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데일 베일리의 단편을 각색한 조 단테의 <병사들의 귀환>은 작정하고 만든 정치선전물입니다. 너무 노골적이어서 분석의 재미가 없을 지경이죠.
장르를 따진다면 이 영화는 좀비물입니다. 전쟁에서 죽은 병사들이 좀비로 살아난다는 이야기거든요. 이들이 살아난 이유는? 자신들을 사지로 내몬 정당에 반대하는 투표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투표를 하면 이들은 다시 죽습니다. 어떻게 좀비 병사들의 정치적 신념이 모두 똑같을 수 있냐고요? 자신의 죽음이 억울한 병사들만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다시 살아난 거랍니다. 편리하죠?
구체적인 전쟁이나 정당의 이름이 나오지는 않지만, 이 모든 이야기가 지금의 미국정부를 향하고 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가끔 등장하는 인물들이 누구의 캐리커처인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고요. 예를 들어 미니 스커트를 입고 다니는 극우 저널리스트인 제인 클리버의 모델이 앤 쿨터라는 건 모를 수가 없습니다.
<병사들의 귀환>은 마이클 무어의 영화들이 그렇듯, 분노로 가득 차 있는 영화입니다. 베일리나 단테는 지금 세상이 돌아가는 게 너무나도 싫습니다. 일단 욕하고 싶고 그 다음엔 바꾸고 싶어요. 이야기가 세련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으로 족해요.
그러나 그건 이 작품이 정치적으로 설득력있느냐에 대한 해답은 될 수 없습니다. 솔직히 <병사들의 귀환>의 정치적 힘은 미미해요. 앤 쿨터나 극우기독교 목사들을 놀려대는 건 너무 손쉽습니다. 비판의 대상이 되는 쪽도 오래 전부터 내성에 길들여졌고요. 결국 이 영화의 풍자는 할리우드 좌파들의 자위 행위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죽은 병사들의 좀비들이 기어나와 쿠데타를 일으키는 결말 역시 그렇게까지 좋게 느껴지지 않아요.
이게 꼭 조 단테의 잘못은 아닐 겁니다. 아마 세상의 잘못이겠죠. 세상이 졸렬하면 풍자도 자연스럽게 졸렬해지거든요. 더 재미있는 조 단테의 정치풍자물을 보고 싶으시다면 <The Second Civil War>를 시도해보시는 게 어떤가요? (06/08/29)
기타등등
알링턴 묘지 장면을 자세히 보시길. 자크 투르뇌나 조지 로메로와 같은 이름들이 묘지에 새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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