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서 변질된 동양적 공포
리메이크된 <디 아이>를 보러 갔다가 역시 리메이크된 <셔터> 예고편을 보았다. 여전히 할리우드는 ‘아시아 호러영화’를 리메이크하고 있다. <링>과 <주온> 이후 이런 현상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과연 그 리메이크된 할리우드 호러영화들이 성공적인 결과를 보인 적이 얼마나 있는가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이다. 물론 그 ‘성공’의 기준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흥행 성적이 좋은가 혹은 리메이크된 영화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아시아에서 할리우드로 넘어가면서 영화가 어떤 변화를 겪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호러영화는 한 사회의 불안 내지 공포를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다.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이 가지고 있는 불안과 공포의 내용은 다를 수밖에 없다. 또 그 불안과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말 그 차이는 무엇일까?
<디 아이>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팡 브러더스의 영화이다. 제시카 알바가 주연을 맡은 리메이크는 <뎀>을 만들었던 프랑스 출신의 감독들이 연출을 했다. 이 두 영화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라인은 비슷하다. 한 여성이 각막이식 수술을 받은 다음부터 무언가 끔찍한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리메이크의 결과를 놓고 보면, 스토리는 비슷하지만 당연히 공간의 변화에 따른 정서적인 차이를 느끼게 된다. 오리지널은 홍콩과 태국이 공간적 배경이었는데, 리메이크는 미국 서부의 대도시와 멕시코가 배경이다. 예컨대, 홍콩의 좁디좁은 아파트에서 귀신을 보는 것과 (영화에서 정확히 나오지는 않지만) 로스앤젤레스와 같은 미국 대도시의 고급 아파트에서 귀신을 보는 것은 분명 다른 느낌을 준다. 당연히 두 영화에서 느껴지는 ‘불안’의 강도에서 차이가 존재하게 된다. 이것은 공간 속에 존재하는 인물에게서 확연하게 보인다.
아시아 호러 영화들 속에서 주인공 여성들의 캐릭터는 그야말로 ‘불안’ 그 자체를 안고 있다. 오리지널 <링>에서 아사카와 레이코 역의 마츠시마 나나코의 표정과 리메이크된 미국판 <링>에서 레이첼 역할을 하고 있는 나오미 와츠의 표정을 떠올려보자. 또 <검은 물 밑에서>와 <다크 워터>는 어떤가. 쿠로키 히토미와 제니퍼 코넬리의 성격은 어떤 차이를 지니는가. 아시아 여성의 얼굴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깊은 불안의 그림자이다. 그러나 미국 여성의 얼굴에서는 그것을 찾을 수 없다. 리메이크된 영화의 여성 캐릭터들은 공포에 맞서는 흡사 <에이리언>의 리플리 중위와 같은 인물들이다. 이것은 단순히 연기력의 차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물론 이것이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어찌되었든 오리지널과 리메이크는 공간적 거리만큼 큰 정서적 차이를 가져온다. 이 때문에 오리지널이 가지는 정서적 불안은 리메이크에서는 사라져 버릴 수밖에 없다.
공포의 힘은 기술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디 아이> 역시 마찬가지이다. 오리지널의 안젤리카 리와 리메이크의 제시카 알바 역시 이제까지 볼 수 있었던 그 표정의 차이를 그대로 재현한다. 애초에 이 리메이크를 기획할 당시에는 르네 젤위거가 주연배우 후보에 올랐던 모양이다(IMDb에 근거). 르네 젤위거가 나왔다면 호러가 아니라 코미디가 되었겠지만, 제시카 알바 역시 공포감을 전달하는 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아니 별로 공포를 느끼고 있지 않다는 느낌까지 준다.
사실 이런 공간과 캐릭터의 차이보다 리메이크 영화들에게서 별다른 공포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내 생각에 단순한 연출력과 연기력 때문이 아닌 것 같다. 그보다는 서구에서 아시아의 귀신이 출몰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서구에 아시아적인 귀신은 그 문화적 전통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마치 아시아에서 드라큘라나 프랑켄슈타인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귀신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오리지널 <링>에서 사다코라는 존재를 찾아가는 과정은 어떤 ‘감’에 의한 것이다. 레이코의 전 남편 류지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리메이크에서는 테크놀로지에 의존한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구인들에게 그렇게 감으로 귀신을 찾는 것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예고편으로 짐작컨대 <셔터> 역시 귀신을 찍는 카메라라는 테크놀로지에 대해 비중을 두고 있는 것 같았다.
리메이크 <디 아이>는 오리지널에서 많은 것을 가져왔다. 그러나 과연 이 영화가 어떤 불안을 표현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각막 이식 수술을 받을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주제일지도 모른다. 저승사자와 같은 귀신이 나오는데 그 이미지는 괴물에 가깝다. 이것이 서구인들이 생각하는 귀신의 형상일 것이다. 그런데 왜 할리우드는 아시아 호러영화를 계속 리메이크하는 것일까? 물론 할리우드는 다른 장르의 영화들도 리메이크를 한다. 그런데 호러영화라는 장르의 특징은 제작비가 싸다는 데에 있다. 저렴한 가격에 리메이크 판권을 사서 또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영화를 제작한 후 다시 아시아 전 지역에 되판다. 이것은 사실 괜찮은 장사인 것이다.
<링> 이후 <디 아이>로 이어지는 이 리메이크의 흐름에는 한국계로 알려진 프로듀서 로이 리(Roy Lee)가 있다. 많은 아시아의 감독들은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을 팔고 싶어 하고, 할리우드로 진출을 꿈꾼다. 그래서 그의 책상에는 많은 아시아 호러영화의 시나리오와 DVD가 쌓이게 된다. 여전히 또 앞으로도 할리우드는 교묘한 방식으로 아시아를 지배할 것이다. 이것 역시 아시아가 안고 있는 불안과 공포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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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이는 무섭게 봤습니다
전부가 무서운건 아니었지만 일부 장면들에선 소름이 쫙 -_-;
글쓰신것처럼 아시아 공포영화는
할리우드에서 만들면 결과가.. 참 ...
회로 같은 경우는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제가 알기로 <회로>의 구로사와 기요시도 할리우드 진출을 원했다가 안 되었다고 합니다. 정확히 어디서 읽은 내용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요. 할리우드판 <펄스>는 정말 웃기는 영화였죠...
헐리우드의 속셈은... 그렇군요...
개인적으로 전 '디아이' 는 원작 영화도 시시했습니다...이걸 또 리메이크했으니 결과는 뭐 불보듯 뻔한듯...예상했다지요...;;
전 개인적으로 서기가 나왔던 <디 아이2>를 더 좋아합니다. 환생에 대해서 나름대로 팡 브러더스가 독특한 해석을 했다고 보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팡 브러더스의 다른 영화들보다는 <디 아이>가 낫지 않나요?
역시나 리메이크 작....평작수준은 하겠네요....장화홍련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네요...제시카 알바만 볼 듯..^ ^
제 눈에는 제시가 알바도 별로 이쁘거나 섹시하거나 하지 않는데요.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요. 물론 관점에 따라 달리 보이겠지요.
알바가 나오니 내용은 둘째치고 일단 봅니다
알바의 팬이시군요. 이번 영화에 알바의 샤워씬이 있습니다....
아시아 호러들 제발 좀 리메이크 그만 했으면..-_-
동양 귀신 데려다가 죄다 몬스터급으로 변화를 시키이
디 아이 원작 자체도 무서운 장면 몇개 빼면
그냥 그런 영화였는데..
그래도 늘 속으면서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군요..-_-
곧 <셔터> 리메이크가 찾아올텐데 어쩌죠?
지독한 소재의 고갈이겠죠-
더이상 서양에서 보이는 오리엔탈 고스트들은 그만했으면 좋겠네요
작가파업도 끝났는데 탄탄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호러하나 터져줬으면 하고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헐리웃보다 유럽쪽이 호러가 강세인듯 하네요
비록 아르젠토 옹의 세어머니 마지막편 <눈물의 마녀>는 정말 죽을 쒔지만요 ㅠ.ㅠ
전 공포영화는무조건 봅니다. 거기에 재시켜 알바가 나오면 반드시 봐야죠 ㅋㅋ 근데 극장 가서 보지 않을거 같고 dvd로 보죠. 불끄고 홈시어터 볼륨 높이고 구신 나오기 전에 무조건 놀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그렇게 보면 디아이 리메이크도 무섭게 볼 수 있습니다. 전 공포영화는 다른 쟝르영화에 비해 이상하게 집중도 잘되고 몰입도 잘되고, 근데 영화가 별로다 싶으면 일부러 놀랄준비까지 하고 봅니다ㅋㅋ
저 위에 재시켜 알바 사진요, 꼭 그러는 거 같아요 " 악 다 탔어!"
마지막 사진은 빵타서 분노하는 것 같네요.
리메이크는 역시 아닌가 봐요
할리우드서 만든거 치고 잘 나온게 있었는지 가물가물..
그치만! 제시카 알바가 나오면 무조건 볼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