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한 설명일 뿐입니다. 이를 추가하기 전에도 영화가 그리는 폭력과 편견, 광기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군림해왔던 겁니다. (08/03/06)

기타등등

중간에 숨어 있는 <임프린트>의 클립을 찾아보세요.

Posted by DJUNA

트랙백 주소 :: http://extmovie.com/trackback/4762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