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에다 근친상간까지?
여기는 뉴욕. 그 유명한 ‘Cheek to Cheek’이 흐르고, 두 남녀가 음악에 맞춰 낭만적인 춤을 추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남자와 여자는 <탑 햇>에서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가 추던 대로 따라하고 있다. 둘은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일까, 아니면 캐서린 헵번과 스펜서 트레이시 같이 고전적인 뉴요커 커플일까, 궁금해진다. 한데 두 사람은 커플이 아니라 오누이란다. 떨어져 살기엔 너무나 친숙한 두 사람, 샘과 그레이.
어느 날 강아지 산책용 공원에 나갔던 샘은 찰리를 보고 한눈에 반하고, 둘은 며칠 후 한번의 데이트로 결혼을 약속한다. 결혼이 마냥 기다려지는 샘과 달리, 그레이는 오빠의 성급한 결심으로 인해 혼자가 된다는 걸 받아들이기 힘든 눈치다. 사건은 일주일 후 라스베가스에서 벌어진다. 결혼식 전날 밤, 올케와 시누이 사이가 될 찰리와 그레이는 한 방을 쓰다 취중에 진한 키스를 나눈다. 그레이는 술에 취해 잠든 찰리 곁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생각하기를, ‘내가 혹시 동성애자?’
<잘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는 어정쩡한 코미디다. 로맨틱 코미디로 보기엔 내용이 거북살스럽다. 커밍아웃이란 소재에다 근친간의 사랑이라는 문제가 얽혀 마냥 웃으면서 보기엔 군데군데 불편한 부문이 많다. 또한 영화가 주제를 심각하게 다룰 마음이 없으니 근사한 사회드라마도 되진 못한다. 그렇다고 독창성이 돋보이는 코미디 유는 더더욱 아니다. 진부한 대사와 과장된 연기 탓에 90여분이 지루한 영화는 설득력은 물론 재미도 없다.
영화가 그렇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잘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는 <섹스 앤 시티>나 우디 앨런의 영화에 나올 법한 인물과 이야기는 죄다 끌어온다. 뉴욕이란 배경, 신경증에 걸린 주인공과 상담의, 광고회사와 병원과 동물공원 등의 직장에서 잘나가는 직장인들, 패션과 다이어트, 수다와 소문, 그리고 패션이 되어버린 소재 ‘동성애’. 그러나 <잘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는 그들 소재와 이야기를 진심 없이 적당히 뒤섞고, 난데없는 호들갑과 눈물과 포옹으로 미지근하게 마무리하려 한다.
<잘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는 소재주의에 빠진 영화의 전형이다. 영화가 일하는 여성과 커밍아웃한 사람의 고민을 불러냈을 때는 분명 유의미한 결론을 이끌어내야 했다. 결국 기로에 섰던 주인공 그레이와 주변인물들은 우스꽝스런 인물에서 탈피하지 못한다. 영화의 해피엔딩을 보며 즐겁기는커녕 무책임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 내가 자막을 잘못 읽은 건지, '진저 로저스가 남자배우'란 자막이 자꾸 나온다.
* 그레이가 게이임을 깨닫기 직전에 게이들의 찬가 ‘I Will Survive'가 나오는데, 그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다름 아닌 글로리아 게이너. 예의 푸근한 몸매와 목소리를 잘 간직하고 있더라는.
2008/03/15 - 잘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 - Gray Matters (2006) by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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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잘 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 (Gray Matters, 2006)" 컴밍아웃하기!
Tracked from Chandler's 영화&피아노 이야기 2008/02/28 00:51 삭제잘 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 (Gray Matters, 2006) 로멘틱.코미디/미국/96분 감독 Sue Kramer 출연 헤더 그레이엄, 토마스 카바나... 2006년도 작품이지만 올해 국내 개봉을 하게되는 레즈비언 중심의 로멘틱/코디미물. 작년에 감상했던 작품이기에 자세한선 기억나질 않으나, 그냥 집에서 감상하기엔 적합한 킬링타임용이란건 확실한거 같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헐리웃 여배우 탑텐에 드는 헤더 그레이엄때문에 감상하게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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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치장에만 신경을 쓴 모양이군요
티비 드라마에서흔히 만날수 있는 그런 종류의...
네, 말씀하신 것과 비슷해요. 예상보다 못했답니다.
약간 드림걸스 삘이 나서 볼려고 맘먹고 있었는데 글을 읽고나니
매우 회의적인 자세로 변한 상태..ㅠㅠ
제 느낌은 그랬는데, 혹시 다른 분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개봉하면 볼려고 했었는데
저두 글 읽고나니 왕실망으로..
보고 판단하시는 게 좋은데, 제가 미리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아서, 어쩌지요?
저도 영화 보기가 망설여지네요 ^^;
아마 여기 영화 평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서 그러거 같아요
영화 보기전에 꼭 여기 들어와서 확인해보거던요.
자주 보는건 아니라서.. 이왕이면 재미있는 영화를 골라야 해서 ㅎㅎㅎ
보다 신중하게 글을 써야겠습니다. 머리가 욱씬욱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