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으로 완성한 두 번째 격돌
평론가 로저 이버트는 1980년 영화 평론 프로그램 <스닉 프리뷰>에서 <할로윈>을 극찬하면서 “공포영화(horror movie)와 기괴한 구경거리(freak show)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까지 많은 평론가와 팬들은 <에이리언>과 <프레데터>가 좋은 공포영화라는 의견에 동의해 왔다. 그렇다면, 두 작품의 유전자를 계승한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는 어떨까? 좋은 공포영화일까, 아니면 기괴한 구경거리일까? 오리지널의 충실한 계승작일까, 끔찍한 돌연변이일까? 내 생각에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는 기괴한 돌연변이 구경거리지만, 그리 나쁘진 않다. 이 영화는 <에이리언>과 <프레데터> 시리즈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의 산물, 즉 팬 픽션이다. 그건 전편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에는 집대성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오리지널 시리즈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인용하고 변주했으며, 그 방식도 한층 더 적극적이다. 그 점에서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는 전편의 2% 부족했던 뒷맛을 확실히 없애준다.
앞서 예고편에서 장갑차 운전대를 잡은 켈리가 “꽉 잡아요(Hold on)!"라고 외치는 대목이 <에이리언 2>에서 APC 조종석으로 향하던 리플리의 대사와 심지어는 그 어조까지 똑같다는 걸 확인한 팬들은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참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영화의 거의 모든 시청각적 요소는 에이리언과 프레데터 시리즈로 유명해진 것을 전편보다 더 교묘하게 조합한 결과물이다. 장면의 구도와 효과음, 대사, 살해 장면의 연출 등 모든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음악은 어떤가. 전편의 해럴드 클로저가 독자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작곡한 스코어로 주목 받았다면, 이번 속편의 브라이언 타일러는 <에이리언>과 <프레데터> 시리즈 스코어의 라이트모티프를 빈번하게 재활용한다. 귀에 익숙한 선율을 듣노라면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든다.
새로운 볼거리도 많다. 이미 예고편과 프로모션 영상을 통해 화제가 되었던 프레데터 행성의 묘사, 에이리언과 프레데터가 동네 한 복판에 일제히 출현하는 대목은 AVP 팬들의 실사화 염원을 실현한 멋진 장면이다. 프레데리언의 카리스마가 기대만 못하긴 하지만, <에이리언 4>의 뉴본보다는 훨씬 낫다. 물론, 웨일랜드-유타니 사의 비열한 음모도 빠질 수 없다. 무엇보다도 PG-13등급을 받았던 탓에 밍밍하기만 했던 전편의 유혈 묘사에 실망했던 팬이라면, 이번에 어린이와 임산부까지 가차 없이 죽여 버리는 R등급 피범벅에 환호할 것이다. 이렇듯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는 오랫동안 에이리언과 프레데터 시리즈를 즐겨왔던 팬들을 위한 업그레이드 종합 선물 세트이다. 세계관이나 장면의 디테일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더 즐길 수 있다.
유감스러운 점은 ‘팬心’의 집대성으로서는 훌륭하지만, 영화로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다. 감독 스트로즈 형제와 각본가 셰인 살러노는 지나치게 얄팍한 인간 캐릭터를 완급 조절 없이 이어붙인 장면에 그냥 풀어놔 버린다. 이는 전편도 비판을 받았던 부분이지만, 최소한 주역급 캐릭터 몇 명은 그럴듯하게 포장해 냈다는 장점이 없지는 않았기에 이 영화에서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괴물들이 본격적으로 난동을 부리기 전까지는 정말 하품이 나온다. 이런 괴물 영화의 주인공은 괴물이라는 주장도 일리는 있지만, 본 게임 전에 인간들이 나오는 오픈 게임도 재미있게 연출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또한, 프레데터 팬들이라면 묵묵하고 철저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프레데터의 모습에 감탄할 법하겠지만, 에이리언 팬들은 이제 잔챙이로 전락한 에이리언 워리어의 비참한 취급에 절망감을 느낄 지도 모르겠다. 프레데터가 기존의 '헌터'가 아닌 '클리너'로서 지구상에 에이리언이 저질러놓은 짓을 수습하고 자기 종족의 흔적을 지우느라 동분서주하는 캐릭터로 변모한 반면, 에이리언 워리어는 프레데터의 고독하고 쿨한 영웅적 묘사를 부각하기 위해 전편보다 더 심한 들러리로 소모되고 말았다.
원래 아무 상관이 없었던 두 영화를 하나의 세계관에 통합한 시점, 즉, 1989년 만화 <에이리언 vs. 프레데터>가 나왔던 순간부터 이 크로스오버는 기괴한 구경거리였고 돌연변이였다. 이것은 장르 영화의 역사가 증명한다. <애보트와 코스텔로 프랑켄슈타인을 만나다>가 그랬고, <킹콩 대 고지라>가 그랬으며 <드라큘라 대 프랑켄슈타인>이 그랬고, 가까운 예로는 <프레디 대 제이슨>이 그랬다(사실은 ‘최홍만 대 효도르’도 그랬다). 유치하고 황당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팬들은 비웃으면서 때로는 정말로 마음을 주어가며 이들 작품을 즐겼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도 마찬가지다. 좋은 공포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고, 80년대 슬래셔 영화에 살인마로 에이리언과 프레데터가 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비웃을 사람은 비웃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즐기면서 인간과 두 괴물 종족의 박 터지는 3파전을 구경하면 그걸로 족하다. 에이리언과 프레데터를 스크린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쁜 팬들에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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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오프 작품 중에서 이 만큼 관심을 받은 작품도 별로 없을 것 같군요..
오리지널 작품의 지명도가 워낙 높고, 전편도 그런대로 흥행에 성공한 탓이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이달에 <클로버필드>보다 더 보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근데 미국에서는 R등급인데 한국에서는 15세 관람가라...왠지 삭제의 기운이 느껴지는...아니겠죠...^ ^
시사회에서 본 바로는, 삭제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적어도 R등급 예고편에서 본 유혈 장면은 모두 나왔습니다. 국내 등급이 원래 폭력 장면에 대해서는 그리 민감하지 않은 편이기도 합니다.
ㅋㅋㅋ
사실은 ‘최홍만 대 효도르’도 그랬다.
무지 웃었습니다.^^
기대 되는 영화네요.
스토리 보다는 한 장면 이라도 볼만한 구석이 있으면 생각없이 영화 보는 스타일이고, 워낙 에일리언 팬이라서요.
그러시다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잘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시리즈의 팬이라면 흥미로운 부분이 꽤 많습니다.
R등급 예고편만 보더라도 15세 애들이 보기엔 식겁한 장면이 많았는데.. (아 물론 저는 15세에 더한 것을 봤지만.. -_-)
15세라니.. 삭제의 기운이 확 몰려오는군요. -_-;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특별히 삭제되었다 싶은 부분은 없었습니다. 개봉용 프린트가 무사히 극장에 닿기를 바랍니다. 전 개봉하면 또 볼 생각이거든요.
이거 무지 잔인하더군요.. 인간들은 완전 에이리언과 프레데터의 밥입니다.. 애들까지 마구 죽여버리던데... 무셔 ㅠ.ㅠ
애들에 임산부까지 예외가 없더군요 ㅠ.ㅠ
적어도 폭력 장면에서는 에이리언 시리즈와 프레데터 시리즈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한 것으로도 모자라 한 술 더 뜬 느낌입니다.
기다렸던 리뷰입니다!!
어차피 팝콘 무비의 역활만을 강조한 영화답게...
딱 그 정도만 나와도 황송할 따름입니다...
국내 개봉일 얼마 안남았네요...라랄라♪♬
팝콘 무비로서는 손색 없습니다. 80년대 슬래셔 영화의 요소를 이렇게 시대착오적일 정도로 우직하게 밀어붙인 영화도 흔치 않을 겁니다.
에일리언이 쫄쫄이라니 ㅠㅠ 에일리언 만의 광기를 뿜어내는 모습이 그립네요.. 원판2에서의 광기어린 저글링공격 ㅡ.ㅡ 죽여줬는데...
<에이리언> 1편에서 단 한 마리만으로도 무시무시한 공포감을 조성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죠. 이번에도 여러 마리가 나오지만, 프레데터의 카리스마에 여지 없이 밀립니다 ㅠ.ㅠ
태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여긴 개봉한지 꽤 오래됐고요. 지지난 주에 여친하고 시라차 란 곳에서 봤습니다. 1편도 좀 실망스럽게 봤는데... 2편도 역시나... 곧 3편이 나올 것 같습니다.
네, 역시 3편을 염두에 둔 것 같더군요. 최종 흥행 결과가 어떨 지 모르겠습니다. 폭스가 3편을 만들어도 되겠다 생각할 정도로 나올는지.
두 형제 감독의 연출력은 폴 W. S. 앤더슨보다 확실히 떨어지더군요. 시각효과 스탭 출신이라는 선입견은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감독은 따로 있지 않나 싶습니다.
"최군과 효군" 에서 데굴데굴 구르게 됩니다 ㅎㅎㅎㅎㅎㅎ
이전 영화에서도 프레데터에 방점을 찍더니... 역시나...
폴 W.S앤더슨은 개인적으로 꽤나 좋아하는 감독인데...
AvsP1의 삽질 이후 데스 레이스를 기대중입니다...
이 영화는 정말 프레데터 팬들의 오랜 기다림을 위한 작품인 것 같군요...
개인적으로는 프레데터와 에일리언에 대한 설정 정리를 한후 새 시리즈로 시작해 줬으면했지만.... ^^;;;
어쨌든 기대됩니다.
프로토스 대 저그(?) 느낌이겠군요...
인간은 테란은 아니고 시나리오에 나오는 연구원 느낌으로 아작이 나겠군요.
그들 각각의 배경이 나오는만큼 더욱 기대되는군요♡
흐흐... 방금 위에 있는 알고봅시다 읽고 여기로 넘어왔는데 분위기 좋네요 ㅋㅋ 에이리언은 정말 저그 느낌이 물씬... 프레데터가 박살내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헐리웃 정말 대단합니다. 이러다 반지의제왕vs스타워즈도 나올거같네요 ㅋㅋㅋㅋㅋ
잘 읽었습니다.
봤는데.. PVA 1편만 못합니다. 우선 특수효과가 그렇고요... 제작비가 적었던듯 ㅠㅠ... 그리고 프레델리언이 뉴본보다 헐 못한듯한데... 임신부나 애기들이 죽는 장면은 쓸데없이 잔인하고 역겹기만하지 스릴러의 공포를 주지는 않습니다. 인간캐릭도 다 별로고.. 주인공역인 프레데터도 별로 정이 안가고.. 여튼 이래저래 기대감 만빵으로 봤는데 무지 실망했습니다. PVA1 보다 헐 못합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