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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제인>이 나온 건 논리적으로 당연한 결과입니다. BBC 버전 <오만과 편견>과 이안 감독의 <센스 앤 센서빌리티> 이후, 오스틴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원작자로 떠올랐죠. 문제는 이 작가가 오래 전에 죽었고 장편은 여섯 편밖에 남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해결책은? 제인 오스틴의 전기영화라고 우기면서 제인 오스틴 팬픽을 만드는 것입니다.

네, 우긴다고 했습니다. <비커밍 제인>은 그냥 뻥이거든요. 셰익스피어와는 달리 제인 오스틴은 신비에 싸인 인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생활의 일부는 지금까지 꽤 충실하게 보호되어 왔고 타임머신이 발명되지 않는 한 그 비밀이 완전히 벗겨질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우린 그저 추측할 수밖엔 없죠. 이 영화의 줄거리도 다 추측입니다. 제인 오스틴과 톰 르프로이가 잠시 사귄 건 사실이고 그가 미스터 다시의 모델일 수는 있어도 이들이 <비커밍 제인>에 나오는 것처럼 뜨거운 연인들까지는 아니었을 거예요. <셰익스피어 인 러브>보다는 사실에 가까울지 몰라도 그렇다고 그게 사실이 되는 건 아니죠.

영화가 그리는 제인 오스틴도 실제 제인 오스틴과 그렇게까지 닮지는 않았을 겁니다. <비커밍 제인>의 제인 오스틴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사이를 살았던 시골 노처녀 소설가 제인 오스틴이 아니라 <오만과 편견>이나 <설득>을 읽고 자란 21세기 현대 독자들이 상상할 법한 포스트 포스트 페미니스트/칙-릿 아이돌로서의 제인 오스틴입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나 <프린세스 다이어리> 같은 소설들이 오스틴의 후계자라고 우겨대는 요새 현실을 보면 제인 오스틴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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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이야기도 역시 인과가 거꾸로 된 픽션입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르프로이가 미스터 다시의 모델이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 정도의 설명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보다 정통적인 할리우드식 뻥을 도입하죠. 다시 말해 <오만과 편견>이나 <맨스필드 파크>와 같은 소설들에서 적당한 이야기들을 꺼내 제인 오스틴의 일상에 어거지로 끼워넣는 것입니다. 그래놓고서 이 만들어진 경험을 통해 제인 오스틴이 <오만과 편견>과 같은 소설들을 썼다고 우기는 것인데... 이건 거의 하인라인의 시간여행 SF를 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영화 속의 톰 르프로이나 제인 오스틴이 오스틴이 만들어낸 캐릭터들과 맞먹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들은 시작부터 모방이고 흉내거든요. 그들은 시작부터 모방품처럼 보이고 모방품처럼 행동합니다.

그래도 <비커밍 제인>이 나쁜 영화라고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도 진짜 셰익스피어의 일생과는 아무 상관 없는 작품이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죠. <비커밍 제인>도 그냥 허구인 로맨스로 보면 괜찮습니다. 18세기 말의 갑갑한 영국 동네에서 어떻게든 숨쉬고 살아남으려는 21세기 여성의 연애담으로요. 이야기는 그럴싸하고 모방의 흔적이 노골적이긴 해도 캐릭터들도 와닿습니다. 오스틴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배우들도 좋고요.

그러나 이 영화가 다룬 이야기가, 제가 제인 오스틴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에서 보고 싶어했던 종류였을까요? 아뇨. 그렇지는 않아요. 전 제인 오스틴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카산드라의 이야기를요. 한 일주일 쯤 동네에 머물다 간 남자의 이야기보다는 평생 동안 서로를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며 살아간 자매의 이야기 쪽에 더 관심이 가지 않아요? (07/10/01)

기타등등

1. 안나 맥스웰 마틴이 카산드라로 나오더군요. 반갑긴했지만 앤 해서웨이와 자매처럼 보이지는 않았어요.

2. 제인 오스틴의 가짜 전기영화로는 오히려 <맨스필드 파크>가 더 나았던 것 같습니다.

3. 가짜 전기영화로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제인 오스틴이 런던에 와서 앤 래드클리프를 만나는 장면입니다. 실제로 두 사람이 만났다는 증거는 없어요. 하지만 톰 르프로이와의 로맨스를 상상할 수 있다면 앤 래드클리프와 만나는 이야기를 상상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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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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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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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앤 해서웨이의 &lt;비커밍제인&gt; 감상평

    Tracked from Chandler's 영화&피아노 이야기 2007/12/28 19:40  삭제

    <프린세스 다이어리1,2>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해더웨 주연의 <비커밍제인> (오만과편견)(맨스필드파크)등등 다수의 작품을 남긴 여류소설가 제인오스틴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일단 예고편이나 줄거리를 대충 흟어보면, 이 작품이 여성에게 보수적인시대에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여주인공이 마치 신데렐라처럼 왕자님을 만나고 소설로 성공하는 그런 가변운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예상을 하게된다. 하지만 실제 영화는 우리가 예상했던것처럼 그렇게 가볍지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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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앤 해서웨이는 꽤나 작품을 고를 줄 아는 배우인 것 같군요. 그녀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면 단지 운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비커밍 제인'은 재밌게 봤네요.

  2. 사오정 2007/10/02 16:37

    아하 제인 오스틴 소설이 아니라 그녀의 전기영화였군요 앤 헤서훼이는 전혀 딴사람같은 스타일이여서 참 놀랐어요

  3. 프린세스 다이어리 때부터 뭐가 되도 되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잘나가서 기분이 좋습니다.^^

  4. 잼나겠다 2007/10/03 00:30

    와..중간에 사진 진짜 멋있다... 이 배우 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