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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하게 제작된 <주온>의 아류작

싱가포르 극장가의 특징은 상영작 리스트에서 호러영화를 꼭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싱가포르에 극장에서는 <Body#19>과 함께 태국 호러 <The House>가 상영되고 있다. 이렇게 태국 밖에서 태국 호러영화가 두 편이나 동시에 상영되고 있는 나라도 드물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전에 <Body#19>를 보고 태국호러영화는 어느 쪽으로 나아갈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생각을 나는 <The House>를 보고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다.

이 영화의 감독은 Monthon Arayangkoon이다. 바로 한국에 <사령: 리케의 저주>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The Victim>을 연출한 감독이다. 그는 2004년에 <Garuda>라는 영화로 연출 데뷔를 했다. 이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The Victim>은 나름대로 신선한 이야기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살인 현장을 재현하는 아마추어 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설정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영화인 <The House>에도 일말의 기대를 안고 극장으로 향했다.

이 감독은 아마도 살인사건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이번 영화에서는 가족들, 특히 부부나 애인 사이에 벌어진 살인사건이 등장하는데, 그의 관심이 가진 성향은 시미즈 다카시와 비슷하지 않나 싶다. <주온>과 차이가 있다면, <The House>에서 희생자로 어린아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화의 시작은 매우 익숙하다. 텔레비전 방송의 리포터인 Chalinee는 태국 내 매매춘 여성들에 대한 프로그램을 막 끝냈다. 그녀에게 남자 동료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바로 귀신이 출몰하는 집(hunted house)에 대한 아이템이다. 여기까지 들으면, 아 또 <주온>의 아류 영화군, 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사실 아시아호러영화들에 있어서 <링>과 <주온>은 어떻게 보면 저주스러운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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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나오는 세 건의 살인사건은 실제로 일어났었다고 한다. 그 사건들의 공통점은 한 병원 근처에 있는 집에서 벌어졌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1959년 간호사인 Nuanchawee Patchara가 강간을 당한 후 목에 졸려 살해당하고 시체가 강물에 버려진 사건이다. 두 번째는 1999년에 Jarmjuree라는 여성이 남자친구에 의해 시체가 절단된 사건이다. 마지막 사건은 2001년에 한 여의사의 시체가 절단되어 방콕의 한 호텔에서 발견된 사건이다. 1999년과 2001년 사건의 범인들은 모두 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다. 가해자와 피해자들은 모두 병원 관계자들이었고 바로 ‘그 집’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이 영화는 그 세 건의 살인사건 사이의 관계를 규명해보려고 노력한다. 그 사건들을 재조명하는 것과 동시에 주인공 여성과 남편 사이의 관계가 동시에 제시된다. 항상 그렇듯이 살인사건과 그 피해자들인 귀신의 존재는 그 사건을 파헤치는 주인공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까 영화는 그 세 건의 살인사건 사이의 관계와 더불어 그것들과 주인공의 개인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를 안게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영화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수습을 하지 못한다.

그 세 건의 살인사건 사이의 공통점은 귀신이 출몰한다는 집뿐이다. 귀신들은 주인공에게 그 집에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 영화와 <주온> 사이의 차이점은 귀신이 먼저 나타나 그 집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어쨌든 집에 들어간 이후에 희생당하는 것과 다르긴 하다. 그렇다면 왜 그 집에서 그런 끔찍한 사건들이 일어난 것일까? 그것에 대한 이유로 이 영화가 제시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들이다. 그 집이 세워진 장소는 반란의 무리들이 처형된 장소이고 또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은 곳이다. 그 집의 지하에는 수많은 귀신들이 들끓고 있다. 그러나 그 과거에 죽은 수많은 영혼들과 세 건의 살인사건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감독은 그 집에 어떤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유추일 뿐 별다른 설득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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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건의 살인사건은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남녀 사이의 질투와 배신이 작용한 결과인 것 같다. 주인공 여성과 변호사 남편 사이에도 갈등이 존재한다. 남편은 아이를 원하지만 아내는 일을 하려고 하고, 남편은 아내의 부정을 의심한다. 귀신들린 남편은 아내를 죽이려고 한다. 사실 이런 설정은 진부하다. 영화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닫힌 마음이 모든 악의 근원이 된다고 두루뭉술하게 말하고는 끝나버린다. 이 또한 얼마나 안이한 엔딩인가. 이렇게 거창한 소재를 두고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어떻게 할 줄 모르고 그냥 끝나버리는 영화들은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

영화는 관객들을 조금이라도 무섭게 하기 위해 온갖 클리셰들을 동원한다. 항상 천둥이 치고 비가 온다.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귀신이 출몰한다. 역시 그 귀신들의 팔과 다리의 관절은 꺾여 있다. 주인공을 맡은 Intira Jaroenpura(<낭낙>으로 데뷔한 배우이다)의 연기도 아주 만족스러운 정도는 못 된다. 이러니 어떻게 관객들에게 공포를 안겨줄 수 있겠는가. 이제 아시아 호러는 과연 어떻게 하면 <링>과 <주온>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야 한다. 과연 어느 나라에서 그것을 성취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The House> 공식 홈페이지 바로 가기  (아래는 영화의 예고편)


관련 칼럼

2008/01/19 - [기획 / 특집/칼럼] - 태국 공포영화의 한계를 보여주는 'Body#19'

Posted by Ryu Sang 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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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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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엘린 2008/01/31 09:41

    쩝.. 아쉽네요... 실제 사건이 더무서운거같아요.. 같은 집에 살았었다니......태국의 공포영화 나름 특색있어서 좋아했는데... 좋은 영화가 다시한번 나오기를 바랍니다....

  2. 15번째 사진..장난 아니네요.
    정신이 버뜩 들게 합니다.

    • 하하하! 2008/01/31 14:07

      무서워서 사진 안 보려고 했는데
      님 글에 혹해서 15번째 사진 봤잖아요. ㅠ_ㅠ

  3. 아시아호러는 링과 주온을 못벗어나네요
    셔터는 좋았어요.. 눈가리고 봤지만요 ㅎㅎㅎ
    저도 사진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
    댓글 보고15번째 사진 흑 ㅠ.ㅠ

    참 그러고보니 요즘 할리우드 호러말고는 극장에서
    아시아호러보기가 힘들어진거 같아요
    익스트림무비는 다른곳에서 안다루는
    영화정보들이 많아서 좋아요 *^^*

  4. 작년 9월 경 태국 여행갔다가

    태국의 극장과 영화는 어떤가 싶어 파타야 빅시

    안에 있는 극장에서 이영화를 선택하여 보았답니다.

    현지말과 영어자막이 있는 영화였구요, 언어랑 상관없이

    이해하는데 그리 어려운 영화는 아니엿던듯 싶습니다.

    비교적 감상결과는 글쓴님과 비슷한 생각이였던것 같구요,.

    뭣보다 인상적인것은 영화시작하기전 기립해서 탁신 총리

    홍보용 영상을 봐야 한다는것~ㅅㅅ 이였습니다.

  5. 태국 4년차 2008/02/16 12:18

    jade님 뭐가 잘못 알고 계신데요. 태국에서 영화 시작하기전 기립하는 건 태국국왕에 대한 존경의 표시이며 영상 역시 국왕에 대한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