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호러 영화의 걸작
고립된 장소, 한정된 인원, 그러한 곳에 갇혀 지내는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가지게 될까? 또 자신들 중 누군가는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은 호러 공식에 가장 잘 부합되는 이러한 한정성을 잘 활용한 작품이다.
영화의 도입부에서부터 펼쳐지는 남극의 광활한 설원은 백색 지옥이나 다름없다. 기지 안에 갇혀 살아남아야 하는 이들은 지옥 속에 갇혀 있는 죄수인 셈이다. 그들의 직업이 과학자인지 실제 죄수인지는 묻지 말자. 그들이 남극의 긴 겨울을 그곳에서 버텨야 하는 사람들이란 것과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원은 더 이상 없다는 것만 기억하자. 결국 문제가 생기면 그들은 자신들만의 힘으로 해결해야한다. 물론 문제가 발생한다. 외계의 생물체가 기지 안으로 침입해온 것이다.
영화의 설정은 이렇다. 숨 막힐 듯 한정된 공간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인간과 괴물은 생존을 두고 격투를 벌인다. <괴물>은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나의 친구인가, 적인가”라는 불신구조를 바탕으로 한 심리 서스펜스물이면서, SF 호러물로서는 리들리 스콧의 걸작 <에이리언>에 비견될만하다.
영화의 원작이 된 것은 존 W. 캠벨 주니어의 소설 <거기 누구냐?>(Who Goes There? 1938). 물론 그것을 바탕으로 1951년에 발표된 전설적인 SF 호러 걸작 <The Thing from Another World>가 있긴 하지만, 존 카펜터가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원작에 더욱 가까운, 그래서 더 오리지널 같은 영화다.
각본가인 빌 랭커스터는 존 카펜터와 함께 원작 소설이 가지고 있던 정체성 상실에 따른 공포를 살리고자 하였고, 그것은 탁월한 각본과 뛰어난 연출로 영상화되었다. 1930년대 후반 전체주의의 공포 속에서 탄생한 개인의 주체성 상실에 대한 두려움은 원작 <거기 누구냐?>를 만들어 냈고, 1956년 돈 시겔의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가 매커시즘에 따른 레드 콤플렉스를 그린 것이었다면, 이 영화는 현대 문명의 이기와 권위주의에 의해 상실되어가는 개인의 정체성 상실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작 소설은 주체성 상실의 공포를 “난 내가 인간이라는 걸 알 수 있을까? 만약 외계인이 나를 이미 공격했다면? 하나님, 전 이미 괴물일지도 모릅니다”라는 질문까지 던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한 근본적인 철학으로까지 접근하지는 않는다. 다만 맥레디의 대사(“난 내가 인간이란 걸 알고 있어, 만약 너희들이 모두 괴물이라면 지금 날 공격하는 게 좋을 거야”)처럼 나 외에 타인에 대한 두려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접근한다면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의 갈등 구조로 지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는 외계에서 온 생명체, 즉 ‘The Thing’으로 묘사되는 모방 생명체와의 대결이다. 두 번째는 기지 내에서 "누가 진짜 인간인가"라는 의문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 구조이다. 첫 번째 갈등 구조를 전형적인 SF호러에서 볼 수 있는 외계 생명체와 인간의 대결이라 한다면, 두 번째 갈등은 기지 내에서 붕괴되는 계급체제 속에서 불신과 생존의 처절한 몸부림을 통한 개인의 본연의 욕구, 생존욕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분화된 긴장감과 갈등 구조의 형태는 기존의 영화들에서도 볼 수 있는 기법이지만 이 영화는 그 극점에 서있다. 예를 들어 혈액 실험 장면에서 등장인물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이러한 두개의 긴장감을 가장 잘 표현 해주고 있다. 혈액 실험을 하는 이에게는 현재 실험 대상에 뽑힌 사람이 괴물일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실험 대상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 괴물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히면서 상상을 초월한 긴장감을 창출해내고 있다. 또한 혈액 실험 장면 이전에 의료실에서 일어난 사건은 관객에게 괴물의 진정한 모습을 확인시켜주었고, 그 엽기적인 모습과 충격을 통해 관객을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바로 그 두 장면만으로도 이 영화는 공포영화로서 제 역할을 다 한 셈이다. 감독 존 카펜터는 그러한 병렬 구성을 통해 충격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공포감을 효율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롭 보틴이 담당한 놀라운 특수효과는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위력을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전무후무한 이 장면들은 <괴물>을 SF 호러의 모범으로 만들고 있다.
이제 외계인의 존재는 확인이 되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마지막 외계인을 상대로 전투를 준비한다. 그리고 그들이 내린 결정은 “괴물과 함께 죽자”이다. 주인공 맥레디와 괴물의 마지막 대결. 남극의 겨울밤을 밝혀주는 대폭발... 모든 것은 그렇게 끝을 맺는 듯했다. 하지만 여기서 감독은 생존한 두 사람을 통해 관객에게 다시금 질문을 던진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이 사람은 인간인가? 괴물인가” 영화 속에서 끝없이 반복된 질문. 바로 이것이 영화 <괴물>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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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엄청나게 좋아하는 영화입니다.디센트 감독말처럼 결말이 진짜 멋있어요.
DVD 구입하고 왠지 취향이 안 맞아서 다른분에게 넘겼는데...
왠지 또 보고 싶어집니다. 외국에는 HD DVD로도 나온 것 같더군요.^^
참 보고 있자면 뭔가 좀 묘해지는......
캬... 최고의 영화!!
존 카펜터감독의 최고의 영화...베스트 오브 베스트..원츄..
나의 베스트호러무비
어제 늦은 밤 예전에 봤던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으며 더 씽을 보게 됐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재미잇었습니다
고립된 공간에서 누가 적인지 아군인지 모르는 이런류 영화들은 아주 흥미를 유발시키죠
마치 디센트의 여자들만의 공포의 공간을 형상화한것처럼 존 카펜터 감독의 더 씽은 남성들만의 고립된 공포를 아주 잘 표현한거 같습니다
얼마전에 봤던 식육에 관한 레버너스(한국 출시명:블러드 솔저)도 고립된 공간에서 남성군인들이 느끼는 공포를 블랙코메디식으로 풀어 참 독특하다고 느꼈는데...
피부나 자극시키는 언짢은 자극 공포영화보다.. 앞으로는 이런 영화(내용 충실한)들을 많이 만들었음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