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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가의 상징인 국보 1호가 무너지는 순간
배경에 삽입이 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음악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이 관리 소홀과 극단적 개인 이기주의로 한 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마음이 아프기에 앞서 허탈감이 우선한다. 자연 재해나 테러 행위도 아니고 인재로 인한 화재 사고라는 점에서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그리고 대형 사고가 나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특집 방송 프로그램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격언이 딱 들어맞는다. 제 아무리 철통같은 경비를 해도 사고를 100% 막을 순 없겠지만, 적어도 그렇게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고 후 숭례문 보안 외주를 맡은 경비업체를 비롯해 관계자들에게 혹독한 비판이 쏟아졌고, 방송국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공영방송인 KBS에서는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치 않고 연휴 시즌 특집으로 편성된 영화 방영을 지속했다며 네티즌들의 원성을 샀다. 사건이 사건인지라 모든 방송사들이 숭례문에 집중을 하고 있는데, 공영 방송국으로서의 무책임한 태도라는 것이 이유다. 모든 방송국들이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뉴스를 내보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문제는 사고를 정리하는 프로그램에서 귀를 의심하는 일이 일어났다. 나는 왜 이것이 한 차례도 언급이 되지 않는지가 의아스러울 지경이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이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숭례문이 시뻘건 화염 속에서 불타면서 무너져 내리는 모습은 수차례에 걸쳐서 방영이 되었다. 국보 1호라는 문화재로서의 가치와 서울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이미지로 뇌리 속에 강하게 새겨진다. 헌데 국보 1화가 화재로 인해 처참하게 박살나는 상황에서 혹 배경에 깔린 음악을 기억하고 있는가? 우선 숭례문이 무너져 내리는 광경을 다양한 각도로 보여준다. 또 이를 보면서 경악을 하며 신음을 토하는 시민들의 표정과 절묘하게 편집을 하면서, 배경 음악으로 마이클 베이 감독의 블록버스터 <더 록>의 음악을 삽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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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록>(1996)의 한 장면

방송국에서 할리우드나 일본 영화 음악을 배경으로 사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귀에 익숙한 명곡들은 때론 지나칠 정도로 경박스럽다는 부작용을 낳을 때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음악 자체가 가지고 있는 탁월한 완성도 덕분에 영상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한다. 방송국이란 곳에서 한 나라의 국보 1호에 대한 경건한 마음을 조금이라고 가지고 있었다면, 배경 음악 선곡에 있어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이건 숭례문이 무너지는 파괴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그 많은 영화 음악들 가운데 하필이면 무수한 총격전과 폭발의 카타르시스를 강조하는 한스 짐머의 음악을 집어넣을 생각을 했을까? 곡 자체가 가지고 있는 비장미가 잘 어울렸기 때문에 선택이 되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알카트라즈에 잠입한 네이비씰 팀이 전원 사살이 되는 죽음의 순간에도 이 음악이 사용된다. 그러나 그건 액션의 시각적 즐거움을 극대화 시키는 음악의 배합일 뿐이다. 숭례문이 무너지는 광경이 더할 수 없는 충격과 좌절감을 주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음악을 배경에 삽입함으로써 마치 액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포장해버렸다. 과연 <더 록>의 메인테마곡을 사용한 방송국의 저의가 무엇일까? 어쩌면 전 국민이 집중하는 대형 사고가 터졌기 때문에, 시청률 올리기 좋은 때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믿기지 않은 파괴의 현장, 그것과 완벽하게 어울리는 음악은 단숨에 화면에 집중을 하도록 만든다. <더 록>의 음악은 그런 힘이 있다. 좋은 음악의 사용은 영화를 더욱 감동적으로 만들지만, 이번 숭례문 화재 사고에 쓰인 음악은 전혀 다른 느낌이다. 화염이 치솟고 건물이 붕괴되는 것과 음악이 완벽하게 매칭이 될지는 몰라도, 국보 1호라는 중요 문화재와, 그것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슬퍼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이럴 수는 없다.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야 감히 그런 음악을 삽입할 수 있었을까? 이번 숭례문 붕괴는 방송국이 대형 사건, 사고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하고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일 것이다

Posted by 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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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얼마전에는 세종대왕의 음악적 업적을 설명하던 TV재현 프로에서 일본 애니 음악들(시간을 달리는 소녀랑 기타등등)이 배경으로 깔리더군요. -_-

  2. ㄴㅇㅇㅈ 2008/02/18 13:12

    헉 더록

  3.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음악이었어
    말씀하신대로 화면이랑은 잘 어울렸는데
    양심이 있다면 어떻게 그럴수가 -_+
    제정신들이 아닌 모양입니다

  4.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런 글은 누가 퍼다가 좀 널리 알려주세요.
    정말 노리고 저 음악을 집어 넣고 거기에 편집을 했다면..
    쏘우처럼 잡아쥑일 넘이네요.

  5. 어디선가 들어본 음악이었는데 생각이 잘 안났는데.더록이군요..생각이 없는 듯 합니다..

    • 더록 음악 정말 많이 쓰더군요. 그리고 무슨 사고 났을때 배경음악으로 글라디에이터 음악도 종종 나오구요 -_-

  6. 도가 지나치군요.
    좋은 글 감사히 담아가겠습니다.

    http://blog.naver.com/hayan_111/70028339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