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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을 잃고 휘청대는 미스터리 추리극

충무로에서 만들어지는 미스터리 영화에 많은 것을 바라진 않는다. 적당히 재미있고 뒤끝도 괜찮은, 기본 정도만 돼도 충분하다. <궁녀>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무참하게 저버린다. "살아남고 싶으면 입 다물라"라는 광고 카피를 슬쩍 인용을 한다면, "인정받고 싶으면 오버하지 말라"고 얘기를 하고 싶다.

<궁녀>는 목을 매달고 자살한 지밀궁녀 월령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터리 추리극이다. 고된 궁녀 생활을 못 견뎌 자살한 줄 알았던 월령은 의녀 천령의 조사 끝에 자살이 아닌, 누군가에게 계획적으로 살해당했음이 밝혀진다. 그러나 궁 안이 시끄러워지기를 꺼려하는 윗전에서 사건을 대충 덮어두라는 지시를 내린다. 이에 천령은 명을 거스르고 반드시 범인을 찾아내겠다는 결의를 다지며 조사에 들어간다. 그렇게 사건의 진실과 궁녀들이 품고 있는 비밀이 밝혀지게 되는데...

예상 밖의 일이겠지만 <궁녀>는 미스터리 장르와 심령물의 결합한 짬뽕 영화다. 헉! 이거 스포일러 아니냐고 놀랄 수도 있지만, 절대 그런 것은 아니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논리적 설명을 요구하는 미스터리 추리에 역행하는 초현실적 심령물의 결합은 여간해서는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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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의 나쁜 점은 심령물의 도입이 사건을 수습하기 힘든 상황에서 선택한 간편한 방법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탐정 역할을 수행하는 천령이 악을 쓰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고 난리인데 갑자기 귀신의 출몰은 웬 말인가? 이러면 곤란하다.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는 참으로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나름대로 추리를 한 과정이 있었는데, 그것이 송두리째 날아갈 판이니 당황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사실 냉정하게 말해서 심령물의 도입이 영화가 가진 결정적인 단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십보 양보해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는 있다. 어차피 <궁녀>는 실화를 바탕으로 짜여진 역사극이 아닌, 단지 조선 시대 어느 왕이 집권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잡고 허구로 만들어낸 이야기이니 말이다. 이점을 감안해서 한 많은 궁녀의 죽음으로 귀신이 나온다고 자위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귀신의 존재보다 더 심각한 것은 등장인물들의 갑작스러운 변화들이다. 각자가 심지가 곧은 인물로 자신의 소임을 다하다가 막판에 이르게 되면 갑작스레 태도로 돌변한다. 진실을 파헤친다고 죽음도 아랑곳 하지 않고 불타올랐던 천령은 입을 굳게 다물고, 궁 안의 비밀을 지속적으로 덮어두려는 감찰 상궁은 천령에게 왜 입을 다무느냐고 나무란다. 대체 어쩌자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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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는 괜찮은 아이템을 지닌 영화이지만, 다른 많은 충무로의 장르영화들처럼 속 내용이 너무 부실하다. 궁녀들의 삶을 엿보는 것은 괜찮지만, 미스터리 추리극을 표방했으면 날렵하게 사건 자체에 치중했어야 했다. 엔딩까지 이르게 되면 이런 생각이 든다. 그다지 큰 비밀도 아닌 이야기를 가지고 왜 이렇게 질질 끌어왔던 것일까? 결국 <궁녀>는 미스터리 추리극과 심령물 어느 쪽에서도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채 밋밋하게 끝이 난다. 이것이 <궁녀>의 가장 큰 문제다. 그럼에도 감찰 상궁을 연기한 김성령의 연기는 강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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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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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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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영욱 2007/10/03 19:10

    여지없이 악평이시군요 ...

    늘 그러셨던 것처럼 말이죠 ...;;;;

  2. 그닥 끌리지는 않았으나 김성령씨 눈빛때문에라도 비디오로라는 봐야겠군요.

  3. 한국호러영화가 일반적으로 영 엉망인 것은 알지만 다크맨님은 한국호러영화에 대해 일단 선입견부터 갖고 보시는게 아닌가 싶어요. (리뷰의 첫문장을 보세요!) DJUNA님은 이 영화 꽤 괜찮게 평하셨거든요.

    • jeje 2007/10/04 04:47

      선입견 가지는 것도 리뷰어의 자유라고 봅니다.
      DJUNA님의 평이 이 영화의 절대적인 평가가 아니듯이 말이죠.

    • 워낙 많이 실망해서 그런 부분은 있겠지만 <극락도 살인사건>의 경우는 굉장히 무섭다고 '열녀귀신'에 대해서 따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충무로에서 만들어지는 장르영화들이 너무 안일한 생각으로 만들어지고.. 또 몇 년간 제대로 나온 결과물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영화를 보기전에 에이 하는 생각은 솔직히 가지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영화 자체를 보는데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좋게 볼 수도 있고 나쁘게 볼 수도 있고 어디까지나 개인적 느낌이니... 절대적인 평가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냥 이렇게 영화를 보는 사람도 있구나 생각을 해주시면.. ^^

  4. 아주 훌륭한명작이 아니고서야 영화는 원래 평이 갈리기마련...

  5. 아고몽 2007/10/04 12:53

    영화를 보고 그냥 그 자체로 주관적인 감상평을 적는데 왜 이러니 저러니 하시는지. 아예 들어오지를 마시던가요

  6. 박노협 2007/10/04 16:29

    오오 박진희...제일 좋아하는 배우인데 기대됩니다.....

  7. 이준익감독님밑에서 조연출했던 여성감독님의 데뷔작이라 완존 기대했는뎅~~홀~~

  8. 궁녀 갑자기 귀신나와서 실망했음.. 장화홍련이랑 느낌이 비슷했음 ㅋㅋㅋ 어이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