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과 황정민의 탁월한 연기 앙상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유일한의 단편소설로, 예전에 <테마 게임>에서 작가 허락없이 빌려와 <슈퍼맨의 비애>라는 에피소드로 만든 적 있죠. 그 때 주인공은 김국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영화의 내용은 자기를 슈퍼맨이라고 착각하는 남자 주인공을 주인공으로 한 소동극인데, 당연한 일이지만 그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눈물 짜는 신파로 변형됩니다. 이것 자체를 뭐랄 수는 없는 거죠. 원래 그런 기능을 위해 쓰여진 글이니까요.
이 프로젝트는 잠시 민규동 감독 손에 있다가 정윤철에게 넘어갔는데, 정윤철 감독의 선택은 이치에 맞는 것 같습니다. <말아톤>이나 <잠수왕 무하마드>와 같은 전작들은 모두 특별한 능력이 있는 아웃사이더들에 대한 영화였죠. 특히 <잠수왕 무하마드>는 거의 수퍼영웅 영화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정윤철은 이 영화를 굉장히 빨리 찍었습니다. 황정민, 전지현과 같은 일급 스타들을 데리고 겨우 두 달 만에 촬영을 마쳤죠. 다들 사정이 있겠지만, 전 이 속도가 이해가 됩니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단순한 이야기예요. 깊은 생각없이 감을 따라 빨리 찍으면서 최선의 리듬을 찾는 게 낫죠.
영화는 도입부와 중반까지가 가장 재미있습니다. 황정민이 오버하며 미친 연기를 하는 동안 전지현은 세상 모든 게 따분하다는 듯 삐딱한 태도로 그의 뒤를 따르는데, 그 캐릭터와 이미지의 대조가 썩 좋습니다. 농담들은 종종 심각하게 유치해지지만, 원래 그 유치함은 설정상 당연한 거죠.
중반을 넘어 이야기가 진지해지면 각색의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원작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굉장히 단순한 얘기죠. 하지만 장편 영화로 옮겨지면서 새로운 의미와 드라마를 추가하느라 결말이 아주 산만해져버렸습니다. 클라이막스만 한 네 개쯤 되고 결말도 세 개쯤 되는 것 같아요. 클라이막스의 위기상황을 만들기 위해 깔아놓은 사고는 너무 괴상하게 디자인되어서 설득력이 없고요.
제가 시사회에서 본 버전은 아직 완성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후반부의 산만함도 보충편집을 통해 다듬어질 수 있죠. 기본적으로 설정의 문제가 큰 발전은 없겠지만. 그래도 울컥하는 통속적 감동도 있고, 황정민과 전지현의 연기도 좋으며, 영화의 호흡도 적절해 지루하지 않으니 그 정도면 된 것 같군요. (08/01/21)
기타등등
1. 배우들이 종종 Kryptonite를 클립토나이트라고 발음하는데, 그게 무척 거슬려요. 전 Superman을 슈퍼맨이라고 표기하는 것도 거슬리지만 그건 다른 문제고.
2. 전지현이 연기한 송수정 PD는 카메라 앞에서 얼굴을 꽤 자주 들이밀더군요. 실제 세계라면 오래 전에 '<휴먼 극장>의 얼짱 PD'라며 인터넷 스타가 되었겠죠.
'리뷰 > 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어톤먼트 - Atonement (2007) (14) | 2008/02/26 |
|---|---|
| 데어 윌 비 블러드 - There Will Be Blood (2007) (5) | 2008/02/25 |
| 어톤먼트 - Atonement (2007) (3) | 2008/02/05 |
| 대정전의 밤에 - 大停電の夜に (2007) (1) | 2008/02/02 |
| 퍼 - Fur: An Imaginary Portrait of Diane Arbus (2006) (5) | 2008/01/25 |
|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2008) (9) | 2008/01/22 |
| 붕대클럽 - 包帯クラブ (2007) (2) | 2008/01/18 |
| 말할 수 없는 비밀 - 不能說的秘密 (2007) (13) | 2008/01/13 |
| 같은 달을 보고 있다 - 同じ月を見ている (2005) (1) | 2008/01/07 |
| 아메리칸 갱스터 - American Gangster (2007) (4) | 2008/01/02 |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2008) (5) | 2007/12/30 |
|
익스트림무비 추천 도서 |
|
| 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
|
트랙백 주소 :: http://extmovie.com/trackback/4427
-
Subject: 현실과 환상의 적절한 조화 -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Tracked from 바위풀의 이야기 2008/02/05 15:45 삭제* 약간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 작품이다, 연기파 배우 황정민이 나온다, 오랜만에 전지현의 출연작이다 등 상영 전부터 이래저래 소문을 몰고 다니던 영화였다. 하지만 <말아톤>을 제대로 보지 않았기에 정윤철 감독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고 황정민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 때문에 영화를 선택할 정도는 아니었다. 내가 이 영화를 보기로 선택한 이유는 오직 한 가지, 전지현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전지현이 나온 영화는 (공..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간만의 전지현 영화인데... 잘 마무리져서 좋은 영화보여주길 바랍니다... 전지현 실제로 본게 전지현이 동국대 1학년때인데.. 흐미 벌써 세월이....
황정민이 너무 좋아 꼭 보고 싶은 영화네요
난 황정민이 별루라 보고싶지 않다는..ㅡㅡ;
전지현모습 영화로 보니까 너무 좋아요 황정민씨도 너무 좋은 듯
수퍼맨이라고 해야 하는데 일본얘들 발음대로 슈퍼맨이라고 해대는 건지..
황정민이 나온다니 무조건 봐야겠습니다. 임수정과 찍은 행복은 보고 나서 밤에 잠을 못 잘 정도였습니다. 황정민 영화에는 항상 믿음직스러운 뭔가가 있어요.
정말정말 성우같지 않은 전지현의 성우 연기와 마치 초등학생이 조선시대 양반말투를 흉내내는 듯한 대사처리...연기가 좋았다니 정말 의외의 평가네요.
돈이 겁나게 아까웠던영화 내용두업구 감동두 없고 아무것두 없는영화 돈이아주 겁나게 아가운영화 지금이라두 환불해주라
영화보러들어갔는데 약 20명 ㅎㅎㅎ
아, 예전에 그 테마 게임의 작품 도용 사건 기억나요.
이 작품의 원작이 바로 그거였군요, 헤.
좋은 글 잘 읽고 트랙백 하나 걸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