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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에 있었던 '불법 다운로드 근절 캠페인' 선포식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는 충무로

요즘 심심찮게 불법 다운로드에 대한 기사를 보게 된다. 영화인들도 적극적으로 캠페인에 나서고 있어 전과는 다른 불법 다운로드에 대한 결연한 의지가 느껴지곤 한다. 대략 그 주장을 종합을 해보면 작금의 한국영화를 위기로 몰아가는 주범은 다운로드에 있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유감스럽게도 절대로 그렇지 않다. 한국영화의 위기는 영화인들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여기 예를 들어보자. 올해 외화 부분 최고 흥행작은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다. 외화의 특성상 제 아무리 폭발적인 흥행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한계 지점이란 게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30-40대 남성 관객들까지 극장으로 끌어 들이며 700만이 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물론 영화 개봉 시기에 이미 '디빅스'가 퍼질 대로 퍼져 있는 상황이었다. 관객은 왜 공짜 다운로드를 놔두고 피 같은 돈을 지불하고 극장으로 우르르 몰려간 것일까? 단순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장점인 화끈한 볼거리와 재미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도 마찬가지다. 올해 최고 흥행작은 심형래 감독의 <디 워>가 차지했다. 영화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언론의 집중적으로 노출이 되면서 엄청난 홍보 효과를 거두었고, 충무로에 그간 가족 영화가 드물었다는 점에서 희귀성을 인정받았고 특유의 쏠림 현상이 올해 최고 흥행 영화로 이끌었다. 근데 <디 워>가 개봉 중일 때 아주 재미있는 일이 온라인에서 일어났다. 한국 영화는 극장에서 봐줘야 한다면서 <디 워>는 올리지도 받지도 말라는 애원조의 공지사항이 P2P 사이트에 올라온 것이다. 다운족들조차 한국 영화는 올려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이미 정착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럼 한국 영화 '디빅스'는 언제쯤 풀리게 될까? 보통은 극장 개봉이 아닌 DVD 타이틀이 발매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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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빅스로 보는 것은 비애국적인 행위?


그러니까 최소 한국 영화 '디빅스'만은 이미 극장 상영이 끝난 후에야 풀리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디빅스의 소스는 셀스루가 아닌 렌탈쪽 DVD를 통해서 얻어지고, 누군가가 대여를 하거나 또는 직접 타이틀을 구매해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제작사 내부 직원을 통해서 시장에 나오기도 전에 일치감치 풀리기도 한다. 물론 극장에 걸린 상황에서 풀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운로드의 세계가 이런 형태로 돌아가는 판에 그로 인해서  한국영화 시장이 좀먹고 있다는 주장이 과연 먹힐 수 있을까?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어림도 없는 소리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다운족들의 상당수는 "재미도 없는 한국영화를 뭐하러 다운을 받아 보겠냐"는 식이다.

결국 불법 다운로드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2차 판권시장으로 보는 것이 옳다. 그런데 이 역시도 정확하지는 않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2차 판권시장이 무너진 지 오래다. 믿기지 않겠지만 한 때 국내 DVD 시장 성장률이 200% 수치를 보일 때도 있었다. 업계 분위기는 좋았고 중박 타이틀 정도만 나와도 관련 행사가 당연한 듯이 따랐다. 대작인 경우는 어김없이 호텔에서 발표회가 있곤 했다. <인디아나 존스> 박스세트 출시 때는 한강에 배를 띄우고 신작 발표회를 가졌다. 그러니까 당시 시장이 안정화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였어야 했다. 시장이 망가진 지금도 늦지 않았다라고 하겠지만 글쎄다. 파라마운트, 20세기폭스, 유니버설은 이미 한국 DVD 시장을 포기하고 철수했다.

남 탓하지 말고 영화나 제대로 만들어라

당연한 얘기지만 관객은 재미있는 영화에 몰리기 마련이다. 좋은 영화임에도 관객이 들지 않는 것은 분명 대중성과 거리를 두었기 때문이다. 극장 개봉을 할 때 '디빅스'가 풀리지 않는 것이 한국영화인데 대체 다운로드로 인해서 피해를 본다는 것은 어디서 튀어나온 발상일까? 흥행이 되지 않았으면 다운로드를 탓하지 말고 영화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다음 영화에 반영을 해야 한다. 뭐 하나 흥행이 되고나면 재미도 없는 유사 기획영화들이 판을 치는데, 대다수가 아닌 특정 사람들이 다운을 받는 행위에 책임을 묻는 것은 너무 안일한 생각이다.

다운로드를 통해서 대부분의 영화를 소화하는 이들은 애초에 돈을 지불하고 극장을 가거나, 혹은 DVD 타이틀을 구매해서 영화를 볼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다. 단속을 통해서 불법 다운로드를 근절시키면 순식간에 극장 관객 수가 증가를 하고 작살이 난 DVD 시장이 기사회생을 할 수가 있을까? 절대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다운로드를 막으면 "그럼 안보면 되겠네~"가 다운족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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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판 DVD를 압수하는 중국 경찰의 모습, 우리나라는 누가 단속하나?


극장 흥행 수익을 걱정하고 있다면 온라인부터 때려잡을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는 불법 판매상들을 없애는 것이 순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용산 CGV에 가면 내부에서는 영화 상영이 이루어지고 있고, 계단을 쪼르르 내려오면 극장에서 상영중인 영화 DVD를 판매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게 된다. 그리 과장할 것도 없이 인간이 모이는 장소에는 어김없이 불법 DVD 좌판이 열린다. 얼마나 거대한 시장인가. 돈이 되니 너도 나도 좌판을 여는게 아니겠나.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판매 실적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똑같은 영화임에도 정품 DVD보다 불법 DVD가 곱절로 판매가 된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는다.

불법 다운로드는 명백히 범죄 행위다. 대중 문화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근절이 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지금 다운로드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제 돈 주고 극장을 가고 DVD를 사는 사람들을 바보로 몰아가는 상황이다. 이미 공짜가 익숙한 사람들을 잡아내기 보다는 현재의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관리를 하는 것이 더 시급하지 않을까? 피 같은 돈 주고 극장엘 갔더니 오리지널 화면비는 어디로 가고, 양 사이드를 뭉텅 잘라 먹고 영화 상영을 하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관객에 대한 기본적인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재 한국 극장가의 풍경이다.  

그렇다고 영화가 재미있기라도 하면 덜 속상하지. 조폭 아님 조폭 코미디, 그것도 아니면 무색무취의 말랑말랑한 영화들만 판을 친다. 벽지 광고를 하는 것도 아니고 내실은 없고 겉멋만 든 한국영화들이 넘치고 또 넘친다. 제대로 하는 것도 없이 다운로드만 막으면 만사 오케이라는 발상은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것일까? 정말이지 머리 뚜껑이라도 열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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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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