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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2007)

리뷰/드라마 2007/09/1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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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의 <사랑>의 도입부는 거의 <친구> 분위기로 시작합니다. 부산 노동자 계급 아이들의 조폭스러운 성장과정을 관객들에게 주먹이라도 휘두르는 것처럼 폭력적으로 그리는 거죠. 단지 주인공들이 이전보다 조금 젊습니다. 90년대 중반에 고등학교를 다닌 애들이에요. 세월 빠르죠.

이 부분은 괜찮습니다. 결코 상종하고 싶은 사람들은 아니지만, 영화의 주먹질이 꽤 세거든요. 맞으면 아픕니다. 주인공인 유도부 선수 인호의 친구인 상우의 묘사는 특히 그렇습니다. 초반 에피소드에서 이 친구의 울분과 광기가 사소한 일로 폭발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은 정말 셀룰로이드 펀치를 얻어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목은 <사랑>입니다. 인호와 상우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죠. 이 영화의 주 스토리는 상우의 동생인 미주와 인호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인호는 전학와서 미주와 같은 반이었을 때부터 미주를 짝사랑하고 지켜주겠다고 맹세했는데, 그러다 미주를 범한 동네 깡패를 찔러 감옥에 들어가고 나중에 감옥에서 나와 모 건설회사 회장의 '실장'이 되었다가 회장의 정부가 된 미주를 만나고... 이렇게 전개됩니다.

영화는 절대사랑의 이야기입니다. 인호는 미주를 처음 본 뒤로 그 아이를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은 평생 변하지 않고 그대로 지속됩니다. 오히려 역경을 맞을 때마다 강화될 뿐이죠. 딴 생각도 없고 갈등도 없습니다. '인호 ♡ 미주'로 모든 게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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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도 훌륭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불멸의 로맨스'가 이런 식의 절대사랑을 노래하고 있지요. 하지만 <사랑>은 그 그룹에 들어가기엔 모자라는 게 너무 많습니다.

<사랑>이 극복하지 못한 가장 큰 문제점은 그 통속성입니다. 이야기가 통속적인 것 자체는 문제될 게 없습니다. 원래 사람들이라는 게 대부분 통속적이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사랑>의 통속성에는 생기가 없습니다. 어색한 우연과 장르 공식에 의해 전개되는 뻔하디 뻔한 스토리 전개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캐릭터들이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겁니다. 스토리가 너무 진부하고 인공적이고 과장되어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은 진지한 극장용 영화보다는 <반전 드라마>의 한 에피소드처럼 보입니다.

<사랑>은 러브 스토리로서의 균형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여자주인공 미주가 너무 약하지요. 이 사람에게는 성격이 없습니다. 그냥 청순가련하고 예쁘고 비극적인 사랑의 대상일 뿐이죠. 미주는 인호에게 폼나는 행동의 동기를 제공해주기 위해 존재합니다. 미주를 백화점 마네킹으로 놓고 인호를 마네킹 페티시에 빠진 변태로 그려도 스토리는 거의 그대로 살아남습니다. 주먹 휘두르는 남자들의 우정을 그리고 싶다면 남성 캐릭터들만으로 충분하지요. 하지만 이성애 연애 이야기를 그리려면 그만큼 여성 캐릭터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사랑>에는 미주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요. (07/09/11)

기타등등

저도 피아졸라의 <Oblivion>이 아름다운 곡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유명한 곡을 주제음악으로 쓰는 건 좋은 생각 같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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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JUNA

익스트림무비 추천 도서

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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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이번 가을에 꼭 보고싶은, 기대되는 한국영화 BEST3

    Tracked from 2007/09/12 18:43  삭제

    <즐거운 인생> 개겨라! 맞서라! 즐겨라! 주연 : 정진영, 김윤석, 김상호, 장근석 개봉 : 9월 12일 (목) http://www.cjent.co.kr/happylife/ 이준익감독 특유의 찡~한 감동의 유쾌함이 기대된다. <사랑> 지랄 같네...사람 인연... 주연 : 주진모, 박시연 개봉 : 9월 20일 (목) http://www.sarang2007.co.kr/ 영화 '친구'와 비슷하지 않을까? 괜한 걱정일까? 사람 인연이 왜 x랄 같은지?..

  2. Subject: 이런 '사랑' 해보셨습니까?

    Tracked from 천군's 하드보일드원더랜드 2007/09/20 15:31  삭제

    감독 : 곽경택 배우 : 주진모 / 박시연 / 주현 / 김민준 장르 : 드라마 / 액션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 104 분 개봉 : 2007-09-19 국가 : 한국 '태풍'을 보며 두 번 다시는 곽경택 감독의 영화를 안 보리라 다짐을 했건만....'사랑'이라는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봐버렸다. =_= 진부할 것이라는 것도....뻔한 사랑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것도 알면서, 왜 그렇게 이 영화가 끌렸는지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직접 확인 해 본..

  3. Subject: '사랑'이 아닌 '악연'으로 돌아온 곽경택.

    Tracked from 오선지위의 딱정벌레 2007/09/27 12:57  삭제

    '사랑'이 아닌 '악연'으로 돌아온 곽경택. 추석에 별로 볼 영화가 없어 '사랑'을 보았다. 어린시절 단상이 흘러가고 - 그 가운데 이휘향(박시연의 母)의 응시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 훌쩍 커버린 주진모. 주진모와 박시연이 '사랑'을 한다는데 개연성이 부족하다. 왜 사랑인지(물론 나중에 주진모가 설명하지만 부족해 보인다.) 우연을 가장한 짜여진 각본으로 둘(주진모-박시연)을 만나게 하는건지. 왜 둘을 남기기 위하여 극단적으로 치닫는지 모두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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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시연씨의 성격이 극중에서는 약한가봐요. 균형이 없다는 말이 그런 뜻인 것 같습니다. 주진모씨의 변하지 않는 터프한 사랑이야기인가 봅니다. ^<^

  2. 달빛효과 2007/09/13 10:19

    포스터나 트레일러만 봐도 딱...티가 나는걸요^^;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영화, 그 분위기.
    주먹질이나 화려한 쌈박질 몇분 보고 싶으면 볼만하겠지만...
    혹은 주진모의 명품 페이스라든가...
    박시연의 어설픈듯 눈길가는 매력적인 얼굴이라든가...
    스토리의 탄탄함은 별로 기대가 가지 않는 영화^^;

  3. 저는 그 진부함이나, 통속적인 스타일이 좋더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