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다리를 수집하는 연쇄살인마
연쇄살인마를 다룬 영화들은 발에 채일 듯 넘치지만 그 가운데 홍콩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들이 자극적인 면에서 흥미진진하다. 연쇄살인마에 관한 모든 홍콩영화들이 해당사항은 아니지만, 3등급짜리인 경우 관객이 원하는 선정적이며 유혈 낭자한 폭력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기 때문이다. <적족경혼>은 유년 시절에 겪은 충격 때문에 연쇄살인마로 성장한 백수건달 로이(정호남)의 독특한 살인행각을 그린 작품으로 자극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킨다.
다리가 잘 빠지고 예쁜 여성들이 납치가 되어 강간, 살해당하는 연쇄살인이 일어난다. 특이한 것은 시체의 두 다리가 깨끗하게 절단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에 홍콩경찰은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사건을 조사하지만 별 소득이 없다. 한편 살인마 로이는 경찰을 조롱하듯 납치와 살인을 계속 되풀이하다, 우연히 갱단과 경찰이 벌이는 총격전을 목격하면서 미모의 여경찰 아설에게 한 눈에 반한다. 더욱이 아설은 로이가 원하는 잘빠진 두 다리를 가지고 있었고, 그녀 주변을 맴돌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로이는 결국 납치를 하고 사랑을 갈구하게 된다.
<적족경혼>의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로이가 벌이는 무차별 연쇄살인의 행각이며, 나머지 하나는 한 눈에 꽂힌 아설에 대한 그릇된 애정으로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로이의 살인은 그 자신의 변명을 빌리자면 나름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예쁜 다리를 가진 여성으로 인해 부모가 죽음을 당한 끔찍한 과거의 트라우마 탓이다. 미리 예상했겠지만 <적족경혼>에서는 로이가 왜 연쇄살인마가 되었는지 자세한 과정을 보여주진 않는다. 그저 적당히 있어 보이는 과거를 로이 스스로의 대사를 통해 알려주고 혼자 가끔 괴로운 척 하는 것이 전부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관심은 오로지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납치와 강간, 그리고 토막을 내는 현재의 상황에 집중한다. 따라서 심리극이 아닌 철저한 자극을 지향한다면 제대로 영화를 고른 셈이다. 특이한 것은 연쇄살인의 껍데기를 쓰고 있지만, 난도질 보다는 선정적인 부분에 더 치중한다는 점이다. 마치 수위 높은 에로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강한데, 영화 전편에 흐르는 노골적인 페티시 성향은 꽤 자극적이다. 사랑을 갈구하는 해프닝은 홍콩 영화 특유의 쌈마이 정서로 가득하니 볼거리가 없다.
<적족경혼>은 시종일관 자극적인 장면들을 쏟아낸다. 영화의 절반이 여자를 납치해 강간을 하고 살해하는 것으로 채워져 있으니 말 다했다. 홍콩에서 만들어지는 연쇄살인마 영화들이 할리우드에 비해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사실 자극적인 요소보다는 배우의 연기 변신의 힘이 크다. <팔선반점의 인육만두>의 황추생과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진중한 연기에서 B급 호러, 코믹, 액션을 두루 소화하는 정호남(올해 부천에서 상영한 <중국식 흑마술>에서 주인공을 맡았다)의 화끈한 강간 살인마 연기야말로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이다.
★★★
'리뷰 > 고어 / 난도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피의 발렌타인 - My Bloody Valentine (1981) (3) | 2007/11/04 |
|---|---|
| 인사이드 - À l'intérieur (2007) (26) | 2007/10/31 |
| 세브란스 - Severance (2006) (4) | 2007/10/30 |
| 섹소 카니발 - Sexo caníbal (1980) (2) | 2007/10/21 |
| 언덕이 보고 있다 2 - The Hills Have Eyes 2 (2007) (0) | 2007/10/15 |
| 적족경혼 - 赤足驚魂 (1987) (2) | 2007/10/02 |
|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즌 2 : 광신도들 - The Washingtonians (2007) (0) | 2007/09/19 |
| 데드 캠프 - Wrong Turn (2003) (0) | 2007/09/15 |
| 언덕이 보고있다 - The Hills have Eyes (2006) (2) | 2007/09/13 |
|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즌 2 : 복수의 멜로디 - We All Scream for Ice Cream (2007) (0) | 2007/08/24 |
|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즌 2 : 나는 살고 싶다 - Right to Die (2007) (6) | 2007/08/22 |
|
익스트림무비 추천 도서 |
|
| 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정호남 이영화에서 정말 나쁜놈으로 나오죠 악역이미지가 강했지만 흑마술, 남아본색에선 나름 선한역활도 맡아서 그런지 잘어울렸다는..^^
솔직히 이런 중국 영화 넘 흥미롭구 재미있는데 부모님 눈치보여서 잘 못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