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와 드라마의 균형 있는 조화
나는 솔직히 주성치의 광팬은 아니다. 그가 출연하거나 연출한 영화들을 모두 본 것도 아니지만, <소림 축구>와 <쿵푸 허슬>로 이어지는 작품들을 통해 그의 영화세계가 진화하고 있다는 것에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희극지왕>은 영화를 만들고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성찰을 하고 있는 작품이다. 또 <쿵푸 허슬>은 느와르 장르를 끌어들이고 그 장르의 분위기를 잘 연출해내고 있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제 주성치의 연출력이 다른 감독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그는 점점 자신의 영화에 대한 사유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고, 이것이 과거의 주성치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낯선 영화적 경험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영화작가는 한 가지 주제를 변주해가면서 강박적으로 반복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기도 한다. 아마도 주성치는 후자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주성치의 신작 <CJ7>은 일부 기사에서 ‘SF 영화’로 보도되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영화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이다. 주성치가 연기하는 아버지는 일용직 건설 노동자이다. 아내가 죽고 혼자 아들을 키우고 있는 그 아버지는 아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길 바라고 나쁜 짓은 하지 않도록 가르치려 한다. 그 아들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정말 눈물겨울 정도이다. 그 부자가 살고 있는 집은 다 무너지기 직전에 있다. 그들의 가난을 묘사하는 영화의 분위기는 너무도 사실적이다. 그러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특히 밥을 먹으면서 바퀴벌레를 잡는 장면이 그러하다.
이 아버지와 아들을 보고 있으면서 나는 찰리 채플린의 <키드>를 떠올렸다. 어쩌면 주성치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세계에 근접하는 것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은 코미디라는 장르영화를 찍으면서 그 안에 ‘슬픔’을 담아내는 것이다. 특히나 그 슬픔은 급속하게 산업화되고 있는 중국의 도시 풍경 속에서 배가된다. 중국에서는 여기저기에서 대규모 건설공사가 이루어지고 가난한 아버지는 막노동을 하면서 자식을 부양해야 한다. 그 아버지는 배우지 못했지만 아들만은 비싼 학비를 부담해야 하는 사립학교에 보낸다. 그 아버지의 마음 때문에 이 영화는 슬프기만 하다.
그런데 영화의 중심은 아버지에게 있지 않다. 바로 아들과 외계에서 온 귀여운 생명체 사이의 관계가 영화의 중심 내용을 차지한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를 묘사하는 데 있어서 주성치식의 유머가 빛을 발한다. 그 유머의 황당함은 그러나 지나치지 않아서 영화의 균형의 해칠 정도는 아니다. 그 강아지처럼 귀여운 외계생명체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E.T.>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학교에서 주성치의 아들이 왕따를 당하고 가난에 대한 편견과 싸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디에서나 가난해서 낡은 운동화를 신어야만 하는 아이는 친구들과 교사에게서 따돌림을 당할 수밖에 없다. 그 왕따를 아들은 외계생명체의 도움으로 벗어나려고 한다. 그 과정은 재미있게 영화에서 그려지지만 사실은 그것 역시 눈물겨운 과정이다. 물론 그 고군분투의 과정은 주성치의 영화답게 역시 유쾌하게 묘사된다.
이렇게 부자 사이의 애틋한 관계와 학교에서 편견과 싸우는 힘겨운 과정을 훌륭하게 표현된 것은 일단 주성치의 연출력 때문이겠지만 아들 역할의 맡은 소녀 배우 서교에게 힘입은 바 크다. 이 어린 배우의 연기력은 정말 대단하다. 코믹한 연기뿐 아니라 슬픔을 표현해내는 데에도 이 어린 소녀의 연기는 손색이 없다.
또한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의 건설일용직 노동자를 연기하는 주성치의 변신 역시 놀라울 정도이다. 주성치가 단순한 코믹 연기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있고, 이것은 이 영화를 보는 큰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이 영화의 장점은 쓸데없이 ‘오버’하지 않는 것에 찾을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코믹함과 슬픔은 적절히 균형점을 찾고 있다. 그리고 어찌되었든 이 영화는 보니엠의 노래와 함께 비극적인 이야기를 기발하게 희극적으로 끝내고 있기도 하다.
영화작가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해야 한다. 비록 다른 영화작가의 영향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러하다. 잭 네오와 주성치가 갈라지는 지점은 바로 그곳이다. 잭 네오는 그저 짜깁기만 하고 있지만, 주성치는 장르와 현실에 대해서 자신만의 해석을 하고 있다. 잭 네오의 다음 영화는 별로 기대하고 싶지 않지만, 주성치의 다음 영화는 초조하게 기다리게 될 것 같다. 정말로 주성치는 이 시대에 아시아의 찰리 채플린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진정으로 나의 이런 생각이 헛된 망상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CJ7> 예고편 보기(WATCH THE TRAILER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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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영화] CJ7 :: 長江7號
Tracked from Never grow up 2008/02/15 18:02 삭제드디어 주성치님의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다. 지난 어린시절, 시험끝나고 학교에서 비디오를 빌려 단체 관람하던 시절, 우리형이 아주 원더풀한 영화를 보았다며 이야기 해주었다. 바로 그 이름은 주성치의 홍콩마스크. 그리고 나서 어느 날 집에 부모님이 안계셔서 다들 모여서 놀던 그 날밤, 비디오 가게에서 유모군과 함께 빌린 홍콩레옹, 그 이후로 참을 수 없는 그의 세계에 빠졌다.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만든 소림축구는 국내에서 늦게 개봉하기전 단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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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너무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
홍콩영화들도 국내에 많이 소개가 되면 좋겠어요
옛날엔 극장에서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뜸해지고 그러니까 속이 많이 상해요 ㅜㅜ
성치오빠 좋아해서 이 영화 관련 정보는 다 찾아서 챙겨보고 있는데
얼마전에 어떤 블로그 갔더니 다운로드로 영화를 보고 극장에서 안보길 잘했다는
글을 보고 화나나서 한 마디 하려다가 소심한 성격에 그만.. -..-
요즘은 영화 잡지나 인터넷 보면 다 똑같은 기사들뿐이라서
모르고 넘어가는 영화들도 많은데 이런 영화 정보 너무 좋아욧!!
저도 이렇게 글을 잘쓰고 싶은데...
전 주성치 영화중에서 서유기를 가장 좋아한답니다
언젠가 저도 멋지게 글을 써보고 싶어요 ^^;
고맙습니다. 한국 개봉이 많이 늦은 것 같은데 왜 그런지 모르겠군요. 한국의 극장가는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너무 삭막한 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요. 그에 비하면 싱가포르의 극장가는 훨씬 널널해보입니다...
좋은 글 읽고 트랙백 남김니다.
여담이지만; 차이니즈 뉴이어(Chinese new year) 보다 루나 뉴 이어(Lunar new year)라고 하자고 하더군요.
저도 루나 뉴 이어가 맞다고 보는데요. 여기 싱가포르에서 차이니즈 뉴 이어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서 그만 저도 습관이 된 것 같네요...
역시 재빠른 신작 영화 소개가 *_*
평을 읽어보니 영화 잘 나온 모양이군요
정말 기대됩니다
국내 개봉은 좀 늦어지는것 같은데
다운이 판치는 나라인데 좀 빨리 개봉을 하지 -_+
<CJ7>은 재미있기로 하고 슬프기도 합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듯 싶네요..
정말 기대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잘읽었습니다
쓸데없이 ㅋ 오버하는 주성치두 좋지만!!!!!!!!!!! 후후...
스토리는 읽는것만으로도 웬지 뭉쿨 해지네요.
벌써 기분이 두근~두근~
에헤 소식 잘 들었사옵니다~
근데, 이번 작품 연출은 주성치가 안한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역시 제작+각본+주연이니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기는 한 것 같지만요...
아무튼 cj7평 잘 봤습니다~
제작 초기엔 주성치 사단의 배우 임자총이
감독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느새 주성치 감독으로 바뀌었더군요.
결국 주성치가 자기 영화로 통제권을
가져간 모양입니다..^^;;
지금은 뜸하게 영화가 나오긴 해도
과거에 비해서 작품들 하나하나가 무게감이 있는거 같습니다
웃기지만 뭔가 여운이 길게 남는...
평을 보니 이번 영화도 그런거 같습니다..
아 빨리 보고싶다 ㅠ.ㅠ
저두요... 그저 빨리 보고싶을 뿐... 기대 만땅~
평을 올려주신다고 하셨는데 정말 좋은 글을 써주셨네요 ^^;
너무 감사드립니다
역시나 좋은 글입니다.
주성치 영화에 대해서 이렇게 쓸 수 있는 분은 드문거 같은데..
그나저나 국내에 개봉하려면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게
안타깝습니다. 웃기면서 슬픈.. 주성치 영화의 특성이
그대로 녹아있는거 같군요. 기대됩니다..
고맙습니다. <람보4>도 그렇고 많은 영화들이 한국에서 너무 늦게 개봉하는 것 같네요. 빨리 관객들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겠습니다.
글읽어보니 딱 내 취향의 영화네요
주성치는 정말 싫어했었는데
어느새인가 빠순이가 되버렸어요 ^^;
영화 자주 나오면 좋읉ㄴ데...
좋은 기사 잙 읽었습니다 ^^
뒤적뒤적해보니 여긴 신기한 영화들 많이 소개를 하네요 ㅎㅎ
고맙습니다. 자주 들러주세요..
저도 주성치가 채플린의 세계를 점점 닮아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같은 생각을 하는 분을 만나니 반갑네요. 그런 얘길하면 대부분 비웃었었는데요.
장강7호는 정말 빨리 보고 싶은데, 너무 늦네요.
영화를 보면서 가장 중요한 것들 중의 하나는 편견을 갖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성치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주성치와 채플린을 연결시키는 것에 대해 비웃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성치는 분명 자신의 영화에 대한 사유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코미디를 만드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잘 이해하기 위해, 감독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주성치에 대해서도 다른 평가가 나올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예전에는 주성치가 다작을 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텀이 길어지는 기분입니다.
cj7 방금 봤습니다. 자막을 굳이 다 읽으려 하지 않아도,
사람을 웃기게 하는 주성치표 코미디는 여전하더군요.ㅎㅎㅎ
아쉬운 건, 런닝타임이 짧고, 이야기를 좀 서둘러 끝냈다는 기분이..
태클을 거는게 아니라 <쿵푸허슬>이후 4년을 기다려서..^^;
쿵푸허슬2나온다는 이야기 있었는데.나오려나
요즘은 정말 영화작가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거 같습니다.
오락적으로도 그렇고 긴 여운과 감동... 슬픔까지 녹여내는 솜씨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저도 저번 류상욱님의 글에 이 영화 소개를 부탁 드렸는데..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개봉만을 손꼽아 기다려야되는게 고통스럽습니다..
빨리 개봉하기만을..
주성치 영화에는 실망한적이 없어서 이번에도 기대 만땅입니다!
저도 쿵푸허슬 2 얘기를 어디선가 본거 같기도 한데.. 나오긴 하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