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에디트 피아프의 완벽한 재현

원래 에디트 피아프처럼 유명한 사람의 전기물은 이야기가 뻔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빈민가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덜컥 발탁되어 프랑스 최대의 스타가 되고, 나중에 뉴욕에서 권투선수 마르셀 세르당을 만나서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는데 그는 운 나쁘게도 비행기 사고로 죽고... <라비앙 로즈>의 이야기는 에디트 피아프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무척 친숙합니다.

영화가 이 익숙함을 극복하기 위해 택한 방식은 이야기를 연대기 순서로 진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영화는 에디트 피아프가 어린 시절부터 중년에 이르는 과정을 연대기순으로 보여주면서 중간중간에 피아프의 말년 에피소드를 끼워넣습니다. 그 말년 에피소드들 역시 순서가 멋대로 뒤섞여 있고요. 이야기 자체보다는 전기적 재료를 바탕으로 삼은 하나의 정서적 흐름을 의도한 거죠.

이 아이디어가 완벽하게 구현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원래 의도했던 것만큼 유기적으로 잘 흐르지는 못해요. 종종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을 지나치게 예술영화 티를 내며 배배 꼰다는 느낌도 들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선택은 대부분 옳습니다. 어차피 다들 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할 거라면 전기적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무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접근 태도를 취하는 게 좋겠죠. 더 나을 수도 있었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나 <라비앙 로즈>의 가장 큰 장점은 이야기나 이야기의 구조에 있지 않습니다. 그것도 어느 정도 중요하긴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것들 역시 재료에 불과하죠. 이 영화의 진짜 목표는 반 세기 전에 죽은 에디프 피아프라는 인물을 부활시켜 스크린 위에 살려내는 것입니다.

올리비에 다한, 마리옹 코티야르 그리고 이 영화로 오스카상을 받은 분장팀이 만들어낸 에디트 피아프는 실제 에디트 피아프만큼이나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100 퍼센트 분장과 100 퍼센트 연기로 만들어진 인물이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그 사실성을 의심하는 관객들은 거의 없을 거예요. 이처럼 완벽한 기술적 성취도에 도달한 전기 영화는 드물어요.

그러나 영화가 만들어낸 에디트 피아프는 실제 에디트 피아프의 복사판은 아닙니다. 마리옹 코티야르는 아무리 분장해도 에디트 피아프와 그렇게 닮지는 않았어요. 성대모사는 인상적이지만 역시 완벽한 모방으로 일관하지는 않고요. 하지만 상관없어요. 영화 속의 에디트 피아프는 실제 피아프를 모델 삼아 예술적인 해석을 가해 재창조한 하나의 걸작품입니다. 코티야르가 정말로 피아프를 닮았다면 그 유사성 때문에 오히려 효과가 떨어졌을 거예요. 지금처럼 천재적 재능과 열정, 어린아이와도 같은 나약함과 어리석음이 멋대로 뒤섞인 입체적 캐릭터에 푹 빠지지는 못했겠죠. (08/03/03)

기타등등

극장판은 몇 분 잘렸다고 하더군요. 아카데미 수상을 맞아 재개봉을 한다던데 극장에서 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Posted by DJUNA

익스트림무비 추천 도서

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트랙백 주소 :: http://extmovie.com/trackback/4730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수니아 2008/03/04 17:19

    제가 보기에는 이 영화는 헐리우드와 세계시장을 겨냥하여, 대다수의 일반 대중들의 취향에 짜 맞춤을 한 영화입니다. 에디뜨 피아프의 인생이 마르셀과의 연애행각으로 끝이 나기라도 한 것처럼 말입니다. 미국인들 대 부분이 마리옹 코티야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물론 프랑스 관객들도.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에디뜨 피아프였지요. 그러기에 영화는 팔린것이고.
    사실 마리옹이 아닌 다른 배우였어도 오스카상은 주어졌을 겁니다. 원래는 오르레 뚜뚜가 할 역할이었는데, 나중에 바뀐걸로 알고 있습니다. 에디뜨는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거칠고 무지막지한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프랑스 지성의 대표인물 쟝꼭또의 절친한 친구였던 그녀. 그녀의 섬세한 예술혼은 이 영화에서 깡그리 삭제되었습니다.
    유감이지요. 마리옹 코티야의 더덕더덕 풀칠한 분장은 정말로 눈에 거슬렸지요. 그녀는 삐아프에게 감사를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