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신파, 통속 멜로드라마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액션으로 풀어간 <태풍>이후 2년 만이다. 거칠지만 속 깊고 따스한 부산 사나이의 순정을 그린 곽경택 감독이 <사랑>을 들고 복귀했다. 직설적인 영화 제목처럼 <사랑>은 한눈 팔 겨를도 없이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 오랜만에 보는 정통 신파, 통속 멜로드라마이다.
일곱 살 어린 시절 한 소녀에게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긴 인호(주진모). 스쳐가는 인연처럼 끝난 줄 알았던 풋사랑은 고등학생이 되어 재회를 하면서 다시금 불이 붙는다. 반드시 내가 지켜주겠다는 맹세를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인호. 그러나 둘에게 시련이 닥친다. 빚 대신 몸을 받겠다는 악질 조폭에게 미수는 당하고, 인호는 놈의 어깨에 칼을 박는다. 만남과 이별, 그리고 다시금 운명처럼 재회의 시간을 가지게 된 두 사람의 거침없는 사랑이 시작된다.
<사랑>은 곽경택 감독이 블록버스터 <태풍>의 상업적 실패가 가져다 준 후유증을 어느 정도 훌훌 털어버린 듯한 영화다. 곽경택 감독은 그동안 늘 작지만 사랑 이야기를 풀어냈었고, 이번엔 부수적인 요소가 아니라 영화의 모든 것을 사랑에 걸고 있다. 마초이즘을 기반으로 한 곽경택만의 사랑은 어떤 색깔일까? 시사회 무대 인사에서 감독 스스로가 말했듯이, 진부하고 뻔하디 뻔한 것이 <사랑>의 이야기다. 당연하게도 이 점이 영화가 가진 강력한 힘이다.
이야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초등학생 시절 인호와 미수의 첫 만남과 가슴 설레는 풋풋한 첫 사랑의 감정이 1장이며,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되면서 남자로 성장한 인호의 특별한 친구 만들기의 일화, 그리고 미수와의 재회와 가슴 아픈 이별의 과정이 2장을 차지한다. 마지막으로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인호 앞에 뜻밖의 모습으로 나타난 미수를 보며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스스로 사지로 뛰어 들어가는 두 사람의 질긴 인연과 마무리가 3장이다.
<사랑>은 장단점이 뚜렷한 영화다. <친구>에서처럼 추억과 성장에 관한 과거의 이야기들이 힘 있고 흡인력이 강하다. 어린 시절의 한 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 초등학생 시절도 좋지만, 드라마틱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는 고등학생 시절이 대단히 파워 풀하다. 특히 마초 캐릭터를 그 어떤 감독보다 실감나게 표현하는 곽경택 감독의 능력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친구 집에서 벌어지는 엄마와 친구의 신경전 묘사는 정말 탁월하다. 반면 사랑의 종착지를 향하는 현재의 시간들은 앞의 이야기에 비해서 흥미와 몰입도가 많이 떨어진다. 그리고 배우들의 재발견도 빠질 수 없다. <미녀는 괴로워>에서부터 썩 괜찮은 배우였던 주진모는 확실히 <사랑>을 계기로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고, 김민준의 사악한 악연 연기도 인상적이다.
<사랑>은 그 진부한 방식 덕분에 다양한 세대들에게 공감을 얻을 것 같지는 않다. 화려함과 겉멋 들린 비주얼에 익숙한 젊은 관객들에게 <사랑>은 유행이 지난 트로트 가요처럼 촌스럽게 다가갈 수도 있다. 하나 요란한 겉치레나 기교 보다는 우직한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사랑>은 그 투박함으로 매력이 느껴지는 영화다. 시작을 보면 과정과 끝이 모두 짐작이 가지만, 그래서 어쩌라고? 신파의 매력이란 뻔한 가운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 있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져가서인지 <사랑>은 눈에 띄는 단점이 있어도 보듬어 주고 싶은 영화다. 얄팍함이 아닌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를 보고 느끼고 싶다면, <사랑>이 적절한 선택이 될 것 같다.
★★★
관련 기사 보기 - 곽경택 감독과의 취중 인터뷰
관련 기사 보기 - 자신의 이야기로 돌아온 곽경택
관련 리뷰 보기 - <사랑> by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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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이런 '사랑' 해보셨습니까?
Tracked from 천군's 하드보일드원더랜드 2007/09/20 15:32 삭제감독 : 곽경택 배우 : 주진모 / 박시연 / 주현 / 김민준 장르 : 드라마 / 액션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 104 분 개봉 : 2007-09-19 국가 : 한국 '태풍'을 보며 두 번 다시는 곽경택 감독의 영화를 안 보리라 다짐을 했건만....'사랑'이라는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봐버렸다. =_= 진부할 것이라는 것도....뻔한 사랑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것도 알면서, 왜 그렇게 이 영화가 끌렸는지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직접 확인 해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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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하고, 뻔할 것 같지만..왠지 끌리는 영화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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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모씨가 사진이 참 강렬하게 나오셨네요 진짜 멋진 액션 영웅같이요 유덕화 보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