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실존 사진작가에 관한 허구적 전기 영화

실존인물의 삶을 그리기 위해 허구의 캐릭터와 사건들을 첨가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나쁜 일이 아니라 그냥 위험한 것이죠. 과연 그러면서도 실존인물의 진실에 도달할만큼 통찰력이 뛰어난 작가들이 얼마나 되겠어요? 하지만 처음부터 이런 허구를 영화의 중심으로 잡는 작품들이 있죠. 스티븐 샤인버그의 <퍼>가 바로 그런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영화는 디앤 아버스의 허구적 전기입니다. 사진작가인 남편의 조수로 일하던 평범한 50년대 가정주부였던 디앤 아버스가 어느 순간 갑자기 20세기 사진역사상 가장 독특한 예술가로 변신했는데, 그런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 과연 뭐였는지, 허구의 캐릭터를 도입해 풀어 설명하는 것이죠.

그 허구의 캐릭터는 라이오넬 스위니입니다. 서커스에서 일했던 다모증 환자인 그는 아버스 부부의 아파트 위층으로 이사오는데, 처음엔 호기심으로 그에게 접근했던 디앤은 점점 그와 사랑에 빠지고 그를 통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아버스 세계'에 잠입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 이게 좋은 설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전 디앤 아버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요. 당사자가 죽었으니 아무도 모르겠죠. 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라이오넬 스위니는 너무 쉬운 선택입니다.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것이 로맨틱한 사랑의 대상이라고 말하는 건 너무 뻔하거든요. 특히 그 예술가 주인공이 여성이라면 게으른 거죠. 실제 디앤 아버스는 영화 속의 디앤처럼 로맨틱한 연인에 의해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사람은 아니었을 겁니다. 이 설정은 아버스의 생애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대신 오히려 차원을 줄여버려요. 전 아버스가 이 영화를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의지가 축소된 전기영화는 싱겁지 않습니까?

<퍼>는 준수하게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키드먼은 디앤 아버스와 그렇게 닮지 않았지만 그 사람 특유의 아슬아슬하게 억눌려진 신경질적인 연기는 훌륭해요. 설정상 그리 성공적인 캐릭터는 아니지만 라이오넬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좋은 상대고요. 무대가 되는 1950년대의 뉴욕도 근사하게 묘사되었고 카터 버웰의 음악은 이 영화의 품격을 높여주는 데 한 몫 하죠. 단지 전 이 영화가 그렇게 좋은 아이디어에 바탕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 (08/01/23)

기타등등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Diane Arbus를 디앤 아버스라고 발음한다는 걸 알았어요.

Posted by DJUNA

익스트림무비 추천 도서

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트랙백 주소 :: http://extmovie.com/trackback/4458 관련글 쓰기

  1. Subject: &lt;퍼&gt; 디앤 아버스에 관한 상상

    Tracked from 길에서 영화를 만나다 2008/01/29 00:49  삭제

    디앤 아버스 Diane Arbus의 사진을 내가 처음으로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은 2003년 LA에 있는 장 폴 게티미술관 J. Paul Getty Museum에서 였다. 아버스의 단독전시회는 아니었고 게리 위노그랜드 Gary Winogrand와 윌리엄 이글스톤 William Eggleston의 사진들과 같이 한 전시회었다. 전시회 제목인 'Strange Days'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이 전시회는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역동의 시기라고 불리는 196..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무명씨 2008/01/25 09:18

    이 영화를 보고 너무 쉽게 결정을 내리는 주인공을 보고 조금 짜증이 나더군요 무슨 결정인지는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라 얘기를 못하겠네여 솔직히 저는 이 주인공의 행동에 대해 이해가 안 가더군요

  2. 휴머니스트 2008/01/25 23:19

    나 또한....막판즈음에 섹스하고 나서 니콜키드만 "이럴려고 사랑하게 만들었나요?" 내가 보기엔 사랑한 것 같지 않던데........걍 다모증 인간에 대한 호기심, 동정, 모성애 이런 거 같던데....갑자기 사랑한다고 해서 오려던 잠이 확 깼음...미로스페이스의 미스테이크 초이스

  3. 영화는 뒷전... 저 여인, 늙지도 않는건가요?

  4. 니콜 키드먼은 가히 살아있는 여신이라고 할 만 하죠..^^

  5. 박노협 2008/01/31 21:46

    오오 나의 여신...니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