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정수를 잃어버린 졸작 영화
환상적인 만남이다. 탁월한 완성도로 정평이 나 있는 우루시바라 유키의 원작 만화 <충사>. 그리고 전설의 애니메이션 <아키라>의 오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이 실사 영화를 위해 뛰어들었으니 기대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충사>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도 뛰어났으니 영화판에 거는 팬들의 기대감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하나 <무시시>는 그 모든 기대를 철저하게 저버린다.
단도직입적으로 말 하건데 우루시바라 유키의 원작 만화 <충사>에 대한 좋은 기억을 이어가고 싶다면 절대적으로 이 영화를 피해야 한다. 단순히 <무시시>가 못 만든 영화이기 때문은 아니다. 기묘하게도 <무시시>는 원작의 내용을 영상으로 옮겨오고 있지만, 이야기의 정수는 빠트린 채, 겉 외양만을 재현한다. 과장할 것도 없이 이 영화는 원작 만화의 팬들이 보기에는 적대감을 품을 정도로 형편없다. 그것도 아주 지독하게 말이다.
우루시바라 유키의 <충사>가 가진 매력은 우리가 볼 수 없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한 놀라운 상상력과 사려 깊은 묘사였다. 귀신이나 요괴와 같은 존재로 그려지는 무시(벌레)는 결코 현실의 세계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지만, 우루시바라 유키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판타지에 독자들이 절로 고개를 끄덕일 정도의 자세하고 합리적인 부연 설명을 추가함으로서 생명의 존재와 가치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의 시간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 느낌은 다른 만화에서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토모 가츠히로의 <무시시>에서는 인간과는 다른 세계의 신비감, 그리고 그 어떤 생명도 존재의 가치가 있음을 잔잔하게 그렸던 원작의 매력을 단 1%도 재현을 못한다. <무시시>는 기이할 정도로 무덤덤한 영화여서 소름이 끼칠 정도다. 그 어떤 장면에서조차 이 영화는 감정이라는 것을 느낄 수 없다. 무미건조함의 극치를 이루는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은 차라리 고문에 가까운 시간들의 연속이다.
독자를 빨아들였던 원작 만화가 품었던 특별한 이야기의 매력과 독특한 분위기는 사라져버린 영화의 세계. 볼 것도 느낄 것도, 또 여운도 없는 영화는 그 무엇도 관객에 대한 서비스가 없다. <무시시>를 보노라면 오토모 가츠히로는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 <아키라>를 보며 그에 대한 경배의 감정을 품었건만, 감히 그에게 묻고 싶다. 우루시바라 유키의 원작 만화를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를. 또 자신의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어떤 것인가를 말이다. 한 마디로 <무시시>는 재앙 같은 영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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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영화관에서도 안좋은 얘기해 놓았던데...역시 소문이 맞군요. 오또모 가츠히로가 나이가 먹어 작가정신이 둔해지는 것 아닐까요? 사실 <스팀보이>도 기술만 화려했지 이야기는 내공이 딸렸었잖아요. 젊은 시절의 치열성이 사라지고 안일해지고 있는 것은 아닐지요.
비밀댓글 입니다
베르세르크는 영화화 할듯 한데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아직 결말이 안났으니....
원작 충사는 정말 최근에 나온 걸작 만화로 뽑을만 했지요. 영화는 아닌가 봅니다 -_-;;
오토모 감독... 스팀 보이는 재미있게 봤는데, 오락 영화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였던 작품이였습니다.
보려 했는데.. 켁;;
취향을 떠나서... 이 영화 정말 정말 지루합니다 -_-; 만화는 정말 여운이 길었는데.. 어찌 영화가 이렇게 나올 수 있는지 신기할따름입니다 ㅠ.ㅠ
오토모 가츠히로 최대의 실수로 기록 될 듯......